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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만화는 이제 생활입니다" - 천리안 웹툰

[ okGGM 일반기사 ] 
 "만화는 이제 생활입니다" - 천리안 웹툰

 
     어린 시절 만화책 한 두개 정도 들여다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현세, 허영만, 김철호 등... 수 많은 어린 아이들의 가슴 속에 꿈과 환상을 심어줬던 그 만화책이 이젠 인터넷으로 옮겨져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볼 수 있게 된 시대가 왔다.


☞ 8월 4일 오픈... '천하무적 홍대리' 인기


 지난 8월 4일 천리안의 반란이 시작됐다. 작업 인원 총 4명. 기획에서부터 제작까지 총 4명이 3개월 정도 걸려 만들어 낸 천리안 최초의 만화 사이트가 탄생한 것이다. 이름하여 '웹툰'. 엔터테인먼트팀내 작은 공간을 마련해 시작한 웹툰은 오픈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수 많은 독자를 확보해 경쟁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컨텐츠사업팀 김진호(36) 대리가 주축이 된 제작팀은 제작 동기에 대해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만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시작은 빠르지 않았고 결과도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천리안 내에서 만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작용할 것임엔 틀림 없을 것입니다."


현재 웹툰에서 연재중인 만화는 '천하무적 홍대리'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 만화는 천리안과 디지틀 독점 계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독자들 반응도 매우 좋다. 이에 처음 시작할 때의 다소 두려웠던 마음이 한결 풀어지는 기분을 요즘 만끽하고 산다는 제작팀.


"현재는 도서출판 '다담'에서 제작한 웹진을 저희들이 제공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천리안의 큰 버팀목으로 커 나가리라고 예상합니다" 처음 오픈 했을 당시, 어떤 사이트들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천리안의 컨텐츠 개발팀답게 갖가지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것들을 짜냈다. 만화이야기, 현장취재 등... 그러나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오픈한 지 불과 50일만에 만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들은 오는 10월에 새롭게 재탄생한다. 10월 중순에 오픈 예정인 '만화방'은 독자들과의 커뮤니티를 지금보다 더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또한 유명 만화 작가들을 섭외해 그들의 작품을 장기 계약해 독점 공급한다는 청사진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1개의 만화연재를 총 5개까지 끌어올린다는 얘기다.


☞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중점


"처음 시작할 때 타 경쟁사이트들과의 차별화 전략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가장 크게 차별을 뒀던 것이 아마추어적이고 10대층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대중적인 만화 사이트, 그것이었습니다."


커뮤니티를 강화시킨다는 김대리의 말처럼 독자들은 만화를 직접 그려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해 독자들이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10대층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만화라는 것이 현재 '성인만화'와 '청소년 만화'로 분류돼 있는 실정에 비춰보면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만의 장점을 살려 이른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다소 위안이 된다.


 이와는 별도로 '웹툰'은 아직 이벤트 경험이 없다. 그런면에서는 초보인 셈. 그러나 앞으로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만화 지망생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계획이다. 별로 어렵지 않아 보일 수도 있으나 적은 인원으로 그 많은 일을 해내려면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처음 기획했던 그 마음으로 고쳐먹으면 어려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게 그들의 생각.


그들의 생각대로라면 어렵지 않게 모든 일을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은 법. 일본 만화가 이미 확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만화의 현주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대리는 "과도기일 뿐"이라며 역시 일본 만화에 대해 견제하는 눈치다. 그러나 그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노력만 하면 대등한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만화"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진호 대리와 같은 팀에서 컨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임다함씨는 일본 만화에 대해 "일본의 우라사와 나오키를 좋아한다"며 "평소 만화를 좋아해 만화방에 자주 가는데 거의가 일본 만화로 도배돼 있다."며 걱정했다.


☞ "만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매우 개방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일본 만화와는 달리 국내 만화는 소재의 빈곤으로 날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닐까. 얼마전 이현세씨 '천국의 신화'는 심의에 걸려 이현세씨가 검찰까지 출두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만화 애호가들이라면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치부할 일이지만, 전통에 입각해 다시금 생각하면 머리가 끄덕여 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번 사건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러나 대답은 다소 보수적이었다.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매우 미묘한 문제라 쉽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듯 합니다. 그저 작가 자신이 판단할 문제지요."


결국 '천국의 신화'는 청소년들에게 해가 될만한 부분은 삭제돼 출간되긴 했지만 별로 탐탁치 않은 사건이었다. 이렇듯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 주는 선입견은 '불건전'이었다. 특히 어른들로 하여금 '만화'는 어린아이들이 절대 보면 안되는 것으로 세뇌되어 '만화를 보면 공부를 못한다'는 단순 논리도 성립되곤 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현재 만화는 그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다. 인터넷 시대에 특히 만화는 큰 전성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으로 제작될 수밖에 없는 인터넷과 영상세대의 입맛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그래픽이 많아져야 한다는 이론이 절묘하게 배합되고 있는 것.


이런 이유에서 천리안 만화사이트 '웹툰'은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낸 천리안의 또 하나의 역작이라고 해도 좋다. 김대리를 비롯해 총 4명이 만들어낸 '웹툰'을 펼쳐보이며 김진호 대리는 만화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였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만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제 자녀가 만화가가 되겠다면 결코 말리지 않을 겁니다. 만화는 벌써 하나의 미디어로서,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만화는 이제 생활입니다."


'웹툰'에 인기리에 연재중인 '천하무적 홍대리' 중에서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9월)
[닷컴탐방] - 천리안 웹툰(webtoon.chollian.net)

- 끝 -
  
 
# 이 웹툰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무대리'의 원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