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실수가 세상을 만듭니다" - ngTV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일생동안 실수 한번 안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때로는 이런 실수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종종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머금게 하는, 어찌 보면 인생사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이런 인간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 있어 찾아가 봤다.
☞ 올 1월 개국... 현재 400여개 업로드
"NG" 촬영장에서 종종 들려나오는 이 말은 최근에서야 각광을 받게 됐다. 홍콩의 성룡 영화를 보고 자막이 끝날 때 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는 이유도 이런 실수 장면을 보기 위해서 였다. 이런 장면들만을 모아 볼 수 있다면 어떨까?
NGTV(www.ngtv.net)는 올 1월에 설립돼 2월 개국했다. 국내 유일, 세계 최초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그들의 시작은 쉽지 않았다. 광고계에 종사하던 대표이사 손원일(36)씨는 "광고의 틈새 시장을 노려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그 목표가 있었다"라며 "광고주를 위한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광고주를 위한 사이트는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그러나 이러한 의문은 NGTV에 접속해 보면 금새 풀린다. 요즘 유행하는 광고 CF에서부터 오랜 필름 속의 드라마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한다. 볼거리가 많으니 사람이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일. 이제 NGTV의 광고 효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까지 업로드돼 있는 것만 400여개가 넘는다. 또 계약된 업체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래서인지 처음 시작할 때의 직원 6명은 어느새 19명까지 불어났다. 주로 광고계와 방송계에 종사하던 사람들로 뭉친 NGTV는 압구정동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면 '디자인 회사'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매우 깔끔하고 심플한 느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물 3, 4층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이 곳은 원래 4층만 사용하다가 사업이 확장되면서 3층까지 자리를 넓혔다고 한다. "이렇게 멋진 사무실을 누가 디자인했는가"라는 질문에 "프리랜서인 가구전문 디자이너 오준식씨가 설계했다"고. 또한, 4층에 위치한 편집실은 고가의 방송 장비가 즐비하게 늘어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중파 TV에 자주 비춰진 얼굴이라서 그런지, NGTV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 누군가가 선점할 것이라는 전망을 미리 꿰찬 덕인지, 공중파 각종 연예 프로그램에서 협찬 의뢰가 종종 들어온다. SBS의 '한밤의 TV연예'나 MBC의 '섹션 TV 연예 정보'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CF 관련 자료를 요청해 오고 있는 것. 광고주들이 이러한 공중파를 통해 간접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 없다. 그래서 NGTV의 주가는 더욱 상승하게 됐다.
"소재가 빈약한 공중파 방송에서 인터넷 방송사로 NG장면과 같은 자료를 요청하고 그 대가로 제공 사이트를 밝힘으로써 홍보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손대표의 말처럼 NGTV는 지난 7월 4개월간의 CF 무료 제공을 벗고, 유료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광고 의뢰가 늘었다고 한다.
☞ 확실한 수익 모델 마련
특히 지난 9월에는 광고의뢰가 약 120%나 늘었는데 이런 결과에 대해 전략기획팀 실장 정소흔씨는, "인지도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는 것이 TV를 통해 보여지는 광고보다 효과가 높음을 기업이 인식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NGTV에서는 공중파 CF의 '15초짜리'에서 벗어나 광고주들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20초, 30초 짜리 CF를 한달 내내 방영하고도 공중파 광고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광고료를 받고 있다. 실제 MBC 뉴스데스크 시간의 광고비가 15초 1회 방영에 800여 만원을 육박하는 것에 비해 이들의 광고비는 월 24시간 내내 방영하고도 300∼600만원 정도에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공중파와 인터넷 광고 비교는 애당초 무의미한 것일 수밖에 없다.
"CF 금액 비교가 어려운 것은 공중파 방송은 횟수가 제한돼 있지만 인터넷 방송은 횟수나 시간의 제한 없이 24시간 내내 보여진다는 대단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들은 모두 손대표의 머리에서 나온 것으로 NGTV가 배너광고를 받지 않는 데도 한 몫 했다. 참고로, 현재 NGTV의 광고는 모두 동영상으로 제작돼 방영된다. 손대표는 이것과 관련지어 요즘 한창 이슈화 되고 있는 '닷컴 기업의 위기설'을 NGTV만의 광고 전략으로 일축하며 "우리 회사는 닷컴이 아니라 닷넷이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곁들였다.
그러나 곧 진지한 얼굴로 "신문 방송 등의 일반 매체나 인터넷이나 모두 광고가 주 수입원일 수밖에 없다"라고 소견을 피력.
☞ "재밌다"는 반응 속에 50만 회원 등록
현재 50만 회원을 확보하며 날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NGTV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혹독한 질책도 가끔 보이지만 대부분 "재미있다"는 분위기다. 이런 입소문 때문인지 요즘은 방송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고.
특히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연예인들의 모습들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N세대 스타 '양미라'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메일을 보내오기도 하고, 개그맨 '남희석'은 자신의 CF 촬영 현장에서 NG가 나면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이거 NGTV에 나가는거 아냐?"
그러나 NGTV에서 무작위로 CF NG 장면을 업로드하는 것은 아니다. 소정의 선별작업을 거친다. 일단 광고 제작사에서 필름이 넘어오면 회의를 통해 재편집을 한다. 인터넷에 올리기 위해서는 ASF나 MPEG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재편집 과정은 필수라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별 과정은 필수적이다. NGTV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특별하게 홍보를 한 것도 아닌데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지된 이유는 모두 이러한 공중파에 자료 협조나 연예인들과 회원들을 통한 입소문 때문이 아닐까.
☞ 앞으로 NGTV는...
"일반적으로 10만부 제작되는 잡지의 경우 한페이지의 광고비가 300∼400만원인 것에 비해 인터넷 광고는 한달 내내 방영하고도 광고비는 엇비슷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또 광고주는 가장 효과적인 광고 매체를 찾는다."라고 말하는 손대표. 손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의 '광고주를 위한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새로운 NGTV만의 전략을 세웠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광고 프리뷰(preview)다. 광고 제작이 끝난 상태의 실수들을 모아놓은 사이트에서 벗어나, 광고 제작 전에 네이밍 작업이나 프리뷰 작업으로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아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것 말고도 NGTV가 매우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바로 청소년 관련 문화다. 이에 손대표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데, 오로지 금메달만 기억되는 사회 인식이 문제"라며 "미력이나마 뭔가 특별한 청소년들만의 무엇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탤런트 채시라가 출연했던 모회사의 사과쥬스였던 '이브'와 얼마전까지 방영됐던 장혁의 '렛스비'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이라고 한다. 광고통이었던 그가 새로운 플랜을 들고 인터넷의 문을 두드린지 벌써 10여개월이 넘어섰다.
얼마전에는 "하루 3,0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며 너스레를 떠는 모습이 수더분해 보이기도 한 손대표는 NGTV가 재밌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단 내가 잘 알고 있는, 또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들의 실수를 보며 매우 '인간적'임을 느끼게 되는 거죠. 우리들도 실수하면 서로 웃잖아요? 마찬가지죠. 인형같은 그들(연예인)이 실수를 하는데 재미없어 하겠습니까?"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10월)
[닷컴탐방] - ngTV(www.ngtv.net)
- 끝 -
# 얼마전까지만해도 ngTV는 명맥을 유지했었다. 인터넷주소를 누르니 역시 이상한 사이트가 뜬다.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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