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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요리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헬로우쿡

"요리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헬로우쿡

 
     '살기 위해서 먹는가. 먹기 위해서 사는가.' 언젠가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음식.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생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식생활은 인간에게 있어 큰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식생활에 큰 의미를 부여한 벤처기업이 있어 그들을 만나보았다.


☞ 1999년 10월 요리와 인터넷의 접목 시도


1990년 초 호텔 조리사인 김성만(32)씨는 생활 깊숙이까지 파고들고 있는 '인터넷과 식생활을 절묘하게 접목할 수 없을까'라는 의문을 자신에게 던지며 고민에 빠졌다. 조리사 양성기관인 경주호텔학교를 16기로 졸업한 후, 호텔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양식 조리사로 약 2년 여를 근무하면서도 그 고민은 계속됐다. 선배들의 가르침으로 배운 요리법도 그의 욕심을 채울 순 없었다.


 그의 특이한 이력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정보통신업계의 발전상황에 발맞춰 호텔을 나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주)새롬기술에서 약 1년여를 근무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요리와 정보통신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분야를 두루 섭렵하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욕심을 채워줄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디딜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정보통신과 요리의 조합.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요리법을 배우고 주부들의 식단 고민을 말끔히 해소해 줄만한 그 무엇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 고민의 결과로 1999년 10월 탄생하게 된 (주) 헬로우쿡. 대학신문사에서 근무한 경험과 오랜 세월 조리사로 체험한 것들을 토대로 헬로우쿡의 컨텐츠에 대한 자문은 어렵지 않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이 땅의 식음료 문화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시대의 선두주자로 서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셈이지요."


직원 19명(조리사 3명, 영양사 1명 포함). 지난 2월 법인 등록. 40여평의 아담한 사무실. 벤처 밸리의 한복판인 역삼동 위치.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대표이사 김성만씨는 솔직히 다른 벤처기업들처럼 특별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향후 보여줄 청사진은 매우 색다르게 느껴졌다.


누구나 생각은 해보지만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던 것들을 과감히 펼치는 것이 벤처기업이 듯이 그가 생각해 낸 것은 아직까지 국내에선 시도조차 되지 않은 것들이다. '칼로리 분석 프로그램'과 '자동 식품 재료 분석' 등이 바로 그것인데, 이들의 솔루션은 헬로우쿡을 더욱 높게 비상시켜줄 보약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 국내 40여 개 인터넷 업체 컨텐츠 제공


"염려하시는 분들이 많죠. 단순 카탈로그처럼 컨텐츠 내용 정보를 통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인 줄 잘 압니다. 그래도 저희 헬로우쿡의 컨텐츠는 이미 국내 40여 개 업체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헬로우쿡의 정보는 요리분야에선 국내 1류급에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비롯, 야후, MS, 축협, LG홈쇼핑 등 그 이름을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정보 제공 업체 숫자가 매우 많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서일까. 회원이 벌써 4만 명을 넘어섰다. 더욱이 회원에 대한 보답으로 매달 이벤트를 개최해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요리와 어울리는 와인 이벤트', '푸드코디', '전통 프랑스 요리 강좌', '신라호텔 서상호 조리사와 퓨전요리 배우기' 등은 이미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벤트들이다.


 그러나 김사장도 최근 보도되기 시작한 벤처거품에 대해 이견을 내놓진 않았다.


"염려했던 바죠. 저희가 비록 후발주자이긴 해도 자신 있습니다. 걱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밝힐 순 없지만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대박을 터뜨릴 것 같은 눈치다. 단기적인 계획과 장기적인 계획을 확고히 설계해 놓았기 때문에 직원들로 하여금 고용불안을 떨쳐버리게 만든 김사장의 말은 이미 직원들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사이버 머니(소액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것입니다. 또한 전자상거래를 빼놓을 수 없기에 현재 시스템을 제작 완료 중에 있습니다. 또한 음성서비스 지원 및 고객 맞춤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 극대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 무선서비스 개발과 레스토랑 제휴


(주)헬로우쿡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에만 치중하지 않고 IMT-2000 시대의 개막을 대비해 현재 016과 017에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본금 4억으로 시작한 사업. 호텔 조리사로 그냥 눌러 앉았어도 그리 어렵지 않았을 생활. 그러나 그는 꿈을 키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다. 그 결과 현재 (주)헬로우쿡은 국내 요리업계에 큰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자유롭고 재미있는 사내 분위기에 발맞춰 사훈도 'Green Better Life'.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로 헬로우쿡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레스토랑을 제휴해 국내 최초로 예약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엄청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되지 않았던 분야지만, 헬로우쿡이 시도해 보려 합니다." 그의 다부진 각오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뭘까.


얼마전 헬로우쿡은 요리 전문 쇼핑몰을 오픈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것들에 고무되지 않는다. 더욱 큰 비상을 위해 오늘도 소리 없는 몸짓으로 인터넷을 누비며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서고 있다.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7월)
[닷컴탐방] - 헬로우쿡(www.hellocook.co.kr)

- 끝 -
  
# 2000년 당시 인터넷과 IT 붐으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이런 회사들이 많았다. 10여년 전 일이다. 지금은 사라진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