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거품과 함께 시원하게 '원샷' - 맥주
반소매를 입어야 하는 요즘 시원한 맥주 한잔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목으로 넘어가는 알싸한 맛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차지하는 술로 정평이 나 있는 맥주. 맥주의 어원과 유래 등을 알아본다.
☞ 1933년 '조선맥주' 공장 설립
맥주를 처음 만들어 먹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6천년전인 B.C 4천년 경 메소포타미아(현재 중동지역)의 수메르 사람들이었다. 당시에는 보리로 먼저 빵을 만든 후, 잘게 부숴 물을 붓고 자연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로마와 유럽에 전파되어 현재의 호프로 발전한 것이다.
약 15세기때부터 중세 수도원의 수도사들을 중심으로 발전시킨 맥주는 국내에 구한말 일본인들에 의해 전해졌다. 일본인들이 국내에 많이 거주하게 되면서 일본 맥주들이 함께 들어온 것. 그러던 중 일제 식민치하에 있었던 1933년 일본의 대일본 맥주 주식회사가 '조선맥주 주식회사'를, 기린 맥주사가 '소화기린맥주(동양맥주의 전신)'를 설립해 우리나라에서도 맥주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이전에 태어난 맥주는 제조과정에 따라 생맥주와 병맥주로 나뉘게 된다. 제조 마지막 과정에서 열처리를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른 것인데 열처리를 하면 효모가 죽어 병에 넣고, 열처리를 하지 않으면 효모가 살아있어 계속 발효되는 상태의 생맥주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생맥주는 항상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2∼3일이 지나면 변질 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맥주의 원료는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맥아, 효모, 양조용수, 홉, 전분질 부원료 등이 그것이다. 맥주의 제조과정은 '담금→전발효→후발효→여과→완성'으로 이뤄지게 되는데 완성된 제품은 '저온 살균'이라는 표시를 두어 효모의 불활성화로 인한 신선도를 유지하게 한다. 담금은 잘게 부순 맥아에 전분 등 부원료를 더해 따뜻한 물과 섞어 적당한 시간과 온도를 유지한다. 그 후 효모가 이용 가능한 당분으로 바뀌면 이것을 여과해 홉을 넣고 끓이면 담금 공정이 끝난다. 뜨거운 맥즙을 냉각시킨 후 효모를 첨가해 발효 탱크에 넣어 7∼12일간 발효시키면 미숙성 맥주가 탄생되는 데 이 과정이 전발효다.
후발효가 끝나야 비로소 숙성된 맥주가 만들어지는데 전발효가 끝난 미숙성 맥주를 1∼3개월간 서서히 숙성시키면 된다. 여과는 숙성이 끝난 맥주를 맑고 투명하게 만드는 공정으로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완성된 제품에 표시되는 저온 살균 방법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맥주 제조 방식인데 세계 10대 맥주 회사들이 모두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 맥주를 맛있게 먹으려면?
맥주의 어원은 맥주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BEER'는 라틴어 '마시다'란 뜻의 '비레레(BIBERE)'에서 왔다고도 하고 게르만족 언어 중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라는 설도 있으나 후자가 정설로 돼있는 실정이다. 이외에 독일어 '비르(BIER)'와 프랑스어 '비에르(BIERE)', 이태리어 '비라(BIRRA)' 등도 모두 같은 어원이라 보면 된다. 이와 함께 중국어로는 '페이주(碑酒)'라고 하며 러시아 등 슬라브 국가들 사이에선 '삐뽀(PIVO)' 계통의 단어가 모두 맥주를 지칭하는 대표적 언어로 통하고 있다.
맥주는 겨울보다는 차가운 것을 선호하게 되는 여름철에 더욱 그 판매량이 증가한다. 이는 미지근한 맥주가 맛이 없는 것처럼 거품이 가장 잘 생기기 쉬운 8∼10도 안팎의 온도를 유지해야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게 때문이다. 또 이상적인 거품의 두께는 2∼3cm정도로 잔을 병쪽으로 45도 정도 기울여 따라야 제대로 된 거품과 맥주 맛을 볼 수 있다. 맥주의 거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품은 맥주 속의 들어있는 탄산가스가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맥주의 산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맥주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보관에 주의한다. 맥주의 빙결점은 -2.5∼-1.8℃로 맥주가 얼게 되면 맥주 성분 중 단백질이 응고되어 혼탁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겨울철 운송에 주의한다. 또 심한 온도의 변화를 피해야 한다. 낮은 온도에 있다가 갑자기 맥주를 태양관선 등에 노출시켜 온도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 하얀 덩어리의 혼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직사광선을 피하고 너무 오랜 동안 보관하지 않는 게 좋다. 맥주의 병을 황색으로 만든 것도 모두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함인데 맥주는 직접 열을 받거나 옥외보관으로 인해 직사광선을 장시간 받으면 향을 내는 물질이 산화되어 맛과 향이 크게 떨어진다.
둘째 신선할 때 마신다. 맥주를 오랫동안 보관하게 되면 맥주 안에 포함되어 있는 멜라노이딘(melanoidine)이라는 색소가 공기와 혼합되어 산화를 일으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금방 만들어졌을 때의 상쾌한 맛과 향이 없어지고 색깔도 진하게 된다.
셋째 시원하게 해 마신다. 시원하고 상쾌한 맥주를 원한다면 적어도 마시기 3∼4시간 전에 4∼10℃의 냉장실에 보관하는 게 좋다.
넷째 깨끗한 컵에 마신다. 컵에 기름기와 더러운 물질이 묻어 있으면 거품의 장력이 떨어져 잘 일어나지 않게 된다. 또 소량이라도 세제가 남아있는 컵에도 거품이 금새 꺼져버리므로 주의한다.
다섯째 거품과 함께 마신다. 맥주는 거품과 함께 한번에 마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마시던 잔을 비우고 마셔야 한다. 이는 탄산가스가 날아간 '김빠진 맥주'에 새맥주를 다시 부어도 여전히 김빠진 맥주로 남기 때문이다.
얼마전 소주와 맥주등 주류에 대해 주세 적용 방침을 변경한 바 있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주세가 높은편(소비자 가격 중 세액 비중 50.9%)에 속하기도 하지만 대중 주류인 맥주를 보다 값싸고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현대조선 사외보 게재(2000년 6월)
[발명과 발견] - 맥주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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