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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1903년 미국 자비스 부인의 사랑이 시초 - 카네이션

[ okGGM 일반기사 ] 
 1903년 미국 자비스 부인의 사랑이 시초 - 카네이션

 
    해마다 5월이면 가정의 달이라 하여 각종 행사가 줄을 잇는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까지 카네이션을 비롯해 장미 등 각종 꽃들이 온 나라에 만발한다. 이중 카네이션은 5월 8일 어버이날 부모님 가슴에 달아드리는 꽃으로 유명한데 그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다.


☞ 표준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 '카네이션'


   카네이션은 국내 10대 절화 중의 한 품목이며 꽃의 종주국인 네덜란드에서도 7개 절화에 속하는 매우 유명한 꽃 중의 하나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도 해마다 많은 양을 생산해 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매년 15만본을 생산해 내고 있으며 일본은 560만본에 달하는 양을 생산한다. 특히 일본은 지난 91년 기준으로 2,500만본을 수입하는 카네이션 대국이며 97년의 경우 수출입 물량이 각각 600kg과 10만4,500kg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일본내에서의 카네이션은 국화 다음으로 소비량이 큰 화훼류이며 그 양은 절화류의 12%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지난 96년 경남 농촌진흥원 조사 결과에 의하면 표준소득이 가장 높은 작물로 나타났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을 생산·소비하게 된 카네이션은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1903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웹스터 마을에 '자비스'라는 부인이 살고 있었는데 부인은 마을 어린이들을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했다. 그녀는 26년간을 일요 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늘 '어버이를 공경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병에 걸리게 됐으며 어린이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자 부인의 딸이 추도식날 영전에 어머니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뜻으로 꽃 한송이를 바쳤는데 이것이 카네이션이었다.


그 후, 미국은 자비스 부인의 기일인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해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붉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게 됐고, 살아 계시지 않을 경우엔 자식들이 자신의 가슴에 하얀 카네이션을 달았다. 이와는 별도로 한때 유럽에선 카네이션즙을 우울증을 낫게 해주는 '우울수'라고 하여 민간약으로도 썼다. 한 예로 영국의 찰스 1세가 왕위에서 쫓겨난 뒤 왕비인 마리아가 우울수를 복용해 효과를 봤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 후 '마리아 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 1974년 우리나라 '어버이날' 선포


  이렇듯 '어머니의 사랑'이란 꽃말을 지닌 카네이션은 계절에 관계없이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재배되는 우수 품종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재배되다 보니 각 나라마다 어머니의 날 지정과 꽃 선물 풍토도 다양하다. 미국은 자비스 부인의 타계이후 1914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공식 선포했다. 특히 미국은 어머니날과 아버지의 날이 구분되어 있는데 5월 둘째주가 어머니의 날인 반면, 6월 셋째주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이다. 보통 이날은 카네이션보다 장미를 선물한다고 한다.


미국과는 달리 호주는 5월 첫째 일요일에 부모님께 흰데이지를 선물하며, 멕시코는 5월 10일로 지정된 '어버이의 날'에 장미나 글라디올러스를, 말레이시아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5월 둘째주 일요일에 빨간 난초를 선물한다. 또 오스트리아는 5월 첫째주 일요일에 마을 어린이들이 지은 시를 아버지와 어머니께 읽어드리며 하루 동안 집안 살림을 돌보는 것으로 어버이에 대한 사랑을 대신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5월 넷째주 일요일과 6월 셋째주 일요일을 각각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로 삼고 있는데 반지나 초콜릿 등을 부모님께 선물한다.


전세계 국가들의 어버이날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했었다. 그러나 1974년 아버지들의 섭섭함을 위로하는 뜻에서 어머니의 날을 현재의 '어버이의 날'로 변경 시행해오고 있다. 요즘은 외국산 카네이션 대신 우리나라 꽃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우리나라 토종 카네이션은 석죽파의 패랭이꽃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척박한 땅에서 싹을 틔우는 패랭이의 모양이나 성질이 자애로우면서도 강한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보이기도 하는데, 패랭이꽃은 외국의 전설속에 나오는 '신의 패랭이꽃'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로마에 소크니스라는 관을 만드는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의 솜씨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매우 출중했다. 그래서 그녀는 늘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장의업을 하는 무식한 동업자들이 그녀를 시기한 나머지 암살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 아폴로신은 자신의 신단을 항상 아름답게 꾸며 주던 그녀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작고 붉은 꽃으로 변하게 했는데 그 꽃이 바로 카네이션이다. 그래서 카네이션에 붙은 별명이 '신의 패랭이 꽃'인 것이다.


☞ 카네이션은 '어버이에 대한 공경'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상


   카네이션은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우 많은 양을 생산해 내고 있는 작물 중의 하나이다. 국내 경남의 경우 지난 97년 기준으로 79.0ha로 전국대비 약 45.4%에 해당하는 재배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563ha의 일본 재배면적보다는 못하지만 대지면적에 비하면 그래도 많은 편에 속한다.


이처럼 한반도가 세계적인 식물 재배지이면서도 현재 외국에서 개량된 토종식물이 역수입되는 등 국내 화훼산업이 외래종의 식민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우리식물살리기운동본부'에서는 올해부터 어버이날에 외국산 카네이션 대신 뻐국채나 패랭이꽃 등 '우리 꽃 달기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카네이션은 '어버이에 대한 공경'으로 상징화 된 지 오래다. 어버이날을 비롯해 스승의 날 등 어떠한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카네이션이다. 이런 이유로 100여년 전 그 사랑을 가르쳤던 자비스 부인의 사랑이 지금도 그대로 전해져 카네이션에 살아 숨쉬고 있는 듯 하다.


현대조선 사외보 게재(2000년 5월)
[발명과 발견] - 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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