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김치의 탄생은 겨울철 '채소소금절임'에서 시작 - 김치
한국의 역사와 같이한 김치는 이제 세계적인 음식이 된 지 오래다. 세계 곳곳에 전파되어 한국의 위상을 널리 떨치고 있는 김치. 첫 번째 시리즈 소주에 이어 김치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 삼국시대 중국에서 전래 추정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면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김치는 삼국 형성기 이전부터 정착된 농경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으로 동절기 식생활에 대비, 산채류나 야생채류의 저장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당시의 문헌기록이 없는 관계로 고대의 김치 발달과정은 확실히 규명하기 어려우나, 이 시기에는 정착생활이 보편화되어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단순한 소금절임이 성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문헌인 <후주서(後周書)>등에서 '백제와 신라때 오곡과채나 주례(酒醴:술과 감주)의 생산이 중국과 같다'라는 기록을 볼 때, 삼국시대에 이미 김치류의 제조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의 기록이 앞섰다 하여 우리의 채소절임 식품이 중국에서 전파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다만 이 시대에는 중국과 교류가 왕성했던 때라 채소류를 절이는 방법도 중국과 비슷했을 것이며, 아직 외래 재배채소류가 도입되기 전이라 주로 산채류와 야생채류를 이용해 김치를 담궜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김치류가 저장식품으로서 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즐겨먹는 상용식품이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기록은 <한약구급방>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또 13세기초 이규보(1168∼1241)의 시문집〈동국이상국집〉에 '순무를 장에 넣으면 여름철에 먹기 좋고, 청염에 절이면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다.' 라는 구절로 보아 그 당시에도 김치가 즐겨먹는 식품이었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18세기 고추의 사용 김치 혁명
김치 형태가 현재의 모양을 갖게 된 것은 외래채소들, 특히 결구배추가 도입 재배되어 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부터다. 18세기 중엽 중국의 북경지방에서 처음 재배된 결구배추의 종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재배 육성되었는는 정확히 알지못하나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우리나라 풍토에서 더욱 우수한 결구배추 품종들이 개발되어 미국·캐나다·멕시코·중남미로 전해졌다고 한다. 또 김치에 꼭 필요한 재료인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고 김치 양념으로는 200년이 지난 18세기에 와서야 널리 쓰여졌다.
17세기 경부터 전래되어 재배되기 시작한 고추가 김치에 쓰이게 된 것은 김치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조선 중기 이후 김치가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게 된 것은 무·배추와 같은 대형채소의 재배와 고추의 재배에 성공한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때부터 김치는 획기적인 변화를 보이며 갖은 양념과 야채로 된 소를 배추 속에 겹겹이 넣어 담그는 지금의 김장김치 모습으로 정착된 것이다.
☞ 김치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채소의 소금절임에 관련된 최초의 기록인 중국의 시집 <시경(詩經)>에는 오이를 이용한 채소절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저(菹)'라는 글자가 나온다. 이밖에 김치의 어원은 '소금물에 처리된 채소' 또는 '소금으로 절인 야채'를 뜻하는 '함채(鹹采)', '침채', '팀채', '딤채' 등으로 발음되었다.
이는 중국어 발음으로 '함차이(Hahm Tasy)' 또는 '감차이(Kahm Tasy)'이며 이것이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구개음화로 인해 '짐치'가 '김치(Kimchi)'로 발음된 것으로 판단된다. 적당한 숙성기간을 거쳐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게 된 김치를 먹으면 1일 아스코르브산 필요량의 80%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그리고 김치에 들어가는 마늘의 알리신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시키며 알카리를 공급해주어 체액의 균형을 조절해 주며 젓갈과 해산물들은 양질의 아미노산을 공급해 준다. 또한 김치의 숙성에 따라 생성되는 유기산, 알콜 에스테르 등은 구미와 식욕을 돋구어준다. 이렇게 발효와 숙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각 재료들의 독특한 성분과 맛이 한데 어우러져 더욱 우수한 맛과 영양을 지니게 되는 김치는 비타민, 아스코르브산, 무기질의 훌륭한 공급원이기도 하다.
☞ 우리 몸에 김치가 얼마나 좋을까?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김치의 영양소는 단연 비타민이다. 김치를 오랫동안 저장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성분은 어느 정도나 유지될 수 있을까. 비타민 B1과 B2의 함량은 김치를 담근 직후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김치 맛이 가장 좋은 3주째 처음 함량의 2배까지 증가하고, 비타민 C의 경우도 역시 숙성 초기에 약간 감소 추세를 보인 후 다시 증가하여 숙성 2주째에 가장 높은 함량을 보이고 이후 서서히 감소된다.
김치가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김치의 주재료로 이용되는 배추 등의 채소는 대장암을 예방해 주고, 김치의 재료로 꼭 들어가는 마늘은 위암을 예방해 준다. 마늘은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의 양념으로 쓰이는데 특히 김치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다. 김치에는 베타카로틴의 함량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폐암도 예방할 수 있으며,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은 엔돌핀을 비롯한 호르몬 유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켜 폐표면에 붙어 있는 니코틴을 제거해 준다.
김치의 맛은 여러 재료들을 적당한 온도에서 젖산 발효시키는 데서 나온다. 김치를 담그면 숙성과정에서 재료들에 들어있던 당류가 젖산과 기타 유기산으로 변하면서 신선하고 독특한 맛을 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치는 언제 먹어야 가장 맛있을까? 김치의 맛과 영양가는 숙성온도와 보관온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체로 2∼7℃에서 2∼3주간 숙성시킨 김치가 가장 맛이 있고, 이때의 ph(수소이온지수로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는 4.3 정도가 되며, 영양가치도 이때가 가장 높다. 한국인의 음식인 김치. 이제 국제화에 발맞춰 다양한 입맛에 부응할 수 있는 다각도의 변화도 시도해 봐야 할 시기다.
현대조선 사외보 게재(2000년 2월)
[발명과 발견] - 김치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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