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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소주의 기원]14세기 몽고에서 전해져 한국의 술로 정착

[ okGGM 일반기사 ] 
 14세기 몽고에서 전해져 한국의 술로 정착 - 소주

 
    추운 겨울밤 선지국물의 하얀 김을 뿜으며 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던 뒷골목의 선술집. 그 안에서 퍼지는 사람과 소주의 향기를 기억하는가. 세기적 발명품과 발견의 그 첫 번째 시리즈로 대한민국 대표 술인 '소주'에 대해 알아본다.


☞ 소주의 기원


   『근로는 나날을 풍요하게 하고, 술은 일요일을 행복하게 한다』(P.C.보들레르)


적당한 음주는 약이 된다. 하지만 금새 독약으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이 술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술로 자리잡은 소주는 원래 고려후기(AD 1300년 대로 추정) 원나라에서 들어온 것으로 조선시대에는 귀한 분에게만 대접하던 것이었다.


일찌기 몽고(후에 원나라로 칭함)에서는 페르시아의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증류방식의 술을 들여왔는데, 우리나라에는 징기스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 원정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진출할 때 전해졌다. 그 후 몽고인의 대본당이었던 개성, 전진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부터 소주 제조가 활발했었다고 한다. 1916년에 들어서는 일제가 주세법을 공포, 시행함에 따라 일본인들이 많은 자본으로 소주 제조장을 기업화하기 시작하여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해방 이후 소주 산업은 정부의 식량 정책 등 환경적 여건에 의하여 사용원료 및 제조방법 등에 여러 차례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1965년도의 양곡관리법 시행으로 소주의 원료 대체가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전국의 수많은 증류식 소주업체들이 희석식 소주업체로 전환하여 본격적인 희석식 소주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1970년에는 희석식 소주 회사가 254개 업체였는데 저질 주류 생산과 치열한 판매 경쟁으로 인한 유통질서의 문란으로 주류회사의 통폐합으로 국가 정책이 바뀌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1977년에는 각 지방별 제조장 기준으로 하여 각도에 1개씩 총 10개의 희석식 소주업체가 유지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 술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


  술이란 호칭은 목구멍으로 술술 잘 넘어간다 하여 생긴 이름일까? 천소영에 의하면, 술의 본래 말은 '수블/수불'이었다. 고대시대의 말을 기록한 <계림유사>에서는 '수'자로 적었고, <조선 관역어>에는 수본(數本)으로 기서되었다. 조선시대의 문헌에는 '수울' 혹은 '수을'로 기록되어 이어, 이 수블은 '수블 > 수울 > 수을 > 술'로 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수블'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술을 빚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추측이 가능해 진다. 즉 술을 찹쌀을 쪄서 식히고, 여기에 누룩과 주모를 버무려 넣고 일정량의 물을 부어 빚는다. 이어 진공상태에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발효가 이루어져 열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며 거품이 괴어 오르는 변화가 일어난다. 이러한 발효 현상은 옛사람의 눈에는 참으로 신비스럽게 보였을 것이다. 물에서 난데없이 불이 붙는다는 뜻으로 '수불'이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확히는 '물불'이겠지만, 물은 한자의 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술이 발효하는 이 오묘한 현상에 대해 옛사람들은, 여기에 주술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양조만은 자기 암시에 걸리기 쉬운 부녀자들이 맡았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례(周禮)>에 의하면 궁중요리는 원래 남자들이 맡고 있었으나 유독 주인(酒人), 장인(漿人), 등의 술의 발효와 관계되는 일은 여자들이 담당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또한 술 중에서 불과 관계 깊은 것이 소주이다. 알코올 성분이 강한 이 술은 화주(火酒)라고도 하며, 불이 붙는다는 의미의 소(燒)를 술 이름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술 주(酒)를 쓰기도 하는 소주(燒酒)의 '주(酎)'자는 세 번 고아서 증류한 술이라는 것이 본 뜻인데 음훈(音訓)이 혼돈되어 '주(酎)'자를 흔히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소주란 말은 원래 한자어이다. 만주어에서는 증류주를 아이키(亞兒吉)라고 하고, 몽고어로는 아락(Arag)이라고 하며, 범어(梵語)로는 아물타(amrta)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평북 지방에서는 산삼을 캐는 사람들의 은어로 술 또는 소주를 '아랑주'라고 하며, 개성에서는 소주를 '아락주'라고 한다.


제조 방법은 고려시대에서 조선말기까지 증류기 및 제조법이 다소 변하기는 하였으나 뚜렷한 변천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주세법에 의하면 '주정을 물로 희석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주정이란 대통령령이 정하는 물료(사탕류, 구연산, 포도당, 아미노산류, 무기염류)로서 2%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소주는 70%를 물이 차지, '소주의 맛은 물맛'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것이다.


☞ 숙취에 좋은 음식들


  하루 소주 1∼2잔 정도는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약주라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폭음·과음으로 인한 다음날 숙취는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럴 때 좋은 음식으로 선지국과 콩나물국을 들 수 있는데, 선지에는 흡수되기 쉬운 철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콩나물·무 등이 영양의 밸런스를 이루어 피로한 몸에 활력을 주고 주독도 풀어준다. 이 밖에 북어국, 조개국, 굴, 야채즙, 감나무잎차, 녹차, 굵은 소금, 군밤 등도 숙취에 효과가 있다.


술에는 알코올 이외에 건강에 도움을 주는 물질도 많다. 당분과 각종 펩타이드(단백질의 일종), 핵산과 아민류· 칼슘·인·철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 등 무려 100여종이나 된다. 적당히 잘 마신 술은 신진대사를 개선해주고 빈혈·감기·소화·식욕증진·수면·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또한 술은 응급처치나 이뇨제로 쓰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비만증을 조절하는 데도 이용되고 있다. 과하지 않게 적당히 즐기면 건강에 좋은 벗이 되어주는 술. 술자리가 많아지는 요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지혜로운 음주문화가 필요한 때다.


현대조선 사외보 게재(2000년 1월)
[발명과 발견] -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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