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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인간이 자연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이 자연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밀레니엄의 시대가 개막됐다. 21세기가 되면 청정해역에서 푸른 하늘을 보며 맘껏 숨쉬고 뛰노는 꿈을 꿨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구문제를 비롯해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산재해 있는 환경 오염 문제들이 너무 많다.


☞ 물려줘야 할 유산인 '자연'


   최근 국내 중소기업인 미래환경산업은 '다기능 빈캔압축분리수거기'를 개발해 '캔파워'라는 제품명으로 유럽을 비롯한 일본 미국 등에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제품은 수동이나 모터로 움직이는 선진국들의 빈캔압축기와는 달리 유압 방식을 사용해 값은 일본 제품의 1/6 수준으로 성능도 뛰어나다. 철캔과 알루미늄캔을 자동으로 분리해 단 2초만에 9mm이하로 찌그러뜨리는 기술 하나로 연간 1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1회용으로 버려지는 캔이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산업이 21세기 유망 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99 하남 국제 환경박람회의 김용래 조직위원장도 "환경기술 습득과 환경과 관련한 산업은 미래전략산업이 될 것"이라며 "21세기에 600억달러로 예상되는 국제 환경 시장에서 낙오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상임공동대표 박영신)과 '생명회의'(대표 전재경)는 어린이와 청소년 200여명과 손잡고 농림부장관과 해양부장관을 피고로 세워 소송을 제기했다. 이른바 '새만금사업 매립면허 취소청구소송'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성년자 등이 단체로 정부 개발사업에 제동을 건 사례로 꼽히고 있다. 조기 전어 등 서해안 어류의 약 76%가 서식하는 새만금지역은 도요새 물떼새 등 한해 철새 20여만 마리가 쉬어가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국제 환경단체들로 하여금 이미 해양생물의 보고로 지정된 곳. 이번 소송건도 그렇지만 후손에게 고이 물려줄 소중한 자연자원을 현재의 이익만을 위해 계획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다. 환경을 무시한 채 벌이다 여름철만 되면 단골로 수해를 입는가 하면, 불법 조류 사냥으로 인한 산불 발생으로 수천년 동안 가꿔온 수목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 생태계 위협하는 지구 온난화 가속


  또 최근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기형아가 출산되는가 하면 다이옥신 파동으로 육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어 낙농업자들을 울상짓게 하고 있다. 충격적인 사실은 모유에서 다이옥신을 비롯한 일부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이 발견됐다는 점인데, 이것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선 국내 산모의 모유 등에서 검출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것. 또한 다이옥신 외에도 살충제인 DDE와 플라스틱 가소제인 프탈레이트 등도 이미 환경과 인체 전반에 오염돼 있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산업화의 증가와 자동차의 급증으로 인해 대기 오염은 이미 그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현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90년대말 이래 최고 수준이 된지 오래됐고 지구 온난화 현상도 가속화되어 2100년에는 지국 온도가 1∼4도 오를 전망이며 해수면은 최대 1cm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카나다에선 2000년 동안 녹지 않았던 그린랜드만한 크기의 빙산이 녹기 시작했다.


이렇듯 환경의 재앙이 닥쳐올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인류는 이제 환경친화적인 모습을 찾지 않으면 그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될 형편에 놓여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미 환경에 대해 깊은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논의, 환경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각국의 환경 보호 정책 노력


  영국 정부는 2003∼2005년간 질소산화물 등 8가지 오염물질에 대해 강력한 기준을 마련했는데, 질소산화물이나 이산화황의 경우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염이 심각한 구간을 지나는 차량에 대해서는 통행료를 물게 하고 있으며 대기오염을 잡는다는 목표로 환경부와 교통부가 2년전 통합됐다. 덴마크는 전체 전기의 8%를 바람에서 얻고 있으며 미국도 캘리포니아주 미네소타 아이오와 오리건 와이오밍 등 풍력발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환경 문제들을 풀고자 여러 환경기구들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민간 환경 기구인 월드워치 연구소의 래스터 브라운(66)이 내놓은 '미래환경에 대한 대처방안'은 주목할 만 하다. "우선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의 경제체제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일례로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독일 등은 이미 환석연료에 붙는 세금인 탄소세를 무겁게 부과하고 있습니다. 또 동등 고시제라 하여 전기를 선택할 때 태양에너지와 전통적 방식의 전기를 고시해 물어보는 방식 등이 그것입니다."


이와 함께 북유럽 국가들은 인구의 40% 정도가 이미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어 주요 운송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제 우리도 환경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우리의 환경정책은 현재 너무 힘없이 시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담배꽁초나 쓰레기 무단투기시 벌금을 5만원 부과하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시민의식도 문제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산소를 캔으로 마셔야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 그러한 불길한 징조는 하나 둘씩 껍질을 벗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연에는 'reset 버튼'이 없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번 오염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원상태 복원 시간이 너무 길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우리는 '인간이 자연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시점이 아닐까.


농협 사외보 게재(2000년 봄)
[특집] - 미래환경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