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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100여년 전통의 프로스포츠, 비즈니스로 자리잡아 -미국 프로스포츠

100여년 전통의 프로스포츠, 비즈니스로 자리잡아
 
 
☞ '스포츠의 비즈니스화' 천문학적 액수 거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7년 여름 10박 11일 일정으로 야구의 본고장 미국 현지에서 사장단의 마케팅 연수 다녀왔었다. 현대 유니콘스의 강명구 사장을 제외한 7개구단 사장들은 이번 연수에서 LA 다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에 들러 ▲마케팅 ▲구단 운영 ▲마이너리그 선수개발과 관련된 2차례의 워크샵을 실시했다. 또 3차례의 메이저리그 경기를 관람하고 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이 있는 쿠퍼스타운을 둘러본 뒤에는 뉴욕의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과 스포츠 마케팅 회사프로서버를 방문, 각종 자문도 구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제 스포츠는 예전의 '여가활동'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하나의 '비즈니스'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에 시작됐다. 그 후 미국은 '프로운동'의 집합소로 매년 천문학적 액수의 금액이 미국을 뒤흔든다. 미국 4대 스포츠(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미식축구)가운데 제일로 꼽을 수 있는 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중계권은 그 상상을 초월한다. 중계권을 가진 폭스사가 광고계약으로 쓴 돈은 총 7천만 달러(한화 5백70억원 상당). 슈퍼볼 중계중 광고 시간은 총 29분으로, 분당 약 2백40만달러(19억원)의 가격이다.


☞ 슈퍼볼 중계 광고 분당 19억원


  미국 코카콜라사는 지난 97년 걸프전 이후 6년만에 슈퍼볼에 등장했다. 이밖에 자동차 메이커인 포르셰와 아메리칸 혼다사도 신제품을 광고로 내보냈다. 나이키와 경쟁관계인 필라사는 미프로농구(NBA) 스타인 제리 스택하우스(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이름을 딴 새신발 광고로 처음 슈퍼볼과 인연을 맺었다.


미국의 모든 경기장은 광고로 넘쳐나고 있다. 경기장 자체가 돈벌이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도배하다시피 했어도 어쩔 수 없이 남겨둬야 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야구장 '백스크린'이다. 그런데 그 공간마저 돈벌이 대상으로 본 사람들이 있다. 지독한 TV 광고인들. 그들은 마침내 '사이버 광고'를 만들어 냈다. 최첨단 영상합성 기술이 이것을 가능케 했다. 실제 백 스크린엔 광고가 없지만 영상합성기술로 TV 화면엔 백스크린 광고가 나타나도록 한 것이다. 벌써 유럽 등지에선 이미 실용단계에 있는데, 방송국들과 해당 경기단체·프로기구·구장주 간에 몫 나누기 논쟁이 한창이다.


☞ 자연스런 스포츠 광고를 노려라


  기업들은 거부감 없는 스포츠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광고하려 한다. 특히 빅이벤트 경쟁은 치열하다. 전세계를 상대하는 공식 스폰서가 되려면 엄청난 몫돈이 든다. 그들의 광고 형태는 선수들의 목깃이나 옷에 기업의 로고나 마크를 붙이는 방법이 쓰인다. 그러나 '광고탑 선수'에 대한 비난 또한 만만찮다. 이에 각 종목들은 나름의 기준으로 크기와 위치를 제한하고 있다.


국제육상연맹이 대표적이다. 번호표 위에 붙는 공식스폰서 로고 면적은 40㎠를 넘지 못 한다. 문자높이도 4㎝까지 허용된다. 그 위에 국가명을 새겨야 한다. 최대높이는 10㎝. 국내로고는 유니폼 가장 위쪽 오른쪽 가슴에 붙여야 하며 면적 한계는 20㎠이다. 제조업체 로고는 왼쪽 가슴에 붙여야 하고 면적은 역시 20㎠이내.


☞ 미국이 낳은 스포츠 재벌 마이클 조던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스포츠 스타는 누구일까. 정답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잡지 포브스가 지난 97년 발표한 '최고 수입 스포츠맨 40명(Super 40)'에서 마이클 조던은 7,830만달러(8백61억3천만원상당)의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됐다. 조던은 소속팀 시카고 불스에서 3,13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 외에도 각종광고수입과 기타 소득 4,700만달러를 올렸다. 조던은 이로써 지난해 복싱스타 마이크 타이슨에게 빼앗긴 최고 수입 스포츠맨의 자리를 1년만에 되찾으면서 최근 6년동안 5번이나 랭킹 1위에 올라 스포츠 재벌의 위치를 굳혔다.


조던의 뒤를 잇는 선수는 타이슨으로부터 왕좌를 빼앗은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 그는 상금으로 5,300만달러, 기타 광고수입등으로 130만달러 등 총 5,4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3위 역시 복싱선수. 경량급 최고스타인 오스카 델라 호야가 3,800만 달러로 차지했다. 4위에는 3,500만달러를 번 포뮬라 카레이서 마이클 슈마커가, 5위에는 2,700만달러의 마이크 타이슨이 각각 랭크됐다. 조던에 이어 광고 및 스폰서 수입에서 2위(2,400만달러)를 차지한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는 총수입 2,610만달러로 6위에 올랐다.


상위 40명의 스포츠 재벌들 가운데 미프로농구(NBA) 스타들이 모두 11명이나 랭크돼 NBA 스타들의 몸값 폭등현상을 입증했다. 야구선수와 프로복서들은 각각 7명, 골프선수 4명, 북미아이스하키 리그(NHL)와 테니스 선수 그리고 카레이서가 각 3명씩 순위에 올랐다. 미 프로풋볼리그(NFL) 선수는 2명만 랭크됐다. 이로서 스포츠인 한사람이 하나의 기업이 되는 현상을 미국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는 이렇듯 우리의 1년간 자동차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 TV중계 없이는 프로 스포츠도 없다


"TV가 중계를 하지 않는다면 슈퍼볼을 할 수 없다." 슈퍼볼은 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 이벤트중 하나. 걸프전 종군 미국기자는 780명, 이 해 슈퍼볼 취재기자는 무려 2,200명이었음이 관심의 농도를 보여 준다. 스포츠 이벤트 흥행서 TV중계는 절대 요소. 미프로풋볼리그(NFL) 커미셔너 폴 타글리아부는 "NO TV, NO GAME."이라며 슈퍼볼을 위한 실험을 감행했다. 그의 단호함 덕이었을까. 당시 부시 미대통령은 "이역만리 열사의 땅에 가 있는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슈퍼볼을 볼 수 있게 하라"고 지시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스포츠는 그 규모와 성과면에서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미 스포츠전문 CATV ESPN은 NFL에 95∼98년 중계권료로 5억2천500만 달러를 지불했다. 메이저리그(MLB·96∼2000년)엔 4억5천500만달러, 북 미아이스하키리그(NHL·93/94∼98/99시즌)엔 1억달러를 주었다.


올림픽 방송중계권료는 천정부지다. '96애틀랜타올림픽 조직위는 8억5천만 달러의 방송중계권료 수입을 올렸다. 2000시드니올림픽조직위는 이미 주요국가들과 12억 7,210만달러, 2004로마올림픽조직위는 14억 2,630억달러를 벌써 챙겼고, 일부 국가들과 계속 협상중이다.


'흑자 올림픽의 원조'인 '84 LA올림픽조직위원장 피터 위버로스는 "올림픽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규모 경기장이 아니다. TV카메라를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제일기획 스포츠사업팀장 최기상 국장은 "스포츠의 가치는 미디어를 통해 증폭되기 때문에 방송의 지원 없이는 스포츠 이벤트가 힘들게 됐다" 며 "스포츠와 TV의 적절한 만남을 엮어내는 것이 스포츠마케팅에선 절대 요소"라고 말한다.


☞ 경기장 이름 수백억원대 호가


스포츠 게임 뒤에는 더 큰 '머니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맨들은 스포츠의 가치가 더이상 깨끗한 승부와 신체 단련에만 있지 않다고 외친다. 일반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까지 광고판을 붙이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사회 미국. 그들은 스포츠를 4차 산업이라고 부른다.


스포츠도 이제는 상품으로 바라봐야 한다. 스포츠 비즈니스맨들은 그 상품을 제조하고 가공하는 공간인 경기장도 또 다른 상품으로 인식한다. 경기장 이름은 한발 더 나아간 상품이다. 구장 이름에 관심을 갖는 건 대기업 뿐이 아니다. 이름을 남기려는 명사들도 많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구단주 리처드 제이곱스는 지난 94년 홈구장에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 그 대가로 2003년까진 매년 40만 달러, 이후 10년 동안은 매년 986,930달러씩 지불키로 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은 원래 풀턴카운티 스타디움. CNN 등을 소유하고 있는 구단주 테드 터너의 이름을 따 지금은 터너 스타디움으로 바뀌었다.


미국의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후엔 미국의 모든 경기장은 기업체나 상품명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위 이름권(Naming Right) 사업이 번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 프로구단들은 구단전용 구장을 갖추고 있기도 하지만 자치단체로부터 장기 임대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엔 계약조건에 따라 구단 혹은 자치단체들이 이름권 수입을 챙기고 있다. 수원대 체육학부 김종 교수는 "최근 이름권의 연간 단가가 200만 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치솟고 있다"며 "거의 모든 체육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미국은 돈을 벌줄 안다


어떻게 하면 스포츠 소비자들인 관중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또 오랫동안 붙잡아 두고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까. 스포츠 비즈니스맨들의 첫번째 화두다. 그들은 그들 사업의 첫 단추가 관중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소비자가 곧 돈이라는 개념성립은 경기장을 위락시설로 꾸며 놓기에 이른다.


스포츠 상품 자체의 고품질화, 즉 경기의 흥미성을 최대한 높여 관중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여 주머니를 있는 대로 터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최근 미국 일부 프로구장 관중석엔 스마트시트가 도입되고 있다. 한 마디로 비행기 좌석만큼이나 편안한 의자. 최근 미국에선 스마트시트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춘 경기장 신축과 개수붐이 불고 있다. 4대 메이저(농구·야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 프로구단 중 44개팀이 현재 경기장을 신축·개수할 계획이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스포츠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새 경기장들은 하나같이 복합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경기장이 단순히 볼을 던지고 치고 받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는 홈구장 알링턴볼 파크에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 FRIDAY'에 사무실, 박물관까지 차렸다. 미국의 세계적 스포츠마케팅 컨설팅사인 랭의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엔 스타디움에 그저 경기를 관전하러 가는게 전부였다"며 "그러나 최근 스타디움을 지역의 구심점이자 명소로 조성해 평소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추세"라고 말한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미국의 프로스포츠. 이같은 미국의 스포츠 비즈니스 마케팅은 치밀한 계획과 전략으로 현재 미국의 경제 기반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스포츠를 하나의 경제 분야로 형성해 21세기에도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미국. 전세계의 사람들이 미국의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들이 오래전부터 그들만의 노하우를 쌓아 나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개 스포츠를 비즈니스로 승화시켜 강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는 이제 시작하는 우리의 스포츠 비즈니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스포츠마케팅 다국적기업 IMG
국내 프로야구 수익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IMG(International Management Group)는 지난 60년 현 회장인 마크 매코맥이 설립한 이후 주요 스포츠행사 및 선수 매니지먼트 대형 이벤트 조직·방송물 제작 및 배급· 라이선스사업 등 스포츠관련 업무 뿐만 아니라 저작권 및 출판대행·기업마케팅 컨설턴트·국제모델 에이전시 등 출판 문화쪽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며 직원만 2천여명을 두고 있는 마케팅부문의 다국적 기업이다. 지난 66년 세운 TV자회사인 TWI(Trans World International)는 PGA유럽투어와 윔블던·ATP챔피언십·중국축구리그 등을 중계하며 지난해에만 1천시간이상의 스포츠프로그램을 제작, 세계 최대의 스포츠 프로그램 배급업체로 성장했다. 로고제작 및 라이선스 상품개발, 상표권 보호, 계약협상 등을 주로 하는 라이선싱 사업의 고객으로는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아놀드 파머와 윔블던대회, 95년 럭비 월드컵, 옥스퍼드 대학 등을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지난 69년 홍콩에 지역본부를 두고 12개 지사를 운영하며 아태(亞太)지역 최대의 스포츠마케팅회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83년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와 지미 코너스의 경기를 서울에서 개최하며 처음 진출했다. 88년 아놀드 파머 스킨스 경기를 비롯해 93년 호세 카레라스와 제임스 골웨이의 공연을 기획했다. 지난 4월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5년 간의 프로축구관련 스폰서 십과 TV중계권 및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 국내 프로 스포츠 무대에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밖에도 IMG는 국내여자골프 스타인 박세리의 미국행을 주선하는 등 골프와 테니스계에도 뿌리 내리고 있다.


현대조선 사외보 게재(2000년 1월)
[세계의 트렌드] - 미국스포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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