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로파 리포트>
"물도 없는 화성보다는 목성이지"
유로파 리그. 축구 마니아들에게 매우 친숙한 단어 중 하나가 유로파다. 그런 '유로파'를 넣은 SF 영화가 있으니 바로 2013년작 미국영화 '유로파 리포트'다.(유로파의 의미는 아래 각주로 달아놨음)
최근 <인터스텔라>와 <마션>, <그래비티> 등이 연이은 히트를 치며 물리학과 양자역학, 천문학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더 큰 흥미는 '우주'에 있었다. 과거의 어려운 활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광활한 우주는 인간을 미미한 존재, 혹은 원시인 취급을 한다는데는 이 영화도 일부 동의하는 듯 하다.
다소 <인터스텔라>에서의 입체적인 휴머니즘보다, <마션>에서의 기적과 타협한 흥미유발만을 위한 주인공 독백보다 밋밋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냥 '쭉' 이다. 현란한 편집 기술로 과거와 현재를 곳곳에 포진시켜 영화 몰입도를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크루즈콘트롤을 켜고 지평선이 보이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평범한 자동차의 바퀴자국 같다. 전진만 있을 뿐이다.
그렇게 밋밋한데도 이 영화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보면 볼 수록, 졸린데도 눈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보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뭔가 나오겠지라는 믿음 때문이다. 설마 이렇게 영화가 끝나겠어?라는 것. 그렇다. 목성에 대한 구체적인 주제를 보여준 영화는 드물었다. 대체적으로 인류의 관심사는 지구와 가까운 화성이었다. 감독은 이러한 목성의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얼마나 땀을 흘렸을까. <그래비티>의 그러한 공포가 다시금 엄습하는 순간이 마지막에 펼쳐진다. 결국 인간은 어디서든 혼자여야 공포스러운 법이니까. 혹은 혼자 될 것이라는 염려로 시작되는 공포나.
이 영화 제작자나 감독의 목표는 어찌보면 목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했는 지도 모르겠다. 온통 화성에 관심이 몰려있으니 보란듯이 반대급부처럼 말이다. 필자도 실제 목성에 물이 존재하는 지에 대한 호기심이 일면서 다양한 소재를 찾아보게 됐으니까.
내가 아는 유명한 배우라봐야 <A특공대>의 머독으로 나왔던 '샬토 코플리'와 중국 유명 배우 '오언조' 정도다. 헐리우드 영화치고 저예산 영화라 할 정도로 공간적 배경이 매우 협소하다. 모두 CG라면 말이지.
이 영화를 공포영화로 분류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스릴러도 아니다. 오래 전에 엄청난 지루함을 안겨줬던 비슷한 류의 <더 문(2009)>보다는 낫지 싶다.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지 않으련다. 그것으로 위안 삼을 팬들도 있을 테니까.
약 3년 여만에 영화평을 쓰게 만든 <유로파 리포트>. <인터스텔라>나 <마션>처럼 유명 배우와 감독은 아니어도 충분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만한 SF영화라는데 추천의 변을 달겠다.
역시 물도 없는 화성보다는 목성이 더 신선했다.
★★★★
SF, 스릴러 / 미국 / 90분
#유로파
목성의 4대 위성 중 하나로서, 1610년 갈릴레이가 발견했다.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와 관계를 맺은 여인의 이름에서 따왔다. 목성에서 두 번째로 가까워서 67만 1050㎞ 떨어져있고, 주기는 3.5512일, 지름은 3130km, 밀도는 3.0이다. 표면을 덮은 얼음 아래로 물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표면의 검은 줄무늬에 대해 여러 학설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로파 [Europa]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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