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에 9,000원 투자했다고 생각하련다.
대한민국에서만 개봉 첫 주 54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예매율 92%를 점유하는 영화. 2011년 여름 극장가를 평정하는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그리고, 평론가들은? 물론, 그들의 이야기가 내 주머니에서 9천원이 나가는 것에 대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내 주관대로 영화를 평할 뿐. 그래도 이 영화에 쏟아지는 관심 만큼이나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하는 듯 하다.
우선 구성 면에서 아주 실망스럽다. 기존 성공에 힘입어 스토리를 제대로 다듬지 않은 결과물로 보였다. 실제 당시 시나리오작가조합의 파업 영향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어설프다. 제작비 2억 달러 이상 투입한 영화치고는 더욱 그렇고 <아바타>에 감동을 받은 마이클 베이 감독이 3D로 촬영하면서 3천만 달러의 예산이 추가 투입됐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더욱 실망스러울 뿐이다.
한 마디로 돈으로 도배를 했다. 볼거리만 가득한 놀이공원에 정작 마음에 드는 놀이기구 하나 없는 기분이다. 러닝 타임 149분이면 중간에 화장실 한 번 다녀와야 할 정도인데, 사실 볼거리 충만으로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는 건 맞다. 허나 그것 뿐이다. 그것을 빼면 언제든 화장실을 들락거리리.
미국 평론가들도 "졸작"이라는 평이 줄을 잇고, 시나리오의 허술함을 꼬집는 평들도 줄줄이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에 미칠 때쯤 영화는 허무하게 끝이 난다. 이런 류의 영화는 '한 번쯤 봐야할 영화'로 여겨 관객수가 높아질 수는 있다. 허나 출중한 대한민국 시나리오 작가 한 명 영입해 투입했으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 높은 헐리우드에서 말이다.
내용은 많은 곳에서 노출됐기에 여기서는 생략하겠지만, 몇 가지 흥미를 자극하는 장면을 꼽자면 ▲시카고 도심 상공의 '윙슈트'를 사용한 스카이다이버들의 직접 촬영 장면 ▲옵티머스와 센티넬의 격투 장면 ▲1968년 달 착륙을 무대로한 스토리 전개 등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힘들 질문이 "왜"이다. 영화를 분석하면서 보게 되면 흥미 반감은 예사다. 그래도 <트랜스포머3>는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할 것이다. "왜 항상 결정적인 죽음의 순간에만 옵티머스 혹은 범블비는 달려오는가" 그래야만 <트랜스포머4>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액션, 모험, SF | 미국 | 152 분 | 개봉 201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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