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 음향과 영상, 순도 100% '공포'
뭐 이런 공포영화가 있나 싶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데, '스필버그'란 단어를 보고 결국 DVD로 보게 됐다. 공포 영화를 극장에서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영화도 그저 다큐멘터리 공포 영화쯤으로 내 기억에 묻힐 뻔 했다.
그래도 본인은 피비린내 나는 미국식 잔인한 서양적 호러물들보다는 유령의 등장 등 탄탄한 시나리오를 통해 내용 전체에 공포감을 주입시키는 동양적 공포 영화를 더 많이 본 것 같긴 하다. 서양인들도 이제 '피'가 식상했는지, 최근 헐리우드에서 한국 공포 영화를 인정하며 판권을 사가고 있다.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제작비 2000만원으로 1억 달러, 즉 12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영화다. 도대체 몇 배를 벌어들인 것인지. 스필버그의 안목이 역시 깊다. 이 영화를 보자마자 저작권을 구입, 마지막 10분을 재촬영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뇌리에 남는다. 어제 혼자 자는데 왜그리 자꾸 생각나던지... ㅜㅜ 실제 스필버그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경험을 했다던데, 그건 믿거나 말거나.
이 영화는 '실화'처럼 만들어진 '가짜 다큐멘터리'다. 배우 케이티 역의 '케이티 피더스턴'과 미카 역이 미카 슬로앳이 실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기했다. 즉 픽션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논픽션처럼 느껴지는 건 너무나 사실적인 영상(실제 배우가 캠코더로 촬영한 것)과 소리 때문이리라.
이 영화가 극도의 공포감을 안겨주는 이유를 요약하자면, 첫째, 24시간 동안 실시간 촬영했다는 점이다. 주인공 미카가 여자 친구를 위해 캠코더를 구입해 24시간 그 '유령'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도로 구입했는데 쉬지 않고 촬영해 공포감을 극대화 시킨다.
둘째, 영화가 1인칭 시점으로 흘러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는 데 있다. 극도의 감정이입,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이 영화는 시종 추구한다.
셋째, 영화 음악이 철저히 배제되고 사실적인 소리만으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데 그 이유가 있겠다. 사실 공포 영화의 7할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음소거'하고 공포 영화를 본다면 어느 영화든지 다 볼 수 있다.(자신감? ㅋㅋ)
실제 초자연적인 현상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은 항상 흥행에 성공한 것 같다. 그것이 책이든 영상물이든 간에. 감독 오렌 펠리의 역작이다.
현재 2편이 개봉 예정이라는데, 어떤 내용이 전개될 지 심히 궁금하다. 영화 <셔터>이후에 최고로 공포감을 느꼈던 영화. 이 무더운 여름에 간담이 서늘해질 만한 영화다.
★★★★★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 미국 | 85 분 | 개봉 20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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