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후의 날 그 후...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
영화가 끝나면 한 숨이 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한 세계. 그 안에서 살아보고자 죽고 죽이는 짐승처럼 변한 인간의 모습들. 자연 재해 앞에서 인간은 무엇인지, 그 본질에 대해 묻는 영화다.
삶이란 것은 참으로 고단하다. 고단하다 못해 처절하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밥 먹는 것? 편안히 잠자는 것? 스트레스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사는 것? 그런 기본적인 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말할 줄 아는 짐승일 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울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도 인지할 수 없을 만큼 희미한 기억만 남은 처절한 고통의 연속. 주인공인 아버지와 아들의 실낱같은 남쪽으로의 희망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라 할 만 하다.
이 영화는 영화 <2012> 후속작 쯤으로 여겨도 될 만 하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보여준다. 1월 17일 시계는 멈췄다. 날짜를 세어보지 않아 지금이 언제인지도 모른다. 그저 '생존'을 위해 길을 걸을 뿐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자인 코맥 맥카시가 2006년 발표하여 퓰리쳐상을 수상했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했다. 아버지로 분한 비고 모텐슨은 우리도 잘 알고 있듯 <반지의 제왕>에서 '아라곤' 역할을 했던 배우. 미국에서도 개봉 당시 수 많은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도 "원작을 매우 잘 살렸고, 헐리우드에도 이런 영화가 있나"싶을 정도로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우연히 지하창고에서 발견한 먹을 것과 샤워, 면도, 이발. 술, 담배 등을 보면서 우리 곁에 숨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재발견을 하게 된다.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오더라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기를.
# 명대사
"가지마. 왜 날 버리는데. 내가 이렇게 빌게..." "이러지마."
"착한 사람인 지 어떻게 알죠?" "그냥 믿는거지."
★★★★☆
모험,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11 분 | 개봉 2010.01.07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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