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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한국] 괴물

영화 '괴물'


6개월만에 찾은 영화관. 고등학생 때 가보고 가보지 않았던 신사동 브로드웨이. 비가 줄기차게 내리붓는 목요일 오후, 주섬주섬 팝콘을 챙겨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비오는 날, 괴물을 봐야한다고 주장한 후배 녀석(라사정 회사 후배)의 말마따나 영화 '괴물'에서도 중요한 장면은 주로 '물기 어린 모습'으로 분해있다.

괴물은 한 마디로 성공할 영화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언론에서 일단 스폿라이트를 무척 띄워놓은 것도 한 이유겠지만, 그 보다도 여름철 '괴물 시리즈'에 목말라하는 영화팬들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고질라'나 '용가리' 등 많은 괴수 영화가 등장했지만, 어느 기자의 말처럼 이 영화에는 '영웅'이 등장하지 않아 헐리우드에 제대로 저항하는 듯 하다. "니네들이 만든 영화보다 내용면에서 열악하지 않을 수 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은. 유럽에서 호평 받은 이유가 거기에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벌써 10개국에 수출됐단다. 한강을 소재로 해 '관광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하고, 주무대가 서울인지라 천만의 인구를 가진 수도권 영화팬들이 운집해 '왕의 남자'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내용은 간단하다. 여느 괴수영화가 다 그렇듯이. 가족이 괴물을 물리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그 안에 많은 장치들이 숨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손을 쥐게 만든다. 풍자는 봉준호 감독의 기본이 됐다.

송강호의 딸아이가 숨겨져 있던('숨어있는'이 아닌) 그 원효대교 북단의 하수구는 그야말로 공포의 늪지대다. 살 떨리는 장면 하나가 그 곳에서 일어난다. 관광지로 급부상 할 수 있을 듯. 그렇다고 마포구는 이를 계기로 돈 받는 수작을 벌이지 말았으면 한다.

과거 '사랑과 영혼'이란 영화가 액션, 멜로, 에로, 스릴러, 공포, 코믹 등 온 장르를 망라해 보여줬다고 호평했던 영화평론가의 말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완전 종합선물세트다.

그러나... 그러나,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보네, 안보네" "꼭 봐라" "결말이 지지부진하다" "실망이다" "반전이 없다" 는 등의 이야기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자신이 판단해야 하는 법. 남의 이야기 듣지 마시라. 적어도 한강에서 오징어 다리 뜯으며 맥주를 먹었던 이들은.

강추다.
★★★★☆
 

 


 

 

2006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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