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본 영화가 많았다. 스파이더맨, 아는 여자, 인어공주. 그런데, 오늘 내가 하고픈 영화이야기는 인어공주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나영이 출연한 '아는 여자'보다 더 후한 점수를 준 영화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전도연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나 배우로써 그녀는 매우 뛰어나다. 인어공주에서의 그녀는 예전 '내 마음의 풍금'에서 이병헌과 열연했던 그 모습과 조금 닮아 있는 듯 하다. 어리숙하면서도 어리버리한 표정들. 그녀만이 갖고 있는 달란트다.
난 적어도 인어공주를 보며 제주도 풍경에 만족하려 했다. 1인 2역을 하는 지도 몰랐다. TV 영화소개프로그램을 보고서야 대충 감잡았던 나는,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비로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인어공주의 주된 핵심은 역시 '사랑'이다. 그런데 이번엔 '용서'라는 말을 더 붙었다. 제주도가 고향인 탤런트 고두심은 이제 누구하나 토를 달지 못하는 명배우로 거듭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라도민이 봤다면 그 사투리가 어떨 지 매우 궁금하나 대체로 무난했다는 느낌이다.
삶에 찌든 주름살은 대사를 치지 않아도 번뇌가 고스란히 영상을 타고 내 머리에 와 닿았다. 양은그룻에 밥을 비벼 먹다가 욕하는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TV에서 봤던 모습과 사뭇 달랐기 때문에. 하지만 언제나 그러한 가능성을 갖춘 배우라 생각돼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오라이~~"를 외치는 전도연은 자신에게 말하는 장면에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사과 따위의 물건을 올려놓고 눈을 맞췄다고 전해진다. 그 기분과 감정을 고스란히 타고 오르락 내리락 했다.
'아는여자'에서의 "사랑, 머 특별난게 있나요. 사랑하면 그저 사랑하는 거죠. 무슨 이유가 있나요."라는 도둑놈의 대사가 오버랩되는 마지막 엔딩이었다.
★★★★☆
2004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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