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중요한 때에 여자에게 빠질 거라 생각해?
스포츠 영화의 백미는 역시 클라이막스, 즉 결승전이다. 주인공은 결승전에 진출하게 돼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영화 소재로 죽은 것이기에 쓰려하지 않는다. 거기에 '사랑'도 더했으니,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로 손색 없다. 또한 여성 취향의 영화로만 만들어졌던 그 동안의 로맨틱 코미디에 스포츠를 더해 남성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듯 하다.
영화 '윔블던'은 말 그대로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로 해마다 무수한 스타들을 발굴해내는 매치다. 피터 콜트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실제 인물을 소재로 했다. 세계 119위의 와이들카드로 진출한 피터가 결승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여자 주인공인 '커스틴 던스트'와 <뷰티풀 마인드>의 '폴 베타니'가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4년 전 개봉해 화제를 모았으나, 역시 흥행에는 실패했다. 필자가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좋은 영화'를 엄선해 '추천 DVD'에 업로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도 아주 좋은 소개가 될 듯 하다.
"이렇게 중요한 때에 여자에게 빠질 거라 생각해?"라는 피터의 말처럼 남자에게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간혹 그것으로 트러블을 맺는 커플들이 있다면, 이를 보고 평정심을 찾으시길. 그러나 남자는 결국 사랑에 빠진다. 그것이 남자라면 믿을까?
영화에서는 좋은 대사가 많진 않지만, 내 가슴을 울린 대사가 하나 있다면, "한 땐 사랑하던 것들이 이젠 미워하는 것들로 변하다니..."라며 읊조리는 피터의 대사다. 부모님들이 결혼 후 아래층 화장실만 같이 사용하며 거의 별거에 가까운 그들의 결혼 생활을 보며 '사랑'에 회의를 느끼는 대목이다.
윔블던이라는 테니스 경기에 사랑을 접목한 영화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소재로는 맞지 않는 느낌이다. '우생순' '킹콩을 들다' 류의 스포츠 영화로 느낄 수 있지만, 영국인들의 축구나 테니스 사랑만큼은 아닐 터. 개천에서 용나는 류의 영화가 아니라 '뱀의 꼬리'쯤 되는 사람이 '용의 머리'가 되는 수준의 영화로 보면 맞다.
그래도 가슴 새길만한 장면들이 있으니 연인들이 손 꼭 잡고 보면 좋을 것 같다.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 2005 .03 .25 | 98분 | 영국 | 15세 관람가
# 명대사
▶이렇게 중요한 때에 여자에게 빠질 거라 생각해? (피터 콜트)
▶한 땐 사랑하던 것들이 이젠 미워하는 것들로 변하다니 (피터 콜트)
▶어떻게 마음을 스위치처럼 껐다켰다해. (피터 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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