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우편물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이 영화의 최대 NG는 제목에 있다. 제목이 그래서인지 불륜 영화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내용은 사실 그렇지 않다. 좋은 시나리오와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하지 못하는 무수한 영화 중 하나가 되어 창고에 처박힐 DVD가 될까 심히 염려스러운 작품이다.
2001년 '신성가족'으로 칸 영화제 단편경쟁부분에 진출했던 신동일 감독의 두 번째 장편물인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심심풀이 땅콩 쯤으로 선택했다면 큰 재미를 느낄 만한 영화다.
이 영화도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 시애틀 국제 영화제, 시카고 국제 영화제 등 해외 초청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배우 홍소희 등 주연 배우들의 거침없는 노출신도 매우 신선하다. 특히 분만 장면은 압권이다. 그대로 모두 노출된다. 태줄 자르는 부분의 리얼리티는 매우 경이롭다.
분만을 본 후 성관계가 어렵다며 가정상담소를 찾는 남성 혹은 부부가 있다면, 미리 숙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이 장면을 제외하면 자극적이거나 눈살 찌푸릴 만한 장면은 거의 없다. TV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 배우 장현성을 많이 봐서 그런 지 오히려 그런 류쯤의 B급 영화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은 시나리오에 있다. 내용도 그렇고 아기자기 하다. 다만 뛰어난 연기력과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저예산 영화임이 좀 티가 난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칸 국제 영화제에서 신인감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칸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선정될 정도로 힘있는 감독에게 우리나라도 뭔가 해줘야 하지 않을까.
박희순의 몽롱한 눈동자는 정말 멋지다. 대략 50개 정도의 생각이 1초 사이에 후다닥 지나가는 상황을 연기해내는 듯 하다. 또한 배우 홍소희의 연기도 좋다.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아마도 신인인 듯), 과감한 노출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기를 낳고, 또 아기의 성장을 지켜보고, 그 아기가 얼마나 많은 죽음의 순간을 거쳐 성인이 됐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곁가지로 얹은 '가족의 중요성'이 마지막 엔딩을 장식하는데,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우편물에 대한 궁금증은 언제 풀어줄런지... 감독에게 묻고 싶다. ㅜ
#명대사
▶영화나 인생이나 한 번 잘못하면 쓰레기가 되는 것 같아. 지숙(홍소희)
→이 대사는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낮에 별이 안 보인다고 없는 게 아니래. 지숙(홍소희)
→그렇다. 낮에도 별이 있다.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처럼 보이지 않는 사랑도 있는 법이다.
★★★★
드라마, 스릴러 | 2008 .11 .27 | 116분 | 한국 | 18세 관람가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CGV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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