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버스트라 불리울만한 영화들의 주요 소재 중 하나가 '괴수의 등장'이다. 헐리우드 같았으면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소요됐겠지만, 66억이라는 비교적 저예산으로 한국판 '킹콩'을 찍은 셈이다.
따끈한 영화 '차우'에 등장하는 멧돼지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재연했다. CG로 만든 차우는 기계로 섬세한 표정을 잡았지만, 그 멧돼지 안에는 사람이 모형 차우를 뒤집어쓰고 연기했다고 한다.
멧돼지의 농작물 습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시름을 대변이라도 하는 것인지, 혹은 '재미'만을 추구한 상업 영화인지는 직접 봐야 판단할 수 있다.
멧돼지 한 마리에 얽힌 사연이 좀 굵직하진 않지만, 매번 그렇고 그런 류의 한국 영화만 보아왔다고 생각되는 팬들에게는 다소 신선한 소재일 수 있겠다. 다양성을 인정하기 시작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길 듯 해 보이지만, 심지는 그리 깊거나 굵지 않아 아쉽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장항선의 출연이 영화의 무게감을 한층 돋워주니 다행이다. 한국 영화의 CG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고, 영화 '디워'와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CG만 놓고 본다면 헐리우드 영화 '고질라'나 '킹콩'에 견주어도 크게 나쁘지 않다. 그저 도시와 시골이라는 간접적 제작비 수준을 가늠케 할 뿐이니 그것으로 됐다.
감독 신정원은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감독이 자기가 만든 영화가 마음에 든다고 하면 안되지 않나. (웃음) <시실리 2km>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에서 30% 정도를 충족했다면 <차우>는 절반 정도를 채웠으면 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나온 것 같다."
백만배(윤제문)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좋았으나, 덕구 엄마(고서희)의 등장은 이유를 알 수 없음이다. 멍멍이와 백만배의 대화도 불필요 해 보인다. 좀 거시기 하네.
★★★
모험, 스릴러, 공포, 코미디 | 한국 | 121 분 | 개봉 2009.07.15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CGV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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