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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영화평]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제목이 지금의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고른 영화.
그런데 신기한 건, 내용이 지금의 것이 아닌 나의 과거를 툭 건드리는 것 아닌가. 크크.

 
부지영 감독. 단편영화 '눈물'과 '스캔들'로 알려진 감독이지만, 이 영화의 감독인 줄 몰랐다. 소리소문없이 올랐다가 내려온 영화라서 그런가. 아쉬움이 많다.

 
공효진의 연기력은 이미 인정받는 바, 신민아의 18.5도 소주 CF의 상큼함을 기대하고 Play 버튼을 눌렀던 나의 과오는 초반 10분이 흐르면서 금세 드러나고 말았다. 이렇게 연기를 잘했던가.

 
공효진과 신민아. 이 시대 두 아이콘이 만난 만큼 개성도 뚜렷하고 연기색도 뚜렷해 좋았다. 다만, 공효진의 이미지가 그렇게 굳어가는 게 조금 아쉬울 뿐이다. 성우 김상현의 목소리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그런지 연기와 목소리 연기는 다름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 몇 있었다.

 
중간중간에 삽입한 장면도 감독의 작지 않은 노력인지라, 쉬이 넘길 수 없는 것들이리라. 영화 '델마와 루이스'를 연상케 하기도 하지만 내용은 그것과 다르다. 여자 감독에 여자 주인공 둘 등 여성이 주류를 이루는 작품이라 '여성영화'라 부르면 안 될까? 인권 얘기 나올까.

 
어쨌든 로드무비는 무료 여행을 떠나는 듯 하여 나쁘지 않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계속 이대로가 좋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잔잔하게 영화가 끝나는 시점에 문득.... 문득 들었다.

 
나는 구성(시나리오) 탄탄한 영화가 좋다. 반전이 있으면 더 좋다.
특히, 요사이 관객들은 반전이 없으믄 '밍밍하다'고 평가하는 듯 하다.

 
블록버스터는 오락실 게임 같아 순간적 즐거움을 주지만,
이런 영화는 책 한 권을 몇 시간에 걸쳐 읽어낸 느낌이다.
미숫가루가 물 아래 가라 앉아 있듯,
마음 속에 뭔가가 가라앉은 느낌.
 

그게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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