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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8~2009]

[fieldreview] 텐트 - 오가와 Pilz15

오가와 필즈15(Pilz15)
독특한 외형, 캠프장 개성 시대의 서막...펙8개, 폴대 1개로 설치 ‘끝’


인디언텐트라 일컫는 티피텐트(Teepee tent)는 모피나 천으로 만든 북미 원주민들의 원뿔형 천막집에서 유래했다. 서부영화에 종조 등장했던 인디언들의 거주지 티피텐트는 그런 의미에서 기존 거실형과 돔형 텐트 일색인 캠프장에 새로운 활력소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필드리뷰에서는 텐트 4종을 선보이는데, 가장 돋보이는 디자인의 매력, 오가와 필즈15(Pilz15)를 체험해 봤다.


글 원창연 기자 


가로세로 5m 공간 확보...대칭적으로 고정해야


인디언텐트의 메이커는 아시아를 벗어나야 줄줄이 언급할 만 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Frisport, Bison, Helsport 등 굵직한 티피텐트 제조사들이 즐비하다. 이들 텐트도 대한민국에서 구입 가능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오가와의 티피텐트가 눈에 띄는 이유는 아마도 ‘오가와’라는 친숙한 브랜드 때문일 것이다.

 

 

이미 티에라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며 국내에 안착한 오가와의 신제품 필즈텐트 시리즈(Pilz15/ Pilz9)는 2009년 초 한국와 일본에서 동시에 시판에 들어갔다. 그리고 2009년 4월 거실형 텐트에 싫증난 캠퍼들의 마지막 정착지가 인디언텐트라고 할 만큼 이미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즈15와 필즈9 중 이번에 체험한 것은 필즈15로 8인용 티피텐트다.(필즈9은 4인용)
돔이나 원통 모양의 거실형 텐트에 익숙한 캠퍼들에게 8각텐트는 매우 생소할 것이다. 사이트 구축을 위해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가늠해야 하는 지 어리둥절 할 수 있다. 바닥의 직경이 수치상으로는 440cm다. 크기를 정사각형으로 간주할 때 가로 세로 각각 약 5m 안팎의 공간을 만들어놓고 텐트를 설치해야 넉넉한 셈이다(참고로 필즈9은 가로 세로 각각 약 3m 공간이면 충분하다).


각 8개의 모서리를 당겨 텐트를 펼치면 대략 바닥 모양이 나온다. 각 모서리별로 마련돼 있는 고정 고리를 바짝 당겼다면 이제 펙을 박을 차례. 이 때 중요한 점은 기존 거실형 텐트와는 달리 서로 대칭되는 부분을 먼저 박아 고정시켜야 제대로 모양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티피텐트는 모서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기 때문에 펙을 뽑고 다시 박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펙을 모두 박았다면 이제 폴을 세우는 단계다. 폴은 1개라 텐트 안쪽으로 들고 들어가 세워야 한다. 필즈15는 혼자서 폴대를 들고 설치하는 것이 매우 버거울 수 있다. 필즈15와 필즈9 모두 천장 꼭지점에 폴대를 끼울 수 있는 주머니가 있는데 이를 잘 끼워맞춰 넣고 한 번에 올려야 한다. 주머니에서 폴대가 종종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


폴대까지 세우면 비로소 모양새가 갖춰진다. 별도로 포함된 스트링을 텐트에 묶고 바닥에 펙을 박아 고정시키면 심한 바람에도 끄덕없는 멋진 인디언텐트로 거듭난다. 펙과 스트링으로 텐트를 고정했다면 출입문 지퍼를 열어 어닝을 설치한다. 텐트 메인폴대는 스틸재질인 반면, 어닝용 소형폴대는 알미늄 재질이라 매우 가볍다.


어닝 설치를 완료하고 실내로 들어가 그라운드 시트를 깔면 텐트 설치는 완성된다. 특히 그라운드시트는 원하는 크기로 접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실내에서 일단 그라운드시트를 설치하면 자연스레 머드스커트가 만들어져 밖으로부터의 오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낮은 야전침대를 놓으려면 바닥매트는 크게 필요치 않다.


<세부디테일>
■공간활용 - 50도 기울어진 천장
텐트 설치가 완료됐다면 이제 안으로 들어가 천천히 살펴보자.
필즈15는 거실형 텐트보다 설치 소요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설치 시 자잘한 손품이 많이 든다. 또한 거실형 텐트의 입식 생활에 익숙한 캠퍼들에게 50도 가량 기울어진 천장은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실내공간은 꽤 넉넉하다. 실제 바닥매트를 깔고 침낭을 놓으면 8명은 충분히 취침할 수 있다. 취침공간으로만 사용한다면 10명까지도 가능해 보인다. 동그랗게 8명이 둘러앉아 게임 등 레크레이션을 즐길 수 있는 구조다. 또 비가 오면 출입구 어닝은 빛을 발한다. 이는 티피텐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출입구는 뒷편에 1개 더 있어 자유롭게 이용하면 된다.


■환기시스템 - 최고의 환기시스템 ‘Good’
필즈15의 최대 매력은 ‘환기시스템’에 있다. 우선 앉은 자리에서 환기구 개폐가 가능하게끔 하단 부분을 환기구로 디자인했다. 하단에서 들어온 바람이 천장으로 빠져나가는 형국이다. 실내에서 화로대를 놓아도 좋을 만큼 환풍이 매우 잘 된다. 특히 실내에 앉아 스트링 2개로 천장 개폐가 가능해 ‘친절한 필즈씨’라 부르고 싶을 정도다. 한여름 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워 스트링을 매만지며 밝은 별빛과 함께 잠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기타 특이점 - 출입구 턱에 발 걸려
필즈15의 외부텐트와 그라운드시트는 모두 폴리에스텔 재질로 만들어졌다. 특히 테프론 가공을 하여 외부 오염에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하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필즈15의 출입구에 턱이 있어 어린 아이들에게 고역이다. 종종 걸려 넘어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어른들 또한 출입구가 낮아 다소 불편하다. 티피텐트 구조상 내부에 수납공간인 메시포켓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설치 초기에 8곳에 위치를 잡는 것도 그렇고 가로 세로 5m이상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초기에 펙을 모두 다시 박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으며 너무 팽팽하게 고정하면 출입구 등 개폐 시스템을 부드럽게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천장이 기울어져 입식생활의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피텐트는 현재 인기리에 순항 중이다. 기존 텐트에 싫증을 느낀 캠퍼  뿐만 아니라 초보캠퍼들의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인 텐트 설치가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호응을 얻고 있는 듯 하다. 실제 이 텐트는 펙 8개와 폴대 1개만 세우면 끝이다. 필즈9(5.4kg)은 필즈15(11kg)보다 중량도 절반이며, 크기도 작아 설치가 더욱 수월하다. 필즈9은 홀로 떠나는 솔로캠핑에 적격이다.
티피텐트는 주로 겨울철에 많이 사용한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여름철이라고 사용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환기시스템을 갖추고도 메시네트가 거실형 텐트만큼 충분치 않고 사방이 막혀있어 실내 기온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평가
돔형텐트로 시작해 거실형텐트까지 온갖 텐트를 경험한 캠퍼들에게 티피텐트는 일종의 로망일 지도 모르겠다. 야간에 랜턴 하나만으로도 운치를 더해줄 티피텐트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그러나 오가와의 필즈15는 거실형 텐트에 익숙한 캠퍼들에게나 거실형 텐트에 싫증난 캠퍼들에게 주목받을 만한 매력을 두루 갖췄다. 특히 매일 오토캠핑몰을 쇼핑하는 이들에게 필즈15는 스크랩 1순위일 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없는 유형의 것이라 개성을 강조하는 이들에게도 그만이다.


Tip. 티피텐트를 제조하는 업체들
<유럽>
Frisport/ Helsport/ Bison/ Venor/ Sirbisk/ Green Outdoor/ Tentipi/ Cabelas
<중국>
Luxe Outdoor
<일본>
Ogawa

 


# 본 기사는 매거진 <오토캠핑> 5+6월호에 게재 됨

http://www.autocamp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