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건물로 변신한 장수 최대 5일장
장계 5일장(3일, 8일)
선지로 만든 순대가 일품인 ‘가마솥순대국밥’
전북 장수군의 대표 5일장은 장수장, 번암장, 장계장 등이다. 이 중 장계장(3, 8일)은 지난 2006년 10월 국비와 군비 등 총 2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700여 평 대지 위에 시장을 현대화해 외지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장계읍을 가로지르는 장계천 옆에 조성된 장계장은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경치도 그만이다. 장계천 둔치로는 주차장이 넓게 마련돼 있어 외지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장계장을 찾은 날, 날씨가 좋아 덕유산, 백운산까지 한눈에 보일 듯 산바람이 시원했다. 읍내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5일장이 열리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흥정 소리가 먼발치에까지 들렸다.
시장에 들른 시각이 정오 가까이 됐기 때문에 우선 식사를 하고자 장계시장 입구(가장 눈에 띄는) 장계파출소 뒤 가마솥순대국집에 들렀다. 5일장 관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코스인 국밥집. 순식간에 주문해 나온 순대국밥을 바라보니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순대 속 내용물이 선지다.
그리고 돼지 내장 등이 있음에도 돼지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주인장에게 돼지로 만든 국밥 맞느냐고 물어볼 정도다. 통으로 된 들깨 가루를 첨가하니 맛이 일품이다. 상호 만큼이나 가마솥 2개에 장작불을 피워 사시사철 끓여내는 육수가 이 집의 경쟁력이다. 장계장에 왔다면 이 집은 필히 메모해 둬야 할 듯하다.
국밥으로 배를 채우니 장계장의 크기가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장계천 옆으로 약 500m이상 길게 현대식 건물을 올렸다. 천장이 높고 유리로 만들어져 채광도 좋고 비가와도 끄떡없겠다. 그 아래 5일 만에 만난 이웃 점포와 담소를 나누는 상인들의 웃음소리가 3평 남짓한 상점 사이로 정겹게 들린다.
노점은 줄잡아 150여 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비교적 큰 장터다. 서서히 장터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길 심심찮게 듣는 요즘, 군청 지원이 장터 생존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장수군 특산물 두릅나물 유명
이러한 따뜻함과 정겨움 속에서 상인들 속은 꽤 달달하지 않는가 보다. 장계장 입구 오른편에서 의류 잡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계시장상가번영회 김태용 회장은 취재수첩과 카메라를 보고는, “저리 썩 치우라”며 화부터 낸다. 매번 장터 소개를 하면 뭣하냐는 투다. 내용인 즉슨, 군청에서 3년 전 이곳을 개발한다고 현대식 건물로 재탄생시켜주긴 했으나 장계면 인구가 3000명인데 대형마트가 두 곳이나 된다며 재래시장의 미래가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그의 말은 전국 5일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물품들 품목은 대략 엇비슷하다는 것. 사실 특산물이라고는 하나 지자체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개인이 판매 루트를 만들어 홍보하기에 역부족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브랜드가 많긴 하지만 전국 생산화 되어 ‘특별한’ 특산물이라 하기 어렵다. 장계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며 (사)바르게살기운동장수군협의회 오재영 회장이 옆에서 한 마디 거든다.
“그래도 장계에서 유명한 것은 두릅과 곱돌이지요. 장수사과나 장수한우는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군청 지원이 활발해 머지않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실제 장수군에서 채취되는 산나물은 매우 유명하다. 몇 해 전 장수군 장계농공단지 내 입주한 모 업체에서는 일본 홋카이도 식품유통업체와 나물 수출 계약을 맺고 거래중이다. 장수군에서 채취된 산나물이 일본 식탁에 오르는 셈이다.
장계장 바로 옆에 농협 하나로 마트와 대형마트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젊은이들의 출입이 뜸해 5일장의 미래를 점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격 경쟁력은 재래시장이 월등하다. 두툼하게 손으로 정량돼 나오는 나물이나 수산물 등은 정량화돼 있는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이기 때문이다.
장계장을 빠져나와 주위를 둘러보면 높은 건물이 없어서인지 멀리 덕유산과 백운산까지 보이는 듯 이름 모를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장계천과 장수군 방화동가족휴가촌에 들를 예정이라면 장계장 날짜(3,8일)에 맞춰 꼭 들러보길 권한다.
Tip. 장수곱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돌솥비빔밥의 돌솥 원료가 곱돌이다. 장수에는 해발 700m 이상 고원에서 채취한 천연 곱돌이 많다. 장수곱돌은 규소, 망간, 산화칼슘 등이 주성분으로 구성된 화성암의 일종으로 각석암(角閃岩, amphibole) 일컫는다.
한국산 각섬석이 세계적 특산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월등한 화열과 내열성, 원적외선이 발생돼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돌솥밥과 불고기, 전주비빔밥이 한국의 고유음식으로 세계에 알려진 것도 장수곱돌솥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매장량이 적고 고산지대에서 채취돼 운반의 어려움 등으로 희귀성이 있다. 현재 모전자업체는 자사 밥솥에 곱돌을 사용하고 있기도. 장수군에는 과거 10여개 석기 생산 공장이 있었으나 가격이 싼 일반잡석으로 만든 곱돌 제품으로 인해 현재는 2~3개 업체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주소: 전북 장수군 장계면 장계리
찾아가는 길: 방화동가족휴가촌에서 장수읍내 방향으로 국도 19번을 타고 나온다. 장수군청을 지나 계남면 방향으로 국도 19번을 계속 타고 가면 장계면이 나온다. 장계면을 가로지르는 장계천 길가에 위치해 있다.
# 본 기사는 매거진 <오토캠핑> 5+6월호에 게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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