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어려움 없이 곱게만 자랐을 것 같은 외모에 수수한 미소가 아침 햇살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남자 탤런트 감우성. 왠지 그를 보면 부드러운 커피향이 생각난다. 햇살 고운 거리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 91년 MBC 탤런트 공채로 연기 입문
지난 91년 청춘 드라마로 한창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서 미대생으로 출연했던 그를 기억해 내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잔잔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하며 커피 향기처럼 부드러움을 간직한 채 연기생활을 해온 지 벌써 9년이다.
MBC 탤런트 공채로 입사한 감우성은 '우리들의 천국'을 비롯해 '4일간의 사랑', '나팔꽃', '폭풍의 계절' 등에 출연하면서 인기 가도를 달렸다. 그러던 중 96년 MBC 특별 기획 드라마였던 '산'에 출연하면서 연기가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게 됐다.
"네팔에 아마다볼랑이란 산이 있어요. 7,800미터 이상 되는 산이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산에 도착하기 1주일전 부터 트레킹을 시작하여 촬영은 베이스캠프에서 주로 했는데 제가 고소증을 앓아 더욱 잊을 수 없는 드라마가 됐어요. 연기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처럼 해야한다는 것도 그 당시 깨달았구요."
그는 '산'에 출연하면서 많은 선후배 연기자들과 만나게 됐다. 장엄한 산 아래 있는 인간의 초라함을 느낀 탓일까. 며칠동안을 함께 숙박하면서 연기에 대한 충고와 조언도 서슴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또 그렇게 연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반복할 수 있었다.
그는 드라마 '산' 이후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게 됐다. MBC 드라마 '수줍은 연인'과 '미찌꼬'의 드라마와 시청률 1위를 자랑하며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MBC 일일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은 그에게 남다르게 기억되는 작품이 됐다. 사제간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처럼 실제로 경험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그는 "없다"고 대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처럼 배우라는 직업은 여러 가지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최대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그도 배우의 매력에 대해 "일상생활보다 배우생활이 재밌어요. 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 상황에 따라 맞춰가며 넣는 애드립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매력 같아요."라고 밝혔다.
☞ 서울대 미대 출신... 해외전시회 계획중
그는 1970년 10월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3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TV에서 보여지는 그의 인상은 전혀 막내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제 그는 집안에서 막내답게(?) 행동한다고.
그가 서울대 동양학과 출신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연기를 시작하면서도 그랬었지만 '그림'을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에게 '배우'와 '미술가'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것은 어찌보면 '아버지와 어머니중 하나를 택하라'는 식의 어리석은 질문이 될 것이다.
그에게 있어 미술은 여가 생활의 한 방편인지도 모르나 그림에 관한 한 그에겐 커다란 꿈이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욕심이 많은 듯 하다. "그림은 제가 배우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또 평생 기억될 만한 작품을 한가지 해냈을 때 천천히 다시 시작할 겁니다. 어느 정도 연기가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그림에 집중할 겁니다. 이미 해외전시회도 계획하고 있고..."
그는 현재 그림에 전혀 손을 못대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 충분히 만족을 할 수가 없어 연기에 물이 오를 때까진 붓을 놓을 생각이라고. 그런 그에게 그림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술'과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가꾸는 한편 술자리를 통해 대인관계를 원만히 만들어나가고 있다. 워낙 술을 좋아해 예전엔 소주 세네병은 거뜬히 해치웠으나, 현재는 소주 1병도 벅차다고. MBC 탤런트 공채 출신인 한석규와 입사 동기라 무명시절부터 함께 소주잔을 기울인 추억도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기억해 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 했던가. 한석규와 감우성은 어찌보면 분위기가 비슷하다. 국내 통신동호회에 '커피향기'라는 팬클럽을 갖고 있는 감우성과 모커피회사 광고에 출연 중인 한석규는 그런면에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소유자들인 셈이다.
☞ 후대에 길이 남을 영화 출연이 꿈
얼마전 여성용품 광고에 출연하여 장안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도 아마 그의 그런 '부드러운' 이미지 덕분이 아닐까 한다.
"제 이미지가 부드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실제 성격도 어느정도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TV에서 보여지지 않는 부분도 많거든요. 그저 배역에 충실했을 뿐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그런 그의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현재 MBC 새 일요아침드라마인 '눈으로 말해요'에 출연중이다. 그는 일요 아침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유를 '시간의 할애가 용이해서'라고 말한다.
현재 그가 꿈꾸고 있는 것은 후대에 명작으로 남을 만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 "단 한편이라도 좋다"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열의를 내심 비췄다. 실제 그에게 쏟아진 영화 시나리오도 꽤 된다. 지난해 활동이 뜸한 틈을 타 대여섯개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그러나 매우 세심하게 고심한 결과, 아직 마땅한 영화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9년 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방송 제작에 대한 환경은 이제 어느 정도 이해할 만큼 경험을 쌓았다는 탤런트 감우성. 그러나 그의 꿈을 미루어 보아 이제 그를 영화배우 감우성으로 부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제 꿈은 처음도 그랬지만 영화배우예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게 꿈입니다. 정말 후대에 길이 남을만한 명작 하나를 남기는 것 말입니다."
로제화장품 사외보 게재(2000년)
[인터뷰] - 탤런트 감우성
감우성은 한석규와 MBC공채 동기다.
별로 매치되지 않는 두 사람이지만 나름 비슷한 분위기도 있다.
감우성은 당시 인터뷰에 '후대에 길이 남을 작품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에 와서 기억 나는 건, '왕의 남자'다.
이준기가 더 많은 주목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대표작이라 할 만 하다.
서울대 출신이란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감우성.
지금은 뭣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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