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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3~2007]

[기획]사춘기의 性-사춘기 81%, “남녀간의 性이 가장 궁금해요”

[기획] - 사춘기의 性
사춘기 81%, “남녀간의 性이 가장 궁금해요”
고리타분한 성교육 프로그램보다 건전한 이성교제에 더 많은 관심


성 지식이란 성에 대한 가치나 현상 및 남녀간의 생리적 관습과 행동에 관한 사실, 개념, 정보, 관념의 총합을 말한다.
청소년기에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등 신체적 변화가 심하며 그에 따라 성 의식도 발달하는 때이며, 우리 몸에 대한 과학적 탐구와 바른 성지식의 습득이 중요한 시기이며, 이 시기에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성에 눈뜨게 하고 호기심을 갖게 한다.

친구들에게 받는 성 지식... 사회적 공감대 형성 ‘시급’

따라서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새로운 고민, 즉 성과 관련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고민이 어느 정도 심각한 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사실을 외면하기도 한다.
성에 대한 고민은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가장 심각한 고민거리이다. 서울 YMCA와 전국 9개 YMCA 청소년 상담실이 펴낸 7년간 활동 보고서(1984-1990)에 의하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건수 18,317건 중 81%가 성에 관한 상담이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에 관한 상담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성에 관한 지식(성 기관 기능, 생리현상, 임신과 출산)을 문의하고 상담한 것으로, 전체 성 상담의 19.8%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는 사항은 자위행위에 관한 문의(19.4%)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성 심리와 성 욕구(9.4%), 이성관계(7.6%), 직접적인 성 관계(5.4%), 성병(2.4%) 등의 순서로 상담해 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이 학업 및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고민은 전체 상담 중 5.2%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현재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가장 커다란 고민은 성과 관련된 고민임을 알 수 있다.
성에 대한 고민과 문제가 사춘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심각한 고민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민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정책은 현재 매우 미비한 상태에 있다. 성교육이 체계적이고 독립된 교과과정을 가지지 못한 채 실시되고 있는 현재, 학교 교육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지식원이 매우 제한돼 있다.
서울경기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성 지식은 주로 어디에서 습득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가장 많은 수가 친구(34.1%)와 TV(22.6%)이고, 다음이 학교 성교육(9.8%), 비디오 및 음란영화(7.2%), 컴퓨터(6.9%), 인쇄매체(6.2%) 및 부모(2.3%) 순이었다.
성별 분포를 보면 남녀학생 모두 친구와 TV가 주된 성지식 취득원으로 나타났으나 세 번째 취득원에 있어서 남학생은 컴퓨터(13%)이고, 여학생은 학교 성교육(12.5%)이라고 응답했다. 단지 2.3%의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성에 관한 지식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 지식을 또래 집단으로부터 얻고 있다는 조사 연구의 결과는 많은 문제점을 시사해 주고 있으며,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친구들로부터 성에 관한 지식을 제공받고 있는 청소년들이 과연 성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와 또래 집단에게 성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과연 어디에서 성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됐는가 하는 것이 문제로 등장하게 된다.

급변하는 청소년 성윤리관

지난 97년 서울시 교육청에서 서울 시내 12개 청소년 상담센터의 상담실적을 분석한 결과, 중고생 고민의 13%가 성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교부적응(26%), 성적 부진 등 학습 관련 고민(16%) 등 학교와 관련된 문제를 제외하면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가 ‘성문제’인 셈이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은 성에 관해 더 많은 고민을 토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 상담연구소에 의하면 청소년 상담의 내용별 분석 결과, 성관련 문제(37%), 이성문제(21.7%), 학업 진로문제(19%), 교우 학교문제(9.8%), 정서 정신 건강문제(7%) 순으로 나타났다.
‘사랑의 전화’ 인터넷 상담에 의하더라도 청소년들은 성문제(61.8%), 이성문제(24.6%)에 대해 가장 많이 상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대의 성문화는 기성세대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으로 청소년들이 육체적 성장에 비해 의식의 발전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2002년 5월 경찰청과 한국갤럽이 중고생 2,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6.4%가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이들의 첫 경험시기가 17세(39%), 16세(24%), 15세(12%) 순으로 조사된 것으로 보아, 청소년들의 성 개방 풍조와 그릇된 성 의식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에 관련된 부정적 현상은 현재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학교 인구 내지 청소년 집단에서 빈번히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2002년 우리나라 총 범죄 건수 가운데 청소년 범죄가 5.1%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성과 관련된 각종 비행이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 청소년 성 비행 실태를 조사한 한국성폭력상담소 연구보고서에서 각종 무분별하고 충동적인 성 탈선행위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 집단이 갖고 있는 성의 가치관 혼란, 성문란의 보편성 또는 성의 범죄화 경향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진정 올바른 성교육의 방법은 무엇인가

성교육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성교육이란 남성 및 여성간의 정신적 및 육체적 관계를 옳게 하도록 하기 위한 지도 또는 대책을 말한다. 즉, 훌륭한 남녀관계를 목표로 하여 남녀가 제각기 지니고 있는 특성과 역할을 이해하고 상호평등과 존경, 신뢰 및 자기 통제력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성교육은 남녀의 생애 동안 신체적 발달과 변화에 따라 바람직한 사랑과 성을 이루도록 정확한 성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여성개발원에서는 ‘성’과 ‘성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의 성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이다.’ 즉, 동물과는 달리 단순한 본능의 충족이 아니라 인간의 손에 의해 문화적 행위로 자리 잡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 ‘성은 인간관계의 표현이다.’ 사람들은 “성에 관한 한 성욕은 본능이니까 무조건 발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냐하면 성욕은 발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의 더 깊은 인간관계와 애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성은 생리적인 기관을 토대로 자신의 사랑과 상대방에 대한 깊은 배려를 표현하므로 상대방의 심리적인 상태의 고려와 진정한 인격적인 사랑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성행위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전 인간적인 사랑의 표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이다. 또한 성교육은 인간교육으로 인간은 온 몸으로 성적인 존재이다. 인간의 성을 성기에만 국한시켜 설명할 수는 없다. 문란한 성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성기만을 비난하지 않는다.
즉, 성교육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신의 성적 성숙을 바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여 건전한 인격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Tip 1. 우리나라 성교육의 실태
삼국시대부터 고려 말까지는 불교의 영향으로 성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으며, 성에 대한 개방적인 윤리관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교의 관심과 규범이 강했던 조선시대에 이르면서, 조선사회 여성들에게 여필종부, 내외법, 칠거지악 등과 같은 순결이나 정조관념을 일방적으로 강요했고, 8.15 해방이후 서구 문물의 유입으로 성의 자유화가 구가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중등학교 가정 교과에서 여성의 생리 현상에 대한 기초 지식이 교과서에 언급되면서 성교육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1966년 성교육에 대한 문교 방침이 발표되면서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의 필요성과 적합한 교육자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됐고, 실제 양호교사가 여학생을 대상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있었고 특별 개인지도도 있었다고 한다.
1970년대에 와서는 성 개방 풍조가 서서히 밀려오면서 전통 유교적인 윤리관이 붕괴됐고 피임약의 발달과 더불어 향락 퇴폐 산업의 성행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학교 성교육의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1978년에 교육부에서 장학자료로서 순결교육 자료가 만들어졌으나 주 내용은 생활 지도상의 문제 성향이 있는 학생과 여학생의 순결을 강조하는 것이었으며, 성교육이란 용어 대신 순결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러한 순결교육이 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1983년 5월 서울시 교육위원회가 교사용 성교육 지도 자료를 편찬하면서부터이다. 그 후 1993년 교육부에서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초중고 성교육 지도 자료를 배부 지도하도록 했고, 2001년부터는 학교 성교육 활성화 지도지침을 통해 성교육의 연간 계획 수립과 성교육 담당교사 지정과 더불어 10시간 내외의 필수 시수를 확보하도록 했다.
그러나 실제 학습자인 청소년들은 입시교육에 지쳐 단편적인 성교육에 대해 지루해 하고 있으며, 성에 관한 지식보다는 건전한 이성 교제에 관한 내용이 다루어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Tip 2. 외국 성교육의 실태

■ 네덜란드 = 10대를 위해 의무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는 않다. 생물이나 윤리 또는 종교담당 교사들이 성교육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나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은 주로 학교 외에서 이루어진다.

■ 덴마크 = 성교육 교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담임교사가 성교육을 담당하고 성교육 수업의 내용과 범위를 스스로 정할 수 있으며, 덴마크의 교사들은 성교육은 연령 변화에 따라 반복해서 일평생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덴마크 가족계획협회가 운영 중인 피임클리닉도 어린이의 성교육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스웨덴 = 성교육이 가장 오래 전부터 의무화된 나라이다. 1940년대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사를 위한 성교육 지침서 발간을 시작으로 성교육을 의무화했다. 학교 성교육의 목적은 생물학적 사실을 가르치는 동시에, 인격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주는데 있다. 성교육의 특징은 초등학교 초기에 인간의 성과 생리에 대해 철저히 가르치고, 중학교 초기에 실제적인 피임기술을 가르친다.
즉, 스웨덴의 성교육 기본 입장은 우선 성의 현실을 인정하고 한 걸음 앞선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기반이 되는 이념으로 ‘성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생명 본래의 활동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되지 않는 한 어떤 규제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지닌다.

■ 영국 = 정부차원에서 교육 및 고용부(DFEE)를 통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교육 및 고용부에서는 영국의 성교육을 단지 성에 관한 교육으로 한정시키기보다는 이른바 ‘성과 관계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성과 관계 교육은 성과 관계를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청소년들이 신체적, 도덕적, 정서적으로 발달하도록 도와주는데 목적을 둠으로써, 관계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청소년들은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고, 아동기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자신 있게 행동하며, 성인으로서의 삶에 필요한 책임감, 경험을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
성과 관계 교육은 영국 교육정책의 핵심인 개인적, 사회적 건강교육의 틀과 1999년 9월에 시작된 국가교육과정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교육 및 고용부에서는 학교들이 성과 관계 교육의 토대가 되는 개인적, 사회적 건강 교육과 시민권에 관한 전반적인 정책을 시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정책은 성과 관계 교육을 정의하고, 어떻게 제공되며, 누가 그것을 제공하는데 책임을 지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감시되고 평가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부모의 권리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정기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 및 고용부는 모든 초등학교에게 아동들의 연령과 신체적, 정서적 성숙에 맞춰 성과 관계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권장하며, 지도방법에 있어서도 아동들의 발달 차와 잠재력을 고려하며 전체-학급 환경 속에서 어떤 지도방법이 적절하고 부적절한가 하는 틀을 구축해야 하며, 교사들에게도 전체 학급을 대상으로 다루지 못하는 개별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변할 수 있도록 훈련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 독일 = 연방정치 체제이기 때문에 성교육의 문제에 있어서도 연방정부는 주도권만 갖고 있다. 다만 국가기구로서 성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은 헌법재판소로서 여기서는 주학교 성교육의 일반적인 학습 목표에 대한 규정을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지침은 주 교육부에서 제정하도록 하고 지침에 대한 책임까지도 위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성교육을 특수한 교과를 정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물 문학 사회 종교 등 다양한 교과 속에서 실시하고 있다.
부모들은 성교육에 대한 주의 규정에 관해 알고 있어야 하고 수업은 교사에 의해 계획되어진다.

■ 프랑스 = 성교육은 금지돼 있지는 않으나 적극 권장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인 성교육은 교사와 부모 사이의 대화를 통해서 교사나 부모가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현 실정이다. 최근에는 가정의 요구에 부응키 위해 잘 저술된 교과서, 그림책 등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이며 수준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미국 = 인종, 종교가 서로 다른 나라로 지역이나 학교도 그러한 특수성을 반영해 성교육에 대한 태도 역시 학교마다 서로 다르며,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양상을 띠고 있으나 사회교육차원에서 성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다각적인 측면에서 성교육을 다루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학교에서의 성교육을 주 교육청에서 결정하며, 보다 구체적인 시행에 관한 사안들은 하위 수준의 교육 구에서 자치적으로 결정하고 있는데, 청소년의 혼전 임신율, 유산율, 분만 율이 증가함에 따라 각 주마다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성교육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기구인 SIECUS는 의사, 사회학자, 교사, 법관, 편집자 등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이 기구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자문, 간행물의 발간, 강연 등으로 성교육을 전개하고 개인이나 단체의 자문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일본 = 학교교육, 즉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습 지도 요령에는 성교육의 교과나 단원, 몇 학년에서, 어떤 내용을 몇 시간 지도한다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성교육 실시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으나 최근에는 범죄 예방적 차원에서도 성교육에 대한 과심이 높아지고 기본적인 관점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도 과거의 성교육은 곧 ‘순결교육’이었으나, 경제사회의 발전과 성 저널리즘의 범람으로 사회문제화 되고, 성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각 방송국과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교육의 내용, 범위에 대해서는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생활 속에서의 성의 위치를 생각하면서 적극적인 성교육의 방향을 접근하고 있는 추세다. 즉, 순결교육 차원의 보수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성교육에 접근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