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다친 사원 위해 도시락 제공한 ‘휴머니티 레스토랑’
연일 눈부신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앙연구소 사내 식당을 찾아간 날, 유리 벽면은 더욱 빛이 났다. 안으로 들어서니 지난해 리모델링 한 모습이 단정하다. 주홍색 의자에 후리지아 꽃으로 단장한 테이블은 여느 레스토랑 못지않은 폼이다.
이 곳의 책임자인 조봉행(45) 조리실장은 벌써 8년째 터줏대감으로 이 곳에서 요리 관장을 한다. 이정화(27) 영양사는 신세대답게 톡톡 튀는 메뉴를 개발하느라 하루가 짧을 지경이다.
중앙연구소의 사내 식당을 이용하는 사원 구조는 우리 회사 다른 사업장과 조금 다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연수원과 함께 이용하다 보니 230석 규모의 식당이 연일 만원사례다. 다소 초과되는 인원이 있어 항의(?)를 받기도 하나, 품질 면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도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다.
조실장은 새벽 5시 출근이다. 저녁 7시까지 풀타임으로 이뤄지는 배식 시스템은 느슨할 수 없다. 이씨는 육류, 수산물 등 조식부터 석식까지 책임지고 식단을 짜야 하는 관계로 겹치지 않는 메뉴 설정이 관건이다.
이러한 이씨에게는 남다른 기억이 있다. 예전에 다리를 다쳐 도시락을 만들어 제공했던 적이 있다. 또한, 채식주의자인 인도인 1명을 위해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카레 등을 만들어 줬던 기억도 새롭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씨의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줄줄이 새어나왔다. 조실장은 이에 뒤질세라, 임신부를 위해 매일 우유 한 개를 별도로 제공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옆에서 거든다.
모두가 사원을 위하는 마음, 그것이다. 기자가 찾아간 날이 ‘블랙데이’인 관계로 뭔가 특별한 메뉴가 있을까 싶어 물었는데, 자장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하는 이들이 많아 만들지 않았다고 귀띔한다.
맛과 함께 중요한 것이 바로 음식의 색상이다. 고추 하나를 볶더라도 ‘색의 조화’를 염두에 두는 조실장.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도 100% 만족한 적이 거의 없다는 조실장에 비해, 이씨는 일반 레스토랑에 가면 식단 구성에 대해 토의하는 ‘직업병’을 버리지 못하는 입사 2년차 새내기 영양사다.
모방송국의 요리 드라마 방영 이후, 각종 이벤트를 열기도 한 중앙연구소 사내 식당은 총 19명이 6명씩 1일 2교대로 움직인다. 음식점을 지나갈 때 맛있는 냄새가 나면 무의식중에 고개를 돌려 어떤 음식인가 살펴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중앙연구소 사내 식당의 바람은 바로 그것에 있었다.
Tip 이정화 영양사가 전하는 다이어트 비법
뭐든 잘 드셔야 해요. 굶으면 단기적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이진 못하죠. 아침은 거르지 말아야 하는 걸 명심하세요. 굳이 다이어트 효과를 크게 보고 싶은 분은 저녁을 7시 이전에 적게 드셔야 합니다. 육류와 라면 같은 음식은 비만의 지름길인 것, 잘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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