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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설문조사] - 전문점의 조직화 (가격 안정화 노력)

[ okGGM 일반기사 ] 
2명의 1명 꼴 가격 안정화는 “남의 일”
가격 문란한 상권 대체로 대화 안해

    

☞ 가격 안정 필요성에 대해 “끄덕”


전국의 화장품전문점들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인근 매장간에 얼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답은 NO이다.


전국의 화장품전문점 500여곳을 대상으로 본지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매장 점주들은 ‘할인율 조정을 위해 가끔 대화한다’는 응답이 253명(50.6%)으로 가장 많았다. 가끔 대화하는 수준도 어느 정도인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놓고 보면 ‘일정선까지 할인은 상호 묵인한다’는 126명(25.2%)의 대답은 자연스럽게 수긍이 간다.


가격 조정이 잘 안되고 있다는 38명(7.6%)이었으며, 상호 무시하고 있다란 응답도 24명(4.8%)나 됐다. 반면, 정가를 위해 상호 자주 교류한다는 대답은 59명으로 11.8%에 그쳤다.


가격 문란으로 널리 알려진 상권의 경우, 매장 간 대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원수’지간으로 여기며 상호 불신의 벽을 점점 쌓아놓고 있을 뿐이다. 가격문란한 지역을 통털어 대화없는 공간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본지 기자들이 전국의 상권을 돌아본 결과에 의하면 대체로 ‘그렇다’고 잠정 결론지을 수 있다.


현재 가격 할인을 하지 않는 전문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하지 않으면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 종로구의 모화장품전문점주의 경우, “가격 안정은 필요하다”며 “인근 매장간 서로 대화가 없지만, 이는 하루빨리 타개해야할 문제”라고 대답했다. 가격 안정화를 필요로 하고 있고, 이를 위해 누군가가 나서길 바라면서도 자신은 뒷짐지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방판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 할인은 이제 예사로운 행사가 됐다. 이벤트를 겸해 각종 사은품을 조달해도 가격 파괴점에는 속수무책인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매장마다 고객에게 더 많은 할인율을 내세우며 고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가격이 파괴되면 마진이 적어지고 마진이 적어지다 보면, 결국 메이커 측에서 판매 단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것. 고객 몰래 용량을 줄이면서 실제 판매가를 높인 것은 비단 화장품만은 아니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시판 시장에 맞는 전용 브랜드가 출시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가격 할인은 무한 경쟁 시대에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 장기적 안목으로 브랜드 파워 높여야


경기도와 경북, 충북, 강원도 지역은 비교적 매장간 조율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남과 전북은 매장간 상호 무시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도와 충북 지역은 “가끔 대화한다”는 의견(24명, 23명)과 “묵인한다”는 의견(20명, 18명)이 엇비슷하게 집계됐다. 화장품전문점주들은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상호 조합을 설립해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판매자가격표시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현재, 이를 지키고 있는 매장은 거의 없어 보인다. 상권이 비교적 안정된 지역에서도 경쟁 차원에서 할인을 하고 있고, 단골 고객에게는 프리미엄으로 더 많은 할인을 적용시켜 제살을 깍아먹고 있는 실정이다.


방판 제품이 시판 시장에서 공공연히 판매돼 가격 문란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고, 오픈 매장의 활발한 성장세가 시판 시장의 가격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장품전문점이 몰려있는 유흥가와 대학가 등의 상권은 타 지역보다 더욱 심한 가격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본지의 상권 분석 기사에서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이들이 앞장서 가격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충고의 메시지도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은 없을까. 메이커는 메이커대로 전문점을 살린다며 캠페인을 펴고 있고, 전문점은 나름대로 의식 개선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점주들은 장기적 안목으로 보다 많은 고객이 시판 시장에 나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바로 앞의 수익을 위해 제품을 무조건적으로 싼값에 판매하면, 메이커는 메이커대로 ‘브랜드 파워’를 잃을 것이고, 이는 메이커들의 무분별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져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를 생산하지 못하게 됨과 동시에 소비자 구매 패턴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단 한번 덤핑과 가격 파괴 제품으로 인지된 제품이 다시금‘고품격 브랜드’로 거듭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주간 코스메틱 게재(2002년 4월)
[설문조사] - 전문점의 조직화 (가격 안정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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