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한국과 프랑스의 화장품 시장 현황
2.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 - 국내 화장품 산업 5조원에 육박
☞ 인터넷·수입제품 등 홍수로 국내 기반 '위축'
한국의 화장품 역사는 이제 50여년 됐다. 한국전쟁이후 시골 장터에서 북과 장구로 발을 동동구르며 팔았다는 '동동구리무'에서 시작된 한국의 화장품 역사는 유럽의 그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그만큼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액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국내 화장품 생산은 연간 10∼17% 이상 늘어나고 있다. 수입은 연간 50∼100% 증가해 고급품 시장을 대표하는 백화점과 방문 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약 25%, 45% 증가했다고 전한다. 업계 1위 태평양은 화장품 분야 매출에만 지난해 21.5%의 성장률을 보였고 LG생활건강과 한국화장품 등도 수익성 높은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하며 매출액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2000년 대한화장품공업협회가 집계한 국내 화장품 업체는 178개로 나타났다. 지난 97년 130여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국내 화장품 시장도 매우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화장품 시장 규모은 3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수입화장품이 전체 약 30%에 이르는 1조6000억원에 달하지만, 날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백화점 1층은 화장품 유통망의 관례상 수입사들이 차지한 지 오래며, 국내 화장품들의 유일한 유통 채널이었던 시판 시장도 날로 쇠약해져 가고 있다.
전국 1만2864개(주간 코스메틱 집계, 2001년 10월 기준) 화장품 전문점들은 최근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과 방문 판매 시장의 활성화, 홈쇼핑의 발전 등으로 인해 극도로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화장품 전문점의 개수는 지난 90년대 80%에 육박하던 것이 현재 38%로 줄어들었으며, 방문판매가 20%를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5%)과 홈쇼핑(3%)의 점유율이 현재는 미미하지만 향후 유통 채널의 다변화로 인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유통 채널의 다변화는 국내 화장품 산업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시판 시장이 약화되면서 화장품 회사들은 방문 판매 전용 브랜드들 속속 출시하고 있다. 시판 시장만을 공략했던 회사들도 방문 판매를 서둘러 진출하는 등 마케팅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데다가 인터넷 쇼핑몰이 2000여개로 늘어나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큰 고민에 빠졌다. IT기술에 따른 정보화 시대에 발을 맞추느냐, 전통 유통 채널인 화장품 전문점을 고집하느냐에 따른 고민은 현재 화장품 업체들의 최대 이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화장품 유통 시장 가격 문란의 최대 원인도 인터넷에 있다는 말도 종종 나돌 정도다.
또 하나 국내 화장품 산업의 이슈로 꼽을 만 한 것이 바로 기능성 화장품의 등장이다. 국내 화장품 회사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미래 화장품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능성 화장품은 지난 2001년 2월 탄생했다. 지난 2000년 화장품 법안이 마련되면서 국내 최초로 태평양과 LG생활건강에서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됐다. 지금까지 약 500여개의 품목이 출시된 기능성 화장품은 자외선 차단제와 미백효과제, 주름개선제 등 크게 3가지로 나뉘며 업체의 '효자 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품 회사들은 이러한 기능성 화장품 승인 제도가 선진국의 그것과는 거리가 먼 정책이라 비난하기도 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국의 제도는 정부의 사후관리에 중점을 둬 우선 제품을 시판한 뒤 검증을 받게 돼 있으나, 국내 제도는 그와 정반대로 정부의 사전관리제 체제로 이뤄져 있다"고 말한다.
얼마전 EU가 통상압력을 넣었던 것도 바로 기능성 화장품과 관련된 것이었다. 유럽의 사후 관리 체제는 수출입이 매우 자유로울 뿐 아니라, 정부의 심의도 시판 이후에 이뤄져 업체 입장에서는 매우 수출입이 용이했다. 그러나, 국내 화장품 제도는 그렇지 못해 외국 화장품 회사들의 국내 진출이 종종 발목을 묶여 어려움을 겪는데 따른 EU의 요구였던 것이다.
현재 기능성 화장품 심사 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자외선차단제 등 26개 항목에만 성분 승인을 해주고 있는 처지다. 이렇다보니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들이 승인 기간인 2∼3개월을 방치됨으로써 경쟁력을 잃고, 승인됐다고 하더라도 허위·과대 광고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능성 화장품이 최고인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오인하게 만들어 '기능성 화장품'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능성 화장품 승인 제도는 오는 7월 1일 시행 예정인 제조물 책임법(PL법)과 맞물려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전관리와 사후관리의 영역이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명칭도 세계 유일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마땅한 글로벌 브랜드가 없어 국내 화장품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경고한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한 잡지가 조사한 지난해 세계 화장품 시장은 100조원이며 이 중 로레알이 15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화장품 100대 기업 중 5개사 만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상위 3개사인 태평양과 LG생활건강, 코리아나만이 평균 성장률에서 15.7%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지만, 5개사를 합친 전체 매출액이 1조8253억원으로 10위에 랭크된 일본의 가네보(2조8400억원)의 6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20여개 화장품 회사들의 매출액을 모두 합계해도 일본의 1개 업체만도 못하다는 결과다. 그나마 태평양이 8997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보다 3계단 상승한 29위에 올랐을 뿐이다.
글로벌 브랜드의 부재를 없애기 위해 태평양은 올초 'AMORE PACIFIC'이라는 브랜드를 내놓고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실제 태평양은 향수의 본거지인 프랑스에서 '롤리타 렘피카'란 향수 브래드를 런칭해 지난해 8월 프랑스 향수시장 점유율 2.4%를 차지하며 5위에 올라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5월 화장품 연구개발 업체인 한국콜마 역시 프랑스 피에르 파브르에 35만달러어치의 화장품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마스카라의 경우 수년간 외국산 제품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본사에서 수년간 한국 여성의 속눈썹 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신제품을 내놓아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반세기 밖에 되지 않는 한국의 화장품 역사는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과 세계 시장 진출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전과 현실에 맞지 않는 국내 화장품 제도, 날로 커지는 수입화장품의 시장 점유율, 수입 제품에 맞서기 위한 한국인에 맞는 제품 출시 등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의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월간 비즈니스저널 게재(2002년 4월)
[경제] - 한국과 프랑스의 화장품 시장 현황(2)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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