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부평역 지하상가 하루 유동인구 5만여명
지상과 지하 상권 매출액 큰 폭으로 차이나
인천 최대의 상권을 들라면 부평구 부평동에 위치한 부평역의 지하상가를 꼽을 수 있다. 하루 줄잡아 5만여명의 유동인구가 쏟아져 총길이 2km 정도의 지하상가에 15개의 화장품 전문점들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하상가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99년 오픈한 부평역의 롯데 마그넷과 부평동 아파트 단지 내의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화장품 매출은 그리 크지 않다고 전한다. 화장품에 국한된 분석이지만, 부평역 부근의 재래 시장을 비롯한 지상 상가들도 지하 상권의 30%에도 못미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부평역 지하상가의 성격은 어떨까. 왜 대기업들의 유통망이 힘한번 써보지 못하고 줄줄이 물러서는 것일까. 그 구조와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본다.
☞ 주변환경
인천광역시의 최대 상권이라 할 만한 곳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부평구 부평동의 부평역 부근과 남구 주안동의 주안역 부근, 그리고 제물포역에서 동인천역으로 이어지는 동구의 상업지구가 바로 그곳이다. 부천시는 부평역에 맞먹는 상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속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빼기로 한다.
인천 최대 상권이라는 부평이 커진 이유는 뭘까. 부평역 부근의 주택 구역과 교통 상황을 살펴보면 쉽게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99년 부평역 철도청의 지하철 1호선과 인천지하철 1호선이 교차되면서 거대한 상업지구를 형성케 됐다. 이미 산곡동·부평동 등 주변 아파트 단지와 부평역 부근에 금융 및 증권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상황이지만, 서울과 인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건널목이 없는 지하상가를 아침과 저녁, 서로 교차하며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이 현재 신포동 일대에 상가를 개설함으로써 상업권을 형성됐다. 8·15광복 이후에는 인천을 중심으로 하는 인현동·신흥동이, 1970년대에는 부평구 부평동이, 1980년대에는 남구 주안동과 남동구 간석동이 각각 새로운 상업중심지가 되면서 현재는 경인철도를 따라 상업·업무지구가 고루 발달해 있다.
2000년 현재 업무·상업 기능이 내륙의 남동구·남구·연수구·계양구·부평구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1993년 시장 76개,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시설 7개소가 성업 중이었으나, 2000년 현재 107개의 시장과 백화점 7개, 쇼핑센터 3개 등이 분포돼 있다. 도매기능의 상당부분은 서울특별시의 상권으로 흡수되어 있는 상황이다.
LG 생활건강 인천지점의 김은정 선임은 “지상과 지하의 상권을 비율로 나누면 2:8정도가 될 것”이라며 “길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지역과 상업지역이 확연히 구분돼 있는 구조상 지하상가는 시민들의 교량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유동 인구가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상권특징
1. 지하상가 호황 VS 지상상가 울상
부평역 지하상가에 입주해 있는 화장품 전문점은 화장품세상, 뷰티뱅크, 솔우사, 뷰티라인, 스마일, 뷰티 갤러리 등 총 15개에 달한다. 부평역이 신축하면서 개장된 신지하상가와 현재 공사중인(11월말 완공) 구지하상가가 부평로를 따라 지하에 확연히 구분돼 있다.
지상 상권은 부평로를 사이에 두고 우측은 부평역부터 부평구청까지 이어진 재래 시장 등의 상업 지역이 있고, 좌측은 아파트 단지내의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의 대형 유통망이 형성돼 있다. 부평 시장 내의 화장품 전문점은 줄잡아 10여개. 지하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해 있어 더 많은 화장품 전문점들이 분포돼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2. 소비자층이 다양하다
서울에 근접해 있기도 하지만 부평의 소비자층은 매우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부평역 부근에는 금융 및 증권사들이 여럿 입주해 있고, 효성동에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이, 갈산동과 부평동, 산곡동 등지에 많은 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10대부터 20∼30대 여성들은 등학교 및 출퇴근을 위해 부평 지하상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부평역과 연계한 버스정류장들이 모두 지하상가를 통과하게 돼 있어 더욱 소비자층은 두터울 수밖에 없다.
3. 유흥 문화 발달
부평역과 주안역, 동인천역, 제물포역은 인천내에서도 유흥 문화가 매우 발달한 곳이다. 특히 부평역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인천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어 서울과 인천 시민들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요충지로 작용한다.
유흥 산업의 발달과 화장품 전문점의 매출 상승이 무관할 듯 보이지만, 부평을 처음 방문하는 타지역 고객들도 화장품 전문점이 늘어서 있는 부평역 지하상가를 지나칠 수밖에 없어 매출의 차이는 자연스레 이뤄진다. 결국 유흥 문화의 발달은 유동인구가 많아진다는 결과를 낳게 돼 지하와 지상의 상권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4. 카운슬러가 많다.
부평역 지하상가의 화장품 전문점은 평균 7∼8평 크기로 조성돼 있다. 전문점마다 다르지만 작은 공간에 카운슬러는 대략 3∼4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많은 고객을 동일시간에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매출의 급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전문성을 겸비한 카운슬러들의 피부 상담은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해 ‘유동인구가 많아 단골 손님이 없다’는 통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 문제점/ 전망
부평 상권의 최대 문제는 가격 파괴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타 지역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이들의 가격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 상권이 거대해짐에 따라 전문점마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면서 더욱 심화됐다.
전문점들은 각기 개성을 내세워 20∼30%를 DC 해주며 고객을 유치하고 각종 사은품으로 고객들의 눈을 끌고 있다. 가격 파괴는 곧 '공생의 파괴'를 의미하지만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월평균 매출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부평역 부근의 한 전문점 업주는 “화장품 전문점간의 경쟁을 하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차별화된 서비스와 부평 지역의 상권을 공생시키려는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주차 공간이 없고 점포 임대료가 매우 높다는 것도 이 지역만의 특색일 수 있다. 주차장이 없어 인근 롯데 마그넷이나 지상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고객들은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점포 권리금이 ‘억’대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향후 부평역 지하상가내 2∼3개의 화장품 전문점이 개업할 것이라고 한다. 흥함이 있으면 멸함도 있듯이 목이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한 점문점은 소리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부평역 지하상가는 서울 유명 상권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바로 이 지역의 상권을 유지·발전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대리점을 운영했다는 어느 점주는 “아파트 단지내의 대형 백화점과 재래시장 내의 소규모 점포들의 즐비하지만 지하 상권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뒤 “지하상가는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부평구청을 넘어서지 못하고 부평역 부근에 집중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인천시는?
경기도 중서부에 있는 광역시.
면적 : 958.24㎢
인구 : 252만 4251명(2000)
인구밀도 : 2634명/㎢(2000)
가구수 : 80만 9671(2000)
행정구분 : 8구 2군
시청 소재지 : 인천 남동구 구월동 1138
시의 꽃 : 장미
시의 나무 : 목백합
시의 새 : 두루미
주간 코스메틱 창간 5주년 특집호 게재(2001년 10월)
[기획특집] - 전국 상권 분석 : 인천 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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