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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화장품에도 '트렌스젠더' 바람

[ okGGM 일반기사 ] 
화장품에도 '트렌스젠더' 바람
남녀가 서로 바꿔 사용 … 전체 10% 이상
   

☞ 활동량 많은 여성, 남성 화장품 사용 증가


최근 사회적으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이 서로 화장품을 바꿔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미 의류나 제화 등은 남성과 여성의 벽이 허물어진지 오래다. 여성이 남성용 신발을 신고, 남녀 공용의 'Free size'의 의류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른바 '성전환' 사례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트렌스젠더' 경향은 미백화장품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기미, 주근깨 등 잡티와 검은 피부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여성을 대상으로 출시된 기능성 화장품인 미백 화장품의 판매가 늘고 있는 것. 피부 문제로 고민하는 남성들은 피부를 깔끔하게 정돈해 주는 이러한 화장품을 사용해 효과를 보고 있다.


3개월에 한번 정도 미백화장품을 구입한다는 회사원 김모씨(32)는 "여성용 화장품으로 인식돼온 것이라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했으나, "면접 등 입사 때 검은 피부로 고민을 많이 해왔던 터라 사용하게 됐다"고 사용 동기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성들도 남성용 화장품을 즐겨쓰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골프, 수상 스포츠 등을 즐기는 활동파 여성들이 여성용 화장품에 만족치 못하고 남성용 화장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용으로 개발된 DKNY, 토미 프리덤, CK 향수 등 스포츠 화장품 및 향수제품을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화장품 전문가들은 "여성 가운데 피지 분비량이 많고 음주, 흡연, 스포츠 등 활동파 여성들이 늘면서 남성 화장품 매출이 늘고 있다"라며 "이러한 활동파 여성들은 남성용 제품을 써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명동의 화장품 전문점에는 남성용 화장품에 대해 물어오는 여성들이 늘고 있으며, 하루 평균 70∼80개 이상씩 남성들이 미백 화장품을 찾는다고 한다.


서울 명동의 한 화장품 코너 점주는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된 후 남성들이 여성 화장품의 기능과 효능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라며 "기능성 화장품의 일일 매출량 중 10% 이상이 남성들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구별된 고정 관념이 여러 곳에서 파괴되는 사회 분위기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닌 듯 하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남성도 여성 못지 않은 피부를 갖고 싶어하는 '미적 추구'는 마찬가지일까. 좀처럼 이러한 트렌스젠더 경향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주간 코스메틱(2001년 7월 16일)
[이슈] - 화장품에도 '트렌스젠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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