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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월드컵1]경제적 파급효과 총 11조원 예상

[ okGGM 일반기사 ] 
경제적 파급효과 총 11조원 예상
기업들 마케팅 격전지... 홍보효과 수치 계산 불능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남자농구 시상식.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등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미국 올림픽 남자대표 농구팀의 선수들은 아디다스사의 마크가 찍힌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 이유는 나이키 등 이미 개인적으로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 결국 선수들은 유니폼위에 미국 국기를 망토처럼 두르고 나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스포츠 마케팅이 순수 스포츠 행사에까지 얼만큼의 영향을 미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 35만명 고용창출... 실업률 하락 기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28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경제적 파급효과' 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2 한일월드컵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국 경제에 미칠 경제적 효과는 총 11조4,797억원이며 약 35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가가치는 5조3,357억원으로 추정되며, 연인원 78만9,826명의 외국인이 월드컵 축구 대회를 관람하고, 숙박 및 교통, 음식값 등의 관광비용으로 6억3600억달러(약 6천825억원)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집계가 가능한 금액일 뿐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전세계에 알리는 홍보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개최에 따른 이익은 엄청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예를 들면, 국가 및 기업이미지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나 전통문화 및 자연경관 소개를 통한 관광수입의 증가, 스포츠 마케팅 등 유관산업의 활성화, 지방 개최도시 홍보 및 기반 기업들의 국제적 영업활동 혜택 등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로 여겨진다.


위의 보고서 결과만 보면 월드컵 대회 자체만으로는 흑자 운영이 어렵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책정한 대회 재정 규모는 총 4천억원으로 운영비 3천702억원, 예비비 298억원를 따져보면 4천억원 이상의 수익만 올리면 대회 흑자 운영은 가능하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외에도 월드컵 대회는 국가적으로 정치 외교상의 큰 의의를 두게 된다.


국가 이미지 쇄신을 통한 한국의 위상 제고는 외환위기로 훼손된 국가와 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역사적으로 얼룩진 한일 관계는 공동의 목표 달성이라는 매리트를 두고 서로 노력하게 돼 있어 미래지향적 입장에서 보면, 실질 협력의 토대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쉽게도 남북 공동 개최가 무산되긴 했지만 남북한의 실질적 이해 및 협력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대회 기간 전세계 600억명 시청 예상


지난 96년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 시청자 수가 160억 명이었던 것에 반해 98 프랑스 월드컵은 그 숫자의 두 배가 넘는 370억명으로 나타났다. 월드컵 조직위 관계자는 "2002 월드컵때는 총 600억명이 대회기간 동안 TV 앞에 앉아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파급효과로 프랑스는 98년 월드컵 당시 주가도 97년보다 45%나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기업들에겐 2002 월드컵이 '찬스'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로컬'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를 '글로벌화'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주도하기라도 하듯,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 5월 월드컵 대표팀의 사령탑인 히딩크 감독을 모델로 내세웠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염워하는 국민들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히딩크 감독을 내세워 'Just one 삼성카드'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전초전으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 개최지인 수원, 대구, 울산 등에 차량 전시장과 임시 영업 부스를 운영,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이와 함께 해외 홍보 대사로 브라질의 축구 스타 히바우두와 호나우도, 독일축구의 영웅인 베켄바워 중 한 명을 2002년 월드컵 현대자동차 홍보대사로 임명할 계획에 있다. 이 밖에 현대자동차는 유로2000 축구 대회를 후원하며 인지도 면에서 10%의 상승효과를 보며 최소 2억 달러 이상의 효과를 냈다.


LG전자는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호주와 프랑스 대표팀의 후원자로 나서 대표팀 운동복에 자사 마크를 넣었다. 또 최근 한국 축구 대표팀 공식 후원 계약 체결식을 갖고 2003년 2월까지 총 1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자분야 단독 스폰서인 LG전자는 월드컵, 올림픽, 청소년여자대표팀 등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로써 국내 모든 행사에 전자제품 광고 및 홍보, 판촉 등에 관한 독점 마케팅 권한을 확보했다. 오는 7월 국민은행과 합병, 세계 60대 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될 주택은행도 월드컵을 통해 총 3천억∼4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회사인 현대해상 역시 월드컵 마케팅 덕분에 올 시장점유율이 0.2% 정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고객초청행사 등 구체적 마케팅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렇듯 수천만 달러를 ISL(스위스마케팅사)에 권리금으로 지불한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등 월드컵 공식파트너로 선정된 국내 기업들은 월드컵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월드컵 스폰서 비용이 대략 수백억원 이상 들어가는 데도 기업들은 투자액의 수십배에 달하는 광고효과를 낼 수 있는 월드컵 대회를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게 아니다. 한국 기업들의 월드컵 마케팅 수준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캐릭터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은 일본에 크게 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이 몇몇 대기업에 치중돼 있는 상황 또한 우량 중소기업들의 월드컵 관심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제 '물건만 잘 만들면 된다'는 식의 아날로그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월드컵 특수를 체계적이고 장기화하는 전략을 세워 정부와 기업이 각각 국가와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월드컵 특수... 부작용 또한 만만찮아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이 월드컵 마케팅을 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지난 5월 '2002년형 누비라2'를 출시하면서 '챌린지 월드컵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하면 할부 이자를 면제해 주는 일종의 월드컵 관련 마케팅인 것.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공식스폰서인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공식 스폰서가 아닌 대우자동차가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펴는 것은 지적 재산권 침해 행위"라며 "항의 공문을 보내고 법률 사무소와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대우자동차 관계자는 "보통명사나 다름없는 '월드컵'이라는 단어조차 못쓰게 하는 것은 과장된 과민반응"이라며 "업계 선두주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소규모 라이터 회사에서 내부에 축구 선수가 슛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넣어 제조하는 등 월드컵 관련 특수는 비단 공식스폰서들만의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월드컵 특수와 관련해 이익을 노리는 업계의 마케팅 전략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FIFA가 선정한 공식 스폰서 11개 품목 12개 사는 4년 동안 FIFA가 주관하는 6개 국제대회에서 독점적인 광고 판촉 활동을 벌일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을 통해 자사 이미지를 전세계에 심어주려는 기업은 수백억원을 내고서라도 공식 후원업체가 되려고 한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라는 이미지 제고에 일종의 투자비로 사용하며 홍보 수단을 스포츠와 결합시켜 최고의 효율적인 효과를 얻으려는 의도다.


그러나, 월드컵이 가져 올 경제적 파급효과만 머릿속에 잠재워 둬선 안된다. 사회 문화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기회인 것이다. 그러려면 첫째로, 사회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여 지역과 계층간의 반목과 불신을 없애 전국민을 결속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한국의 관광 및 문화자원을 보다 널리 알려 세계 속에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 개최국 답게 축구 발전에도 기여해 월드컵 대회 5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축구 강국의 이미지를 실현해 나가는 것도 큰 과제라 할 수 있겠다.


월간 비즈니스 저널 게재(2001년 7월)
[기획특집] - 월드컵 (+)(-) 경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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