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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2000 부천영화제]메가토크 - '충무로에서 여성영화인 되기'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해야"
메가토크 - '충무로에서 여성영화인 되기'
 
 
     지난 17일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열린 '충무로에서 여성영화인 되기' 행사에는 여성영화인 모임의 회원들과 부천영화제 조직위원회장을 비롯, 유지나 심재명, 이미례, 김윤희, 이혜은 등 쟁쟁한 여성 영화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동국대 유지나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여성으로서 영화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 여성팬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이미례 감독은 인사말에서 "비교적 영화계가 여성 차별이 적은 편"이라며 "그러나 70년대 후반에 시작된 나의 영화인생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회고했다.


다음은 관객과의 Q&A 내용.


☞ 영화계에 종사하면서 여성차별을 느끼는 때는?


이혜은(영화배우) : 여성 캐릭터가 부족하다. 개런티 문제도 그렇고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활동할 수 없는 여건이 반복된다. 29세이후에 사라지는 여성인력은 과연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여성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 여성을 위한 영화 촬영 현장에 이동육아방을 설치하는 건 어떤지?


유지나(평론가) : 기발한 아이디어다. 육아가 왜 여성만의 문제로 됐는가. 이런 이데올로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심재명(명필름대표) : 절박한 문제다.


☞ 영화속의 성과 현실의 성은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가? 특히, 혼전순결에 대해서.


이미례(영화감독) : 인간은 3살때부터 성적 호기심이 유발된다고 한다. 성과 관련된 판단과 기준은 개개인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각자에게 일임함이 좋을 듯 하다.
유지나 : 한국은 여성의 성이 너무 신비화 됐다. 남성은 그렇지 않은데 여성에게만 국한된 신비러움이 우리 성문화를 그렇게 만들어 가는 듯 하다.


☞ 한국 영화에서 여배우는 남자 주인공의 보조적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개선의 여지는 있는가?


이혜은 : 동감한다. 그것 때문에 고민한다. 스타가 아니더라도 연기력 뛰어난 여배우들이 많은데 그런 배우들이 사장된다. 여배우를 부각시키고 여성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감독과 배우의 부족이 문제다.


 ☞ 현장에서 남자들과 일할 때, 여성의 힘이 느껴지는가?


김윤희(촬영감독) : 여성이어서 남성스탭과 일하는 게 어떤 때는 더욱 수월하다. 디테일한 부분은 여성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여성과 남성 스탭들과의 조화는 잘 이뤄지는가?


심재명 : 우리나라 영화계의 여성인력은 조명(20%), 촬영(10∼20%), 연출부(30∼40%) 정도지만 분장이나 헤어분야에는 여성 스탭 비율이 매우 높다. 이렇듯 여성은 각자 스스로가 연대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 현재 '여성 중심의 워크샵'을 진행중이므로 많은 참여를 바란다.


☞ 왜 여성영화는 항상 페미니즘으로 흐르는가?


유지나 : 스펙트럼이 넓다. 최근의 전략은 남성을 포용하는 것이다. 백인 사회에 흑인이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쉬울까. 여성들의 영화라 불리는 것들이 모두 페미니즘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다양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들은 "여성 자신이 자신을 평가절하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주문했다. 여성은 양성적 성격을 가져야 영화가 성공하는데 한국의 여성들은 자신의 헤게모니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김윤희씨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갖고 소극적 자세를 탈피하는 것이 영화계에서 여성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7월)
[2000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 메가토크 - '충무로에서 여성영화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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