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패션오브 크라이스트를 본 지는 꽤 됐다. 범죄의 재구성은 어제 봤고. 그런데 오늘 글을 올리는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다. 영화평 제대로 하나 올릴 시간도 없다니... 참.
범죄의 재구성은 우선 외화 '이탈리안잡'을 연상케 했다. 헐리우드에서 많이 봤던 포맷이다. 최동훈 감독은 영화 '눈물' 조연출 출신이라고 한다. 전혀 이 영화와 코드가 맞지 않는 듯 한데, 제법 쏠쏠하게 만들어 냈다.
백윤식의 연기는 빛이 난다. 박신양도 이전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이문식은 여전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 염정아를 좋아하지 않아서 여자 배역에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스토리가 매우 좋아 넉넉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한국에도 이러한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우선 박수를 보낸다. 2시간 가량 지루하지 않았다. 졸린 가운데 극장을 들어섰으나, 나올 땐 전혀 그렇지 않았으므로.
반전의 반전. 외화 '아마겟돈' 처럼 뭔가 특출한 인물들을 끌어모아 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시놉시스는 일반인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것 중 하나다. 범죄의 재구성도 그러한 포맷을 맞췄다. 그러니 현재 대박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선 한국은행을 소재로 해 은행측으로부터 제작 초기 큰 '압력'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영화는 보란 듯이 만들어졌다. 사기와 얽힌 은어들이 줄줄이 등장해 보기 전 팜플렛을 꼭 보길 권한다. 뭔 소리인지 알아들으려면 그리 해야 한다. 크크.
마지막 대사가 압권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두려워하는 지만 알면 사기는 이뤄진다"는... 뭐 그런 말. 사기꾼들의 삶을 그린 영화가 비단 이 영화 하나 뿐이겠는가만, 이야기 구성에 있어 매우 흥미롭다.
난 우선 영화를 볼 때, 배우도 배우지만 영화의 구성에 큰 초점을 맞춘다. 탄탄한 구성인지 아닌지는 이미 영화의 50% 이상을 판가름하는 잣대라 여긴다. 그래서인지, 구성이 엉성하거나 기억할 만한 대사 하나 없는 영화에게는 손사레를 치곤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제대로 됐다. 감독이 처음 만든 작품이라 큰 공을 들였음 직한 느낌도 있으나, 머리를 꽤 많이 짜냈다는 생각이 든다. 화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대사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한국 영화 이 만큼 까지 왔소"라고 말하는 듯 하다.
자동차 추격신은 이전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 잘 만들어졌다. 꼭 보시라!!
★★★★
2004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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