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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8~2009]

사춘기 빨리오면 오히려 성장 장애 유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강모(8세. 여)양은 또래 평균치 보다 16.4cm나 큰 141cm다. 키만 큰 게 아니라 성적으로도 조숙해 이미 초경이 시작됐다. 이처럼 최근 자녀들이 또래보다 빨리 '성장'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50년 전 초경 연령이 15.5세였으나 요즘은 평균 4.5세 앞당겨진 11세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10세 이전 초경이나 몽정 등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성조숙증'이 크게 늘고 있다.


사춘기가 빨라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인스턴트식품 중심의 식생활에 따른 소아비만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방 섭취 및 총 에너지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2차 성징을 앞당기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정서적 스트레스, TV나 인터넷 등을 통한 성적인 자극, 환경호르몬 등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인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렇듯 빨라진 자녀들의 사춘기를 두고 치료를 해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정상적인 키 성장을 위해선 성조숙증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장전문클리닉 서정한의원 박기원 박사는 "성장판은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 영양 상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적절한 호르몬은 뼈를 잘 자라게 할 수 있지만 과다 분비되면 오히려 성장판을 닫히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상적으로 초경 이후 평균 5~8cm 정도 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에 사춘기 증상이 빠르면 최종 예측 키는 실제로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초등학교 4학년 때 사춘기가 시작된 최 모(18. 남)군은 중학교 1학년에서 성장이 멈춰 현재 키가 163cm이다. 178cm인 아버지와 163cm인 어머니의 키를 고려한 유전적 예상키가 177cm인 점을 감안하면 14cm나 작은 수치이다.


단순히 키 성장이 멈춘다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른 나이에 생리를 하게 되면 생식기가 완전하지 못해 극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조기 폐경에 이를 수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심해져 우울증에 걸리거나 에스트로겐 분비가 빨라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나중에 발생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고려한다면 사춘기를 정상적인 속도로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며, 실제 나이와 뼈 나이를 비교해서 정상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조기 성숙의 예방법으로는 콜레스테롤과 트랜스 지방 함량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며, 귀리나 바나나 등 멜라토닌이 풍부한 음식과 두부, 호박씨, 아몬드, 땅콩 등 멜라토닌 전구체인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박사는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30kg, 남학생은 45kg 정도가 되면 사춘기, 즉 성호르몬 분비가 시작되기 때문에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등 2차 성징이 나타나거나 30kg 이상이 되면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기성숙 자가 진단법


- 외모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조숙해 보인다
- 친척 중에 키가 일찍 크고 일찍 멈추는 식의 성장과정을 경험한 아이가 있다
- 출생 후 치아가 나거나 걷고 말하는 등의 성장발육이 빠르다
-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고 몸에 지방이 많다
- 다른 아이보다 성적 호기심이 많다


/ 도움말=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의학박사/한의학박사)


/ 원창연 헬스조선 편집팀 (cywon@chosun.com)

2007.11.27 11:01 입력 / 2007.11.27 11:02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