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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8~2009]

[issue] 캠프장 전기료 2탄

[issue]

캠프장 전기료 점검 제2탄
국내 캠프장 52.4%, 전기 시설 갖춰
사설은 2000~3000원 징수 ... 국립도 전기 시설 보강하는 추세


지난달 ‘캠프장에서 1박 2일 동안 3000원의 전기료를 소진하려면’이라는 주제로 캠프장 전기료를 해부한 보도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국내 캠프장 80개와 자연휴양림 23개의 전기료 실태를 파악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기는 캠핑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캠프장들도 전기 시설을 속속 설치하고 있다.

 

이미 지난 호에서 대한민국의 전기료가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저렴하다는 보도를 했지만, 일반 서민이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비교적 낮지 않다. 특히 오토캠핑을 즐기는 캠퍼들 입장에서 캠프장 전기료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캠프장들은 ‘일반용 전기료’를 납부하기 때문에 지난 6월 27일 인상된 전기료만큼 캠프장 전기료도 줄줄이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이에 <오토캠핑>은 현재 국내 대표적인 캠프장들의 전기료를 알아보고 최근 캠퍼를 비롯해 캠프장들의 전기 시설에 대한 인식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부하 걱정없이 전기를 사용하고픈 캠퍼들은 적절한 전기료 지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선 기자는 서울을 제외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6개 도지역의 대표적 캠프장 80곳과 국립공원자연휴양림 23곳의 전기시설을 유선으로 조사했다. 매거진 <오토캠핑>에서 추천하는 전국 200여 개 캠프장 중 캠퍼들이 즐겨 찾는 곳 위주로 선정했으며, 사설캠프장을 총망라했다.

 

■현재 최고 전기료는 5000원=캠프장을 이용할 때 전기료를 납부해야 하는 캠프장은 전체 캠프장 103곳 중 총 26개(25.2%)에 달했다. 입장료에 전기료가 포함돼 있는 캠프장까지 합하면 그 수는 51개(49.5%)로 더 늘어난다. 이 가운데 전기료가 5000원인 캠프장은 총 10개(9.7%)로 나타났으며, 3000원인 캠프장은 9개(8.7%), 2000원인 캠프장은 5개(4.9%)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캠프장 입장료를 포함하면 둘 중 하나, 입장료를 제외하면 넷 중 하나는 전기료를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다만, 가평 ‘유명산 합소캠프장’과 파주 ‘쇠꼴마을’은 비수기(3000원)와 성수기(5000원)의 전기료를 달리 책정해 징수하고 있다. 아직 전기료를 책정하지 못한 ‘설악산 C지구 캠프장’(7월 초 오픈)과 청원 ‘금관숲 야영장’, 정선 ‘졸드루 캠프장’은 아직 전기료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어 입장료에 전기료가 포함돼 있는 캠프장은 총 25개(24%)로 조사됐다. 전기료를 포함해 이용료가 가장 비싼 곳은 전남 ‘해남 땅끝오토캠프장’이다. 이곳은 사설 캠프장으로 성수기 때 1만원을 추가로 징수한다.(총 4만 원) 이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1~2만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경북 청도 ‘운문사 인공암벽캠프장’은 전기료를 포함해 1박당 7000원을 받아 가장 저렴한 요금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캠퍼들 입장에서는 보다 편리한 캠핑 생활을 위해 전기 시설이 갖춰진 캠프장을 찾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전기 시설 여부에 따라 캠프장의 인기도가 판가름 나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터무니없는 전기료 징수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고개를 끄덕일 만 한 금액일 수도 있다. 특히 지난 호에서 다뤘던 캠프장 전기료 3000원에 대한 진실을 살펴볼 때 그리 비싼 금액이 아닌 것이다.

 

■전기 시설 없는 캠프장들=충북 괴산의 화양동 오토캠프장을 비롯하여, 국내 26개 캠프장과 23개 국립공원 자연휴양림은 전기 시설이 아예 없다. 때때로 일부 캠프장들은 화장실이나 개수대에서 전기를 비공식적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사용 불가 방침이다.


치악산국립공원 캠프장 관리자는 “최근 리모델링해 오픈한 구룡사 캠프장의 경우도 일부 사이트에 전기 시설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벌써 5회 정도 과부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과거 국립공원 야영장들도 자연휴양림처럼 전기 시설을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오토캠핑’의 개념 도입으로 덕유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대표적 국립공원 야영장들은 2008년부터 전기 시설을 갖추기 시작했다. 화장실의 전기를 암묵적으로 사용해 과부하 등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보다 공식적 요금을 징수하더라도 질좋은 전기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전기 사용이 불가한 캠프장을 살펴보면  오대산 동피골, 소백산 삼가, 주왕산 상의, 백양사 가인, 지리산 달궁 등 대다수 국립공원 내 캠프장이다. 또한 부안 격포해수욕장, 고사포 해수욕장, 태안 학암포 해수욕장 등 해수욕장 캠프장들도 전기 시설이 거의 없는 편이다. 이런 곳의 입장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대다수 캠프장들은 전기료 징수를 한다고 해도 배전판을 나무에 묶어 만들어 놓았을 뿐, 지하로 전기선을 매설하는 ‘근본적인 시설’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과하부 등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오히려 일부 캠퍼들은 오히려 전기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그대로의 정기를 맘껏 누리고자 하는 캠퍼들은 일부러 전기 시설이 없는 곳을 찾기도 한다. 과거처럼 놀고먹자는 식의 캠핑 생활이 아니기 때문에 오후 10시 이후 취침이 대부분 이뤄지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로운 캠핑 문화가 확대되는 것도 전기 시설 여부를 따지지 않게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결과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103개 캠프장 중 52.4%인 54개 캠프장들은 전기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미결정 캠프장 포함) 절반 이상이 전기 시설을 갖춘 셈이다. 선진국의 그것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우리나라 캠프장에서도 사이트 별 사용량에 따른 종량 요금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듯 하다.
특히, 최근 캠퍼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캠핑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전기 시설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전기료 징수를 오히려 좋아하는 캠퍼들도 있다. 과부하 걱정없이 질좋은 전기를 충분히 공급받고자 하는 셈이다. 캠프장 전기 시설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사설캠프장은 물론이고, 국립공원 캠프장들도 전기 시설을 이제는 ‘옵션’이 아닌 하나의 ‘기본사항’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