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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8~2009]

[추천캠프장] 병지방계곡 캠프장

[bestspot]

강원도 서남부 몇 안 되는 오지
횡성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


산세가 험준하고 계곡이 많으며 동해바다를 곁에 둔 강원도는 캠프장을 조성하기 알맞은 환경을 두루 갖추고 있다. 양양과 영월을 비롯해 수많은 캠프장이 즐비한 가운데, 영서지방 최고의 캠프장으로 손꼽히는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은 현재 ‘완전히’ 오픈한 상태가 아닌데도 수많은 캠퍼들이 주말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 장마가 본격 시작되기 전인 6월 중순 밴텍캠핑카의 협조로 병지방계곡을 다녀왔다.

 

글 원창연 기자  사진 고승범(AZA Studio)  차량협조 밴텍캠핑카(1644-0876. http://www.vantech-korea.co.kr)


내비게이션으로 찾기 어려워 ... 횡성군청서 15km 지점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은 지난 2007년 1차 오픈했다. 이미 이전에도 병지방계곡 상류에 ‘야영장’이란 이름으로 사용돼 오던 것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기 위해 첫 삽을 뜬 것이다. 그로부터 2년, 현재 외관상으로는 완전한 모습에 가깝다. 사이트 곳곳에 전기 시설과 상수도 시설을 위한 검은색 배관이 삐죽 튀어나온 것만 빼면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은 전국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인프라를 갖췄다.


횡성군청 기업관광도시과 박근식씨는 “현재 어답산 관광지 조성의 일부로 약 7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오는 2012년 완공하면 강원도 최고의 캠프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은 화장실(수세식 1기, 재래식 1기) 공사를 지난해 끝마쳤다. 병지방계곡을 따라 이어진 도로 포장 공사도 올해 말 끝낼 계획이다(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까지는 포장도로다).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에 대한 설명에 앞서 지명 확인부터 해야 한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캠퍼들 대부분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으니 ‘병지방계곡’과 ‘병지방리계곡’을 구분해야 할 듯하다. 국내 포털사이트 N의 지도서비스에 ‘병지방계곡’을 입력하면 실제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과는 거리가 있는 곳을 지정해 알려준다.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로 ‘병지방리계곡’을 입력해야 맞다.(여기서는 편의상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으로 통칭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헤맬 수 있다.


기자가 캠프장을 찾은 시간은 야간이었다. 특히 지난 호부터 <오토캠핑> ‘추천캠프장’이 ‘캠핑카로 떠나기 좋은 캠프장’으로 콘셉을 정하면서 그 두 번째로 밴텍캠핑카의 신 모델 NEO Prestige로 현재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불빛없는 도로를 달리다보니 캠프장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실제 캠프장을 지나쳐 비포장도로를 5km 정도 더 올라가서야 지나쳐왔음을 깨달았을 정도다.


결론을 말하자면, 캠프장은 횡성군청에서 약 15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횡성군청에서 122번 군도를 따라 진입하다보면 추동교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게 되는데(추동1교 방향), 여기서부터 정확히 5km 지점 우측에 자리 잡고 있다. 다른 캠퍼들의 불빛을 좇는다면 금세 찾겠지만 평일 밤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았다면 이 정보를 부디 메모하기 바란다.


‘병지방계곡’과 ‘병지방리계곡’은 이 곳 위치가 횡성군 갑천면 병지방리 485번지이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동일어로 보면 된다. 병지방계곡은 어답산을 끼고 굽이치는 5km 정도의 계곡으로 산세가 깊고 물이 맑아 한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상류 쪽으로 오르다보면 보기 드문 넓은 개울과 계곡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병지방계곡의 백미라 불리는 선녀탕이다. 또한 기암괴석과 들꽃이 병풍처럼 어우러져 말 그대로 절경을 연출하고, 계곡을 넘어 어답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는 여느 명산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또한 여름철 마을관리휴양지로 관리되는 병지방계곡을 따라 더 오르면 야영장이 하나 더 있으며, 청소년들의 심신수련 활동을 도모하는 횡성청소년수련관이 나온다.


5km 병지방계곡 따라 절경 연출 ... 현재 무료입장

 

병지방리계곡 또는 산디계곡이라고도 하는 병지방계곡(兵之方溪谷)은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 박혁거세와 진한시대 태기왕에 관한 전설이 많은 곳이다. ‘병지방’은 바로 박혁거세에 쫓기던 태기왕 부하(병졸)들이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갑천’이라는 지명은 태기왕이 피 묻은 갑옷을 갑천면의 계천에서 씻었다는 설화에서 각각 유래된 것이다.


병지방계곡은 횡성군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 계곡이 맑은 것인지도 모른다. 북한산 보다 다소 낮은 어답산(789m) 자락이 병지방계곡 캠프장 바로 앞에 있어 캠핑과 등산을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현재 약 2000여 평 규모의 어답산국민관광지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고 있는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의 시설은 가히 국내 최고 수준이다. 또한 완전히 오픈한 것이 아니어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수많은 캠퍼들이 주말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오토캠프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4×6m 크기의 주차 공간과 6×6m 크기의 사이트가 1구획으로 구분되는데, 이런 구획이 약 16개다. 즉 자동차 16대와 텐트 16개가 동시 설치된다는 얘기다. 좀 빡빡하게 설치한다면 캠프장 중앙 대형 데크 있는 곳까지 포함해 텐트 20동까지는 가능해 보인다. 방화동 가족휴가촌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지만 오토캠프장 바로 위에 조성된 다목적 운동장(가로 50m×세로100m)에 텐트 설치가 가능해 더 많은 캠퍼를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다목적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 축구장 등으로 조성하면 텐트 설치는 어려울 듯하다.


비교적 적은 숫자의 사이트지만 ‘캠핑카’를 위한 좋은 시설임에 틀림없다. 자동차와 텐트의 주차와 설치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향후 완공될 전기와 상수도 시설을 감안하면 가히 ‘명품 캠프장’에 속할 듯하다.


그러나 현재 전기 사용을 할 수 없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전기와 상수도 시설을 각 구획별로 설치해야 하는데 2012년 완공 예정이어서 당분간 전기는 단념해야 한다. 화장실에 콘센트가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으로 지속적으로 과부하가 걸려 자물쇠로 잠갔다.


캠프장 중앙은 ‘정원식’으로 꾸며 가족 단위 캠퍼들에게 더욱 안성맞춤이다. 팔각정을 두 곳에 배치했으며 인공 연못과 벤치를 곳곳에 놓아 운치를 더하고 있다. 특히 계단으로 이어지는 병지방계곡의 맑은 물을 바로 곁에 두고 있으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개수대는 2기다. 화장실 옆 실내 개수대가 1기, 캠프장 중앙에 야외 개수대가 1기 있다. 수도꼭지는 많아 물은 충분해 보인다. 분리수거함은 1기 마련돼 있는데, 무분별한 쓰레기 남발로 인해 이곳 관리자들의 가장 큰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완전한 오픈이 아닌 관계로 별도 관리자가 상주하는 것이 아니지만, 매일 이 곳을 방문해 정원 손질과 분리수거를 하는 관리자는 “음식물쓰레기는 물론이고 가정에서 쓰레기를 갖고 와 버리는 이들도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근 캠핑 인구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의식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횡성군청 박근식씨도 “내 물건이 아니라는 주인의식 없는 일부 캠퍼들이 문제”라며 “그래서 전기 시설도 막고 내년부터 6000원 정도 입장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정식 오픈 ... 영서 지방 최고 캠프장으로

 

평일이라 아무도 없는 캠프장에서 밤을 지새우니 아침 햇살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밝게 느껴졌다. 산새 소리에 바람도 적당히 섞여 아침 공기는 제법 상쾌했다. 화장실과 개수대 물도 콸콸 쏟아져 부족함 없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듯 했다. 비가 오면 질퍽거릴 운동장도 맑은 날은 걱정 없다. 오히려 가족 단위로 운동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대부분 캠프장들이 그러하듯, 이곳도 도로변에 위치해 있어 야간에 도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소음에 시달릴 것 같지만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어 이 또한 기우에 불과하다.


사이트 곳곳에 설치돼 있는 벤치에 앉아 아침 산책을 즐겨도 좋고, 어답산 트레킹이나 계곡 물놀이도 어느 때 시도하든지 환영할 태세다.


오는 2012년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이 정식 오픈하면 이곳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캠프장으로 거듭날 듯하다. 올 하반기 기자처럼 야밤에 헤매는 캠퍼들을 위해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며, 여름 성수기 때는 연못에 물도 채워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1시간 30분의 어답산 트레킹 코스도 바로 앞에 있고, 조약돌까지 보이는 맑은 병지방 계곡의 물줄기도 몇 걸음 안 된 거리에 있으니 이만하면 ‘명품 캠프장’으로서 손색없어 보인다.
이렇게 거듭나게 된 이유가 재미있다. 횡성군청 측은 몇 해 전 일본과 유럽 등 해외 출장 때 견학한 오토캠프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곧바로 군청은 10여 년 전 매입해 놓은 병지방계곡 부지에 사업 타당성을 파악하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오토캠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는 듯하다. 실제 속속 오픈하는 캠프장도 늘어나고 있으며, 구조 변경 등 공사 중인 캠프장도 즐비하다.


어찌 보면 병지방계곡도 강원도에 몇 안 남은 오지 중 하나다. 그 만큼 자연환경이 훌륭하다는 의미인데 역시 인간의 손이 미치기 시작하면서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꽃도 피우지 못한다면 억울한 일이다. 성숙한 캠퍼들의 의식 수준으로 새롭게 피어나는 수많은 캠프장들을 보듬어야 할 때다.

 


information
주소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갑천면 병지방리 485번지
문의 횡성군청 기업관광도시과 033-340-2545
환경 산+계곡
수용규모 오토캠프장 16동+운동장 20여동
개장시기 연중무휴
예약가능여부 불가
비용 무료(2010년부터 6000원 예정)
주차료 없음
지면의 형태 흙+잔디
야간조명 없음
전기 불가
차량진입 가능
특이사항 쓰레기봉투 및 화목 개인 구비, 분리수거 철저, 전기 콘센트 없음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으로 진입한 후, 횡성IC로 나와 횡성군청 방향으로 진입합니다. 횡성교에서 좌회전하여 섬강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횡성댐이 보이며, 직진하다가 추동교삼거리에서 좌회전합니다. 여기서 병지방계곡 방향으로 약 5km 직진하면 우측에 병지방계곡 오토캠프장 화장실 건물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