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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그녀의 이름 - 1998.11.18

고독과 절망이 시인의 산물이라면
난 이미 시인이었다.
절망으로 꺼내 온
흔적들을 보며
오직 필요한 것은 그녀의 이름이라고,
외치고 지나쳤던
순간들을 본다.
그 순간에 서면
달리 보이는 것은
오로지
고독과 절망이었다.
떨치기 힘든 그 편들이
욕심으로 인한
심한 두통을 일으켰고,
사색이 되어 안기던
파란 하늘도
넓은 나의 가슴엔
안기지 못했다.

꺼내 보면 다시금 고독이라고
소리내던 그 먼
종달이의 울음이
내 귀에 앉았다.
지나가는 산 것들이
내 귀를 의심하며
묻는 것이
"말을 하지 않소?"
내게 말은 믿음이었다.
그 사랑으로 믿음으로
별 하늘이 빛나지 않아도
눈빛으로 빛나던 그 별들을
볼 수 있었음에
빛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사랑을
잡지도 못하고
흐르는 모양으로
그을려 가는 그리움으로
곁눈질로 보아야 하는 아픔.
그것은 고독.
그것은 절망.
이제는 또렷한 눈빛으로
어려운 길을 나서야 함에
그녀의 이름을
아롱지게 쓴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1998.11.18 「그녀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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