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성 야영장 폐쇄 - 2009.3.2

[현장르포] 가산산성 야간 야영 금지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산불 위험, 팔공산 야영장 폐쇄" vs "현실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
경북지역 야영장 8곳 모두 개방 중 ... 부분 개방 제안 "검토해 보겠다"
비난과 질책보다 효율적인 타협안 제시로 문제 해결해야

 

글 원창연 기자  사진 고승범(AZA studio)

 

경북에 위치한 팔공산이 최근 떠들썩하다. 산불 예방 차원에서 올 초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가산산성 야영장의 야간 야영을 금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11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폐쇄한다고 하니 그 기간이 무려 7개월에 이른다. 이런 관계로 경상도에 거주하는 캠퍼들뿐만 아니라 봄의 벚꽃과 가을의 단풍을 밤새 구경하고픈 전국 모든 캠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지금 팔공산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왜 폐쇄 조치를 내렸으며, 캠퍼들은 팔공산도립공원 홈페이지에 지속적인 항의 글을 올리는 것일까. 그 진위를 파악하고자 기자가 직접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성 야영장을 찾아가 봤다.

 

가산산성 야간 야영 금지 조치, 그 배경은 무엇인가

우선 팔공산도립공원 야간 야영(원래 '캠핑'으로 통용되나 이 기사에서는 '야영'으로 용어 통일 함) 금지조치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상황 설명이 선행돼야 할 듯하다.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상야영장은 팔공산도립공원이 생긴 후(1980년 5월) 공원관리사무소 개소(1987년 9월), 그리고 지난 91년 공원관리사무소와 야영장이 통합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거의 20년 가까이 야영장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야영장이 '오토캠프장'으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하는 것은 지난해부터다. 5년 째 근무하고 있는 관리사무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는 차를 끌고 와 텐트를 치는 '캠핑족(캠퍼)'이 없었는데 2007년부터 조금씩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주 5일 근무의 도입과 가족과 건강을 위한 여가 생활이 정착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캠퍼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래서 경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자체별로 이들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현 추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초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는 야간 야영을 전격 금지시켰다.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은 "가산산성 야영장의 야간 야영을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금지시키고, 올 하반기부터는 11월 1일부터 익년 5월 31일까지 야간 야영을 금지키로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로 △산불조심기간으로 야영객의 화기취급 과정에서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동절기 및 비수기로서 이용도(1일 텐트 1.4개)가 매우 낮으며, △야영구역에 여러 개의 가로등을 켜야 할 뿐만 아니라 △관리 인력의 투입으로 본래의 업무인 공원업무가 소홀하게 되는 등 낭비적 요소가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함을 들었다.

현재 전국 캠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성 야영장의 입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꼬박꼬박 세금내고 휴식할 권리를 찾는 전국의 모든 캠퍼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팔공산도립공원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함'에 게재된 글 대부분이 "다른 야영장은 지자체별로 캠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시대에 역행하는 탁상공론의 전형"이라고도 하고, "값비싼 세금을 내는 시민들을 위한 도립공원의 자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약 50여 개의 글이 고객의 소리함에 올라와 있다.(http://www.gbpalgong.go.kr)

이에 <오토캠핑>은 야간에 불씨로 인한 화재 위험이 높아 주간 야영만 허용한다는 현재의 방침대로 정말 산불 위험이 큰 것인지 알고 싶었다.

 

팔공산도립공원 야영장의 실태

팔공산도립공원은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신령면과 청통면, 군위군 부계면과 효령면, 산성면, 칠곡군 동명면과 가산면, 대구광역시 등 총 5개 지역에 걸쳐 있는 산으로 총 면적 9만1487㎢(공원구역)에 이르며 높이는 1193m을 자랑한다.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는 북한산국립공원(836m, 7만9916㎢)보다 높고 넓다. 대구의 진산으로 널리 알려져 수도권의 북한산처럼 대구시와 경북지역 도민에게는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산이다.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성 야영장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팔공산 순환도로에서부터 약 10여 분 올라야 만날 수 있다. 기자가 야영장을 찾았을 때, 평일이어서 그런지 산행을 즐기는 사람의 흔적도 보기 힘들었다. 휑한 야영장에 산새들만 지저귈 뿐이다.

도착하자마자 야영장을 둘러봤다. 우선 그 규모가 놀랍다. 대구를 중심으로 안동 예천 등 경상북도 북부지역에 변변한 야영장이 없어서인지 가산산성 야영장의 이 넓은 대지가 '군계일학'처럼 보였다.
현재 팔공산은 대구시에도 걸쳐있기 때문에 칠곡군과 함께 '대구시자연공원 관리사무소'도 동시 관리하고 있다.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보다 1명 적은 1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동화지구'와 '화계지구'를 관장하고 있다고 한다.

가산산성 야영장은 크게 '개인야영장'과 '가족야영장', '단체야영장' 등 3개 섹션으로 구분해 놓았다. 총 부지 3만3000평에 이르는 대지에 하루 최대 수용 인원은 1800명에 이른다. 여름 성수기 때는 하루 800명 이상 방문한다고.
사무실 1동과 취사장(수도꼭지 10개) 3동, 화장실 6동이 있으며, 개인야영장과 가족야영장 사이에 다목적 운동장(축구장)과 야외공연장, 캠프파이어장 등이 있다. 특히, 개인야영장 바로 앞에서 수영장(어른, 어린이용)이 있어 여름철 물놀이에 그만이다.

 

축구장, 야외공연장, 캠프파이어장, 수영장 등 시설 '우수'

개인야영장은 주차장 바로 밑에 위치해 있다. 차량 진입은 불가능하며 계단으로 짐을 내려야 한다. 주차장과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크기도 7개의 계단 형으로 이뤄져 있고, 대략 60여 개의 텐트를 칠 수 있어 보였다. 1단에 최소 10개 이상은 가능하다.

가족야영장은 더욱 넓다. 그러나 바로 옆이 산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우려하는 대목이다. 산세가 좋아 나무가 훤칠하고 나뭇잎이 산재해 있어 사실 산불 위험이 높다고 할 만하다. 야영장 옆으로 난 경사로 언덕은 보도블록을 깔았고, 이 길을 따라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손수레'로 짐을 옮겨야 한다. 차량 진입은 불가다.
이 부분도 논란거리다. 가족야영장은 산 밑에서 위로 길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가족야영장 아래쪽에 자리 잡은 캠퍼는 야영장 위쪽에 위치한 주차장으로부터 약 300~400m은 손수레를 끌어야 한다. 특히 언덕길이기 때문에 웬만한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족야영장 위아래 거리를 짐작으로 살펴봐도 200m은 족히 넘어 보이기 때문이다.

'야간 야영 금지'라는 말과 어울리지 않게 야영장 내부에는 조명을 설치해 놓았다. 야간 조명은 가족야영장에만 3개다. 전구가 2개씩 들어가니 6개인 셈이다. 가족야영장은 계단형 형식으로 크게 '가'구역과 '나'구역으로 나눠 놓았는데, 가구역은 15개, 나구역은 4개의 단이 있다. 크기는 조금씩 다르나 각 단이 5~6개 텐트를 수용한다고 할 때, 약 100여 개의 텐트가 일시에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참고로 관리사무소에서는 가산산성 야영장내에 400개 텐트를 동시에 설치할 수 있다고 하나 실제로는 200여개 정도 수용 가능해 보였다.

단체야영장도 '가'구역과 '나'구역으로 나눴는데, 크기는 개인야영장과 비슷하다. 그러나 가족야영장과 같은 라인인 가구역을 제외하면 나구역은 산불로부터 다소 자유로워 보였다. 뒤편으로 팔공산 순환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에 소음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쯤은 참을 수 있으리라.

가산산성 야영장은 현재 주간 야영은 가능하다. 야간 야영만 폐쇄한 상태인데 단체야영장 정도면 현재 개방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어보였다. 야영장을 돌아보니, 이런 멋진 야영장을 방치하는 듯 하다 현 상황에 이 지역 캠퍼들의 갈증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의 입장

결론부터 얘기하면 관리사무소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기자가 방문하는 날도 그랬고, 미리 제안한 사안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지 않아 1주일이 지난 시점(2009년 3월 5일)에도 야간 야영 금지 조치는 해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주장하는 야간 야영 금지 조치에 따른 구체적인 사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야영장이 팔공산과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어 산불 위험이 많다. 능숙한 캠퍼의 경우 '화로' 등을 이용해 야간에 불을 피우겠지만 일부 몰지각한 캠퍼들도 있어 그들을 방치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야영장도 겨울철에는 폐쇄한다. 야영장 담당자는 구미 금오산과 덕유산, 청량산 등도 겨울철 모두 폐쇄했으며, 대부분 산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셋째, 이용객이 현저히 적다. 관리사무소 측의 말에 의하면, 지난 5년을 뒤돌아봤을 때 한 차례도 야영을 위한 방문객이 없다가 지난 2007년 겨울부터 몇 명이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최대 4~5팀 정도가 겨울철 야영을 위해 찾았던 것으로 기억한 관계자는 지난 2007년 11월 1일부터 2008년 5월 31일까지 야영을 위해 찾은 방문객의 데이터를 취합, 1일 평균 1.4의 텐트가 설치된 것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넷째, 관리사무소의 본 업무는 도립공원 관리다. 현재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에는 총 16명이 근무하며 공무원 신분으로 칠곡군 소유의 팔공산도립공원 관리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자주 듣는 얘기지만 이들도 '인력 부족'을 야영장 폐쇄의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국립공원의 경우는 체계적인 공원 관리와 '공원지킴이'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어 여러모로 도립공원 관리 체계와는 다르다고 항변했다.

사유를 들어보고 난 후 몇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첫째는, 지난 2008년 12월까지는 개방했으면서 갑자기 왜 폐쇄를 했느냐는 의문이다. 산불조심이라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기에. 그 질문에 대한 관리사무소 측 입장은 이렇다.

"지난 5년 간 한 차례도 캠퍼들이 방문하지 않다가 2007년부터 주말에 2~3팀이 야영하러 왔습니다. 최대 4~5팀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었죠. 저희 직원뿐만 아니라 캠퍼들도 야영이란 것에 인지도도 낮았고 의식 수준이 없어 그랬는지 산불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지요. 이에 저희 관리사무소 측은 인근 야영장의 실태에 대해 파악하고자 팔공산 자락에 있는 인근 대구 수태골 야영장과 동화사 야영장에 문의해 겨울철 야영 여부에 대해 알아본 결과, 모두 폐쇄하고 있었어요. 여름철에만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모두 산불이 폐쇄의 주된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궁금증은 정말 인근 야영장이 모두 겨울철에 폐쇄할까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초 전화 인터뷰에 응한 관리사무소 관계자(현재 전근 감)는 "팔공산 부근 타 지역 야영장에 문의해본 결과, 겨울철에는 대부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팔공산 야영장의 경우는 타 야영장과 달리 팔공산이 가깝게 붙어 있어 산불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지난해부터 갑자기 캠퍼들이 늘어나면서 초등학생들이 여름용 텐트를 들고 찾아오기도 해 돌려보내는 등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년 11월말부터 다음해 5월 31일까지는 산불조심 홍보기간이기도 하며 총 6개 지역을 거점지역으로 지정해 매일 2개조씩 2명이 순환 근무를 하게 돼 있어 근무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업무량에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업무 할당량을 봐도 이미 인력 부족을 내세울 만하다. 그러나 업무량만 따진다면 전국 어느 공무원이든 할 말 없겠는가. 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업무 분장 13개 항목 중 '야영장'과 관련된 것은 다음과 같다.

▲야영장 운영 및 관리계획 수립 ▲입장료, 사용료/부담금 및 점용료 부과/징수 ▲야영장내 자연환경보호 및 행락질서 계도 ▲공원 및 야영장내 탐방객 안내 및 편의제공  ▲공원 및 야영장의 조성/개발 ▲공원자원 및 야영장의 시설보호/유지관리 등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말부터 종종 산책 나온 시민들로부터 "차량 진입 때문에 소음이나 매연이 심하다"는 민원도 들어오고 있어 캠퍼들만을 위한 배려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관리사무소측의 입장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야영장으로 향하는 모든 길에 차량이 진입할 수 없게끔 펜스를 설치했다.

'자연공원법' 제4장 제28조를 보면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①공원관리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원구역 중 일정한 지역을 지정하여 일정 기간 사람의 출입 또는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1.자연생태계와 자연경관 등 자연공원의 보호를 위한 경우/ 2.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요인으로 훼손된 자연의 회복을 위한 경우/ 3.자연공원에 들어가는 자의 안전을 위한 경우/ 4.그 밖에 공원관리청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
②공원관리청은 제1항에 따라 사람의 출입 또는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려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미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고하여야 한다."
공원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라도 공원 폐쇄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홈페이지에 공지했고 안내 현수막을 설치했으니 관리사무소 행동에는 법적 문제는 전혀 없는 셈이다.
현재 이러한 답변을 했던 직원은 전근을 가고, 후임자가 왔기 때문에 이런 정황을 잘 모르고 있는 상태다. 야영장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만난 관리사무소장도 '보도자료 배포'만 운운하며 사진촬영 조차 금지시켰다.

 

경상북도 유명 야영장 8곳 현황

그래서 <오토캠핑>은 그들의 주장이 맞는 지 파악해 봤다. 담당자의 말처럼 과연 인근 야영장들이 모두 폐쇄하고 있을까. 기자가 실제 캠퍼들이 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이 찾는 8개 야영장 담당자와 전화통화로 일일이 조사했다.

청옥산자연휴양림, 봉화군 마방야영장, 통고산자연휴양림, 수하청소년수련원, 검마산자연휴양림, 주왕산상의야영장, 청송자연휴양림, 소백산삼가캠프장 등 총 8개다. 이 중 가뭄(청옥산)과 상반기 공사(주왕산)로 폐쇄한 2곳을 제외하면 현재 모두 개방해 놓은 상태다. 관리사무소 직원의 말과는 다른 상황이다.

먼저 어떤 이유에서라도 야영을 제한한 경험이 있느냐고 8개 야영장 담당자에게 물었다. 매주 화요일 휴무라는 '통고산'을 제외하면 7개 야영장이 모두 "1년 내내 개방한다"고 대답했다. 산불 위험도에 대해서 봉화군 마방야영장은 "야영장 바로 옆이 산"이라고 했으며, 청송자연휴양림도 "야영장이 산 속에 있어 산불 위험은 항상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모든 야영장이 등산로를 끼고 있었으며, 산불 위험도에 대해서 8개 야영장 모두 "산불 위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산불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야영장 개방을 계속하겠느냐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왜 산불 위험이 있음에도 야영장을 개방할까.

대다수 겨울철 야영객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통고산자연휴양림은 지난 1월에만 야영장에 2117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다만, 8개 야영장 모두 장작불(나무) 사용은 금지시키고 있다.

 

과연 대안은 없는가

<오토캠핑>은 현 상황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관리사무소 측의 애로점에 대해 파악하고 그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자 한다. 더불어 캠퍼들의 입장을 이해하며 현장을 찾아 실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에 캠퍼들도 현 상황을 직시하고 자극적인 질책과 비난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측이 폐쇄 조치에 따른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공원 이용 목적에 해당하는 '공익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에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오토캠핑>은 팔공산도립공원의 산불 위험을 감안하여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폐쇄 기간의 축소다. 연 7개월간 폐쇄는 야영의 백미인 야간 야영을 1년의 절반 이상 하지 말라는 얘기다. 주간만 야영하는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되겠는가. 야영의 맥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관리사무소 측의 입장만 반영된 결과라 할 만하다. 산불이 겨울에만 나란 법 없다.

둘째, 겨울철 야간 야영 부분 허용이다. 기자가 둘러본 바로는 단체야영장 나구역에 약 30여 개 정도 중대형 텐트 설치가 가능해 보였다. 취사장과 화장실이 바로 옆이며 소형 캠프파이어장도 갖춰놓았다.

모든 야영장에는 등산로가 곁에 있으며 등산로는 산 속에 있기 마련이다. 산불 위험은 어느 곳에나 있으며, 팔공산도립공원 중턱(야영장에서 불과 500~600m 떨어져 있음) 부근까지 치고 올라온 '오리백숙'집들이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관리팀 야영장 담당자는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이런 사안에 대해 관리사무소를 총괄 관할하는 칠곡군청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오히려 관리사무소에서 칠곡군청 환경정책과에 공문으로 폐쇄사실을 알렸다. 칠곡군청 환경정책과 관계자도 "관리사무소가 위탁운영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와 책임을 일임해 놓은 상태며 현재로써는 칠곡군이 나서서 중재하거나 지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가 많으면 개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팔공산도립공원 가산산성 야영장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야간 야영 금지=야영 금지'란 소리다. 현재 야간 야영을 금지 하더라도 일부 몰지각한 캠퍼들로 인한 산불위험 때문에 향후 급증하게 될 캠퍼들의 '휴식 권리'를 묵살당하는 건 옳지 않다.

꼬박 세금 내고 '휴식할 권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어필해야 하는 일반인들에게 있어 공무원은 바라만 봐야 하는 하늘의 새다. 법적 근거를 내세우면 일반인들은 반박할 논거가 없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될 지 알 수 없지만, 이용자와 관리자 간의 불협화음을 희석시키기 위한 조치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캠핑>은 팔공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와 캠퍼들 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주기적으로 이들의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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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매거진 <오토캠핑> 3월호에 게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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