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PEUGEOT 308SW HDi
뒷좌석에서 하늘을 보다... 작지만 4인 가족에겐 넉넉한 공간
글 원창연 기자 사진 고승범(AZA studio)
지난 90년대 말 IMF 외환위기가 도래하면서 저렴한 기름 값과 세금 혜택(7인승) 등을 무기로 RV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로부터 10년, 국내 RV 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푸조 대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307 시리즈는 지난해 1000대를 팔아치우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07의 명맥을 이으며 더욱 업그레이드된 푸조 308SW HDi. 그 매력에 빠져보자.
2008년 10월 출시... 베스트셀러 307 후속 모델
푸조 308SW HDi의 대한민국 런칭일은 2008년 10월 22일이다. 그 후 많은 기자들의 시승기가 이어졌음은 물론이고 푸조 307 시리즈 보다 낫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뉴질랜드 오토카 매거진에서는 '2008 올해의 차' 콤팩트카 부문에 푸조 308SW HDi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푸조 308SW HDi의 장점은 익히 알 수 있을 터, 기자는 인터넷에 범람하는 일반적인 정보보다 디테일한 터치를 하고 싶었다. 운전자의 손길이 직접 닿는 곳의 촉감을 더 살리고자 하는 것.
푸조 308SW HDi를 처음 만난 날, 햇살이 좋았고 기온은 14도까지 올랐다. 흰옷을 입고 나타난 푸조 308SW HDi은 강렬했다. 푸조 고유의 펠린룩(Feline Look)을 띤 앞모양은 멀리서도 눈길을 끌만큼 멋지다. 하지만 307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뒷모양은 밋밋해 아쉬움을 준다.
차에 올라 아담한 키홀더를 열어 시동을 거니 묵직한 디젤 음이 온 몸을 감싼다. 하지만 그 소음도 그 때 뿐, 휘발유 엔진처럼 조용하다. 디젤 엔진이 맞느냐고 푸조 본사에 물어보고 싶을 정도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100km까지 밟아봤다. 기존 307 시리즈에 비해 100km 가속 시간은 10.8초에서 11.7초로 느려졌지만 연비는 13.1km/ℓ에서 15.6km/ℓ로 대폭 개선됐다. 그러나 이것도 실제 주행과 다소 차이가 있을 법해 트립컴퓨터를 눌러 계산에 들어갔다. 그 수치는 조금 후에 밝힌다.
준중형 RV 수입차 이끌 '리딩카'
본격 주행에 나서면서 여러 가지 점검을 했다. 우선 엔진 소음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옵션으로 채워진 17인치 휠과 타이어 때문인지 발끝에 도로 상황이 그대로 전달된다.
소음과 진동으로 디젤엔진의 기준을 삼을 순 없지만 디젤엔진의 본산인 유럽 자동차들의 경쟁력을 분명히 확인시켜주는 듯하다. 마력으로 따지자면 2000CC 동급의 현대 투싼이나 스포티지, 산타페(2.0) VGT엔진보다 다소 낮은 138마력(4000rpm)이지만 피부에 와 닿는 차이는 아니다. 언덕길에서 빛을 발하는 토크도 최대 32.6kg*m(2000rpm)으로 좋아 보이지만 국산차와 비교해 그다지 탁월하다고는 할 수 없다. 허나 이 모든 수치는 그저 수치일 뿐. 언덕길에서 트럭이나 경차 정도는 쉽게 따돌릴 만한 힘을 지녔다.
볕이 좋아 창문을 여니 주관적 견해일지 몰라도 놀랄만한 현상을 발견했다. 창문을 반쯤 열었는데도 바람에 머리가 날리지 않는다. 출근길 머리감고 차를 탔던 이들이 운전석 창문을 못 열었던 과거는 이제 잊을 수 있으리라.
계기판은 흰색이다. 스포츠카 분위기다. 외관상으로도 지나가는 검정색 세단에 차체를 비춰보니 스포츠카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하지만 눈을 돌려 계기판을 다시 보니 운전석이 높거나 핸들을 높게 설정했을 경우, 계기판 내 속도계가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을 발견했다. 시속 100km 이상 달릴 경우 속도계의 바늘 끝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또한 속도계도 50, 70, 90, 110km 단위로 설정돼 있어 국내 도로 속도제한 여건(60, 80, 100km)에 비춰봤을 때 매우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핸들이 묵직하다는 것도 개인별로 평가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차 시 여성 운전자들은 필히 두 손으로 핸들을 돌려야 할 정도로 힘이 들어간다. 고속 주행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묵직한 핸들이 매우 안정적이다. 열선 시트를 기본 제공하지 않는 점도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지상고는 일반 승용차와 비슷하다. 거의 승용차의 높이라 보면 된다. 지나가는 승용차 조수석에 탄 사람과 눈높이가 같았다.
정속주행시스템과 루프글라스 등 옵션 '다양'
가격이 3895만 원이지만 수입차라는 '명분'이 있으니, 국산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을 언급해야 할 듯하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3개의 에어벤트가 있다는 점과 향수 디퓨저(일종의 방향제로 카트리지 교환해야 함)가 달렸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한 국산 C세그먼트(준중형차)에서 볼 수 없는 1열 시트 뒷면 테이블도 눈에 띄는 점이다. 특히 기본 해치백모델인 308과 달리, 308SW는 RV 차량답게 2열 시트를 통째로 들어낼 수 있다. 이럴 경우 트렁크 크기는 674ℓ에서 2149ℓ로 3배 이상 거대해진다. 자전거 3대를 얹을 정도다. 손전등이 기본으로 채워져 있어 야간에 유용하다.
이 밖에 푸조 308SW HDi만의 멋진 옵션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조작하지 않아도 지정한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크루즈콘트롤(정속주행시스템)과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차선이탈경고시스템, △운전자가 설정해 놓은 속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스피드리미터, △4륜이 아님에도 헤드라이트 세척 기능, △운전석과 조수석의 버켓시트, △매우 넓은 루프글라스, △9개의 에어백(2개 옵션)이 장착돼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1.6 라인과 2.0라인 등에 따라 옵션이 다르지만 이러한 기능을 3000만 원 대 만나볼 수 있다는 것에 흐뭇할 뿐이다.
최신식 아이신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는 최근 유행하고 있어 큰 감흥은 없다. 오히려 4륜구동이 아님에도 다른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연결고리와 이색적인 와이퍼 방향, 와이퍼 분사액 방식이 스프레이라는 것에 더 신선함을 느낀다.
특히 기존 307 시리즈보다 27%, 볼보 티구안보다 25% 넓어진 1.68㎡의 푸조 308SW HDi 루프글라스를 다시 한 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는 국산 르노삼성자동차의 QM5에서 처음 도입한 루프글라스를 직접 보니 '이제 뒷 좌석에서도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개방할 수 없어 하늘을 '보기'만 해야 한다. 이를 반으로 나눠 틸트 기능이라도 첨가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2009 상반기 중 1.6ℓ라인 선보여
영화 '택시'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푸조는 실용성 때문에 프랑스 국민차로 사랑받고 있다. 창문 4개 모두가 원터치 업다운이 가능하고, 현대 쏘나타(VGT)보다 가벼운 공차중량(1485kg), 후진 시 뒤 창문 와이퍼가 자동 움직이고 이색 모니터가 활성화된다는 점 등은 분명 박수를 보낼 만 하다.
2박 3일 간의 여행길을 끝내면서 60리터를 가득 채웠던 기름통과 주행거리를 분석해봤다. 푸조 본사에서 밝힌 공식 연비는 15.6km/ℓ이었지만 주유 등이 들어오기까지 트립컴퓨터에 나타난 주행거리는 약 700km. 리터당 11.6km로 계산된다. 고속과 저속을 7:3 비율로 운전했다 하더라도 국산 디젤 자동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그래도 기자는 오랜 시간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친근한 디자인과 배려심이 곳곳에 숨어있다. 또한 뒷좌석 시트 배열이나 트렁크 공간, 루프글라스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RV 패밀리카로 손색없어 보였다. 곧 1.6ℓ라인도 상반기 중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해볼 만하다.
주요제원
길이×너비×높이 4500×1815×1555
엔진형식 디젤 4기통 16밸브
최고출력 138마력/4000rpm
최대토크 32.6kg*m/2000rpm
변속기 아이신 6단 팁트로닉(스포츠/눈길 기능)
타이어 205/55R 16, 225/45R 17(옵션)
연료탱크 60ℓ
최고속도 197km/h
공차중량 1485kg
이산화탄소배출량 173(g/km 유로4기준 엔진대비 25% 수준)
연비 15.6km/ℓ
가격 3895만원(VAT 포함)
# 본 기사는 격월간 <오토캠핑> 3+4월호 'RV close up'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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