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칼럼 ]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창간 특집호로 연일 밤샘 작업을 하며 내 자신에게 던진 충고의 한 마디는 ‘책 좀 읽자’라는 것이었다. 글쟁이가 책을 보지 않고 어떻게 글을 쓰냐는 한 인생 선배의 말이 귓가를 스치는 순간이기도 했다. 또한, 소진돼 바닥을 드러낸 나의 지적 에너지가 이제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 씁쓸했다.
출판사가 문을 닫고 서점이 없어지고 서적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IT 문명의 도래가 아닐까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들에게는 아직도 그곳은 머나먼 철옹성처럼 느껴질 테지만, 그 안 깊숙이 자리잡은 이들에겐 무한한 지식 정보의 보고로 느껴질 것이다. 인쇄 문화를 위협하는 인터넷의 발달로 실제 인간의 생활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스니프와 스커리, 헴과 허 등 4개의 캐릭터를 통해 인간사를 투영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제목에 물음표가 있듯, 인류에게 하나의 물음표를 던진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통해 생쥐들인 스니프와 스커리의 교훈, 허의 변화된 자각, 변화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헴을 통해 간단하지만 명확한 삶의 진리를 깨우칠 수 있다.
120페이지 남짓하고 글꼴도 커 2시간 남짓이면 독파할 수 있는 이 책에서 말하는 주된 내용은 ‘우리에게 두려움이 없다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명제다. 인류 문명이 이토록 발전케 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설명해 놓았다.
화장품 역사가 반세기를 지나오면서 수 많은 우여곡절과 변화를 맞이한 것이 사실이다. 비로소 화장품법안이 마련되고 세계 10대 글로벌 브랜드를 탄생시키려 눈을 돌리는 것도 모두 ‘변화된 의식’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안개 속을 달리는 화장품 유통 시장의 구조와 브랜드력을 유지시키지 못하는 시장 분위기 및 업계의 안목 또한 지적될 만한 사항들이다. 이런 사실은 비단 장업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언론의 양면성을 보면서, 본지를 비롯한 전문지들의 자각도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벽을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다.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계속 불평만 하고 자신을 구해줄 구세주만을 기다리고 있다면, 상황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굶주림과 패배의식에 젖은 생활이 피곤에 찌든 우리의 일상을 갉아먹기만 할 뿐.”
이 책에서는 결국 치즈를 훔쳐간 자가 언젠가는 다시 돌려놓을 것이라 믿는 헴과, 다른 창고로 치즈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은 허의 작은 차이가 둘의 인생을 갈라놓는다.
주간 코스메틱 게재(2001년 11월)
[기자수첩] - 변화를 두려워 하는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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