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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여행후기

홍콩을 다녀와서...Hongkong Cosmoprof 2001

[ okGGM 여행후기 ] 
홍콩을 다녀와서...Hongkong Cosmoprof 2001

 
홍콩. 면적 1,091㎢, 인구 688만 5000명(1999)에 정식명칭은 ‘영국령 홍콩’이었으나 중국으로 반환 뒤부터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SAR: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로 바뀌었다. 주도(主都)는 홍콩섬의 빅토리아시(홍콩市). 주장강(珠江) 하구의 동쪽 연안에 있는 홍콩섬과 주룽반도(九龍半島) 및 그 밖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홍콩섬·스톤커터섬과 주룽반도의 선단(先端)에 있는 주룽시(市)는 영국 영토이고, 주룽시의 후배지인 신제(新界:New Territories)와 230개의 부속도서는 조차지(租借地)이다. 전인구의 99%가 중국인이고,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둥인(廣東人) 외에 커자인(客家人:Hakka)·푸젠인(福建人)·차오저우인(潮州人)이 있다. 그 밖에도 영국인·미국인 ·유럽인·아시아인들이 살고 있다. 공용어로는 영어와 베이징어(北京語)가 함께 쓰이고 있으나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는 광둥어이다. 광둥어로 '괜찮아요'가 '딱가라'이다.


☞ 첫째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리무진을 타러 5시에 집을 나섰다. 해외여행의 설레임은 찬 공기와 함께 내 허파를 온통 뒤집어 놓았고, 그 기대감은 실로 대단했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거나, 극도의 긴장감이 내 몸을 감쌀 때면 언제나 찾아드는 '설사'로 인해 난 여지없이 기진맥진한 상태로 공항에 다다를 수 밖에 없었다. 이 후에도 3번에 걸쳐 행사(?)를 치렀으니, 지사제 효과는 그 뒤의 일이 됐다.


홍콩 여행의 시작은 인천 공항에 발을 내딛으면서 시작됐다. 보딩패스를 하기 전, 환전을 하고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연신 담배를 피워물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환상으로 젖어들면서 비행기에 올랐다. 캐세이퍼시픽. 그 옛날 녹색 이미지로 그려진 CF 에서의 캐세이는 내게 창가쪽 의자를 허락했고, 그 덕에 운이 매우 좋은 편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 또한, 그것은 하늘과 구름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며, 하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나를 흥분시켰다.


홍콩 공항에 내리자 마자 입국 수속을 밟고 바로 컨벤션 센터로 향했다. 홍콩섬에 위치한 이 곳은 한국의 코엑스를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전시장이었다. 그러나, 미리 입수한 정보의 오류로 버스에서 정장을 갈아입는 사태(?)를 맞이하게 됐으며, 함께 간 동료들은 동물원의 원숭이 마냥 깔깔대면서 옷을 갈아입었다.


외국인으로 장사진을 이루는 '화장품 박람회'의 모습은 다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실내에서 오래 구경하다 보면 이 곳이 한국인지 홍콩인지 분간이 들지 않을 정도다. 이유는 홍콩 다음으로 한국 업체들의 참가가 매우 두드러졌기 때문.


취재가 끝나고 찾아간 곳은 홍콩 유일의 '데이트 장소'인 낭만의 거리였다. 이 곳은 거대 재벌이 연인들을 위해 바다에 기둥을 박고 세웠다는 곳인데, 야경이 볼 만 했다. 여의도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지만 홍콩의 그것과는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감탄사와 카메라 플래시의 연속으로 첫째날의 하루는 마감됐다.


☞ 둘째날


취재를 위해 다시 호텔을 나선 시각은 오전 9시. 버스를 약 30여분 타고 갔기 때문에 홍콩 도로 사정이나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다. 가이드의 안내 등에 따른 홍콩의 현주소는 매우 열악했다. 기후가 매우 습해 머리를 감지 않는 사람이 많았으며, 여성들은 한국의 여성처럼 화장 및 패션에 민감하지도 않았다. 또한 왕복 3차선 도로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좁았으며, 그 도로를 운전하는 기사들의 멋진 운전솜씨는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땅이 좁아 고가 도로가 많았고, 벌집처럼 생긴 40층 아파트에 가지런히 입주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쓰럽기 까지 했다. 스포츠 및 레저와는 담을 쌓을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어디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까. 짐작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취재차 왕래한 것이어서 관광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잘 모르는 부분이 없지 않겠지만, 눈으로 확인한 바로는 그렇다.


기름기 절인 음식에 52도 였던 중국 전통술. 두 잔에 화장실 들락거렸지만, 추억으로 남는다. 오밤에 세븐일레븐을 찾아 맥주 5병을 구입해 마셨는데, 맥주맛은 한국보다 괜찮았다. 물가는 싸다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면세점이 많았지만 그곳도 기대 이하다. 가격은 대략 한국과 비슷하다. 오히려 비싼 것도 있다. 빈부의 격차가 커서 더욱 걱정되는 부분이다. 듣기로는, 운전기사 한달 월급이 한국 금액으로 30만원 정도된단다. 물가는 비슷한데, 월급이 그러니... 그러나, 병원비와 학비, 주택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극빈자에 한해서.


홍콩에 왔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은 길거리에 야자수를 봤을 때와 식당에 갔을 때다. 2층 버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지만, 불행하게도 타지 못했다.


조성모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그 2층 버스를 못타고 돌아왔다. 한스럽다. 그러나, 다시 가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휴양지가 아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만큼 비즈니스 시스템이 확실하게 다져져 있다. 큰 돈이 오고 가는 곳이고 자본주의의 맛이 오래전부터 길들여져 있던 곳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금전적 문제와 결부돼 있는 것이 특이하게 보였다.


☞ 셋째날


돌아오는 날이다. 오전에 1시간 30분 정도 쇼핑할 시간이 있었다. 갤러리아라는 면세점에 들러 몇가지를 손에 넣었다. 인형, 자스민차, 손가방 등등. 선물 사는 것에 익숙치 않아 무엇을 사야 제대로 샀다는 얘길 들을까 염려했지만, 홍콩 전통 상점이 자리잡고 있어 그곳에서 거의 800달러를 썼다. 한국돈으로 10여만원 정도 된다.


연이틀 취재를 했고, 숙박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돈 쓸일이 없어 돈이 그대로 굳어져 있던 차에 잘됐다 싶어 여러개를 집다 보니 쇼핑백이 세개나 됐다. 특히, 녹용이란 것을 샀는데, 한국과 비교해 매우 저렴하다고 들뜨는 바람에 200 달러를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괜찮아 보인다. 녹용이라는 데. 신뢰도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위안을 삼아야지.


돌아오는 비행기도 캐세이 퍼시픽. 제주도 갈 때 기내식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주지 않아 실망했던 기억이 새로웠다. 하지만, 기내식이란 게 중국 음식이어서 결국 난 여덟 끼니를 모두 중국식으로 해결했다. 물론, 호텔 조식은 아메리칸식으로 뷔페를 차려놨었지만, 그곳에도 중국 음식은 끼어있었다. 52도 전통술에 맛간 위장을 빵으로 달래는 아침. 버터로 위장을 바르니 그것도 괜찮았다.


☞ 홍콩은 이렇다!!


홍콩은 사람 많고, 길도 좁고, 날씨 후덥지근하고, 습하고, 바다를 시원하게 어디서나 볼 수 있고, 택시 승차감이 좋으며, 육교가 많아 신호등이 적고, 운전석이 오른편에 달려있고, 물가가 한국과 비슷하고(물0.5리터=800원정도), 사람들이 머리를 감지 않고, 화장이 짙지 않으며, 패션 감각이 의외로 떨어지고, 면세점이 많으며, 레저 문화가 거의 없으며, 스포츠 경기장이 없는 듯 했으며, 물을 전량 수입하는 관계로 사우나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에서 말하는 나이트 클럽을 홍콩에서는 '야총회(밤에 모이는 회의)'라고 일컬으며, 홍콩인들은 기름진 음식에 고도의 술을 먹고, 광동어와 영어를 공용하는 데 비교적 영어를 잘 못하고 있었으며, 인상이 부리부리한 것이 친절해 보이지 않았다.


홍콩은 흔히 얘기하는 상인들의 천국인 듯 했으며, 민간 기업 몇몇이 홍콩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듯 했고, 서민들의 생활이 매우 빈곤해 보였다. A, B, C급으로 나눠 '가짜'를 '가짜'라고 당당히 말하며 판매하고 있었으며, A급 가짜는 시중 시계상들도 감쪽같이 속는다고 한다. 대학은 3개 뿐이며, 대입은 하늘의 별따기이며, 주로 유학을 간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와 집에 들어서는데 왜 이리 고맙던지. 이 지구상에 내가 잘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 큰 행복을 느꼈다. 홍콩에서 영구 거주하라면 난 못할 것 같다. 서울이 이리 커 보일 줄이야. 쉴 곳 많고, 볼 곳 많은 서울.


홍콩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게 남게 됐다. 그러나, 나의 첫 해외여행지였던 홍콩. 그 야경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백만불 야경이라던가?


 

☞ 홍콩 살펴보기~!

내가 묵었던 로얄 파크 호텔 앞의 크리스마스 장식. 홍콩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돋우고 있었다.
홍콩은 택시를 적사(的士)라고 한다. 중국어로 택시와 발음이 유사할 뿐만 아니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사람이란 뜻도 있다. 신기하다. 택시는 거의 도요타와 미쯔비시가 판을 치고 있었다.
컨벤션 센터에서 바라본 홍콩 시내다. 홍콩섬에 위치한 이 곳의 빌딩들은 줄잡아 50-60개는 되는 것 같다. 하늘높이 뻗은 빌딩들 사이에 삼성과 LG 간판 불빛도 보였다.
홍콩 공항. 오픈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비교적 깨끗했다. 참고적으로 홍콩의 모든 도로는 1년에 두번 청소를 한다고 한다. 설날과 추석. 물을 전량 수입하기 때문이다.
홍콩의 뒷골목. 어디나 마찬가지로 지저분하다. 특히, 아파트에 베란다가 없어 빨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는데, 100여년전 좀도둑 예방차원에서 그랬단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 간판들도 보인다. 한국인의 생활력!!
이 곳이 유명한 보석 상가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아파트인 것 같다. 40층 높이의 벌집같은 구조. 온난다습한 기후로 인해 더욱 초췌해 보인다. 비오다 안오다 하는 날씨가 연중 70%라고.
홍콩 중심가. 차가 막히는 게 당연. 그러나, 오후 9시 넘으면 신기하게도 길이 한산하다. 신호등도 별로 없다. 고가도로와 지하도로의 발달 때문. 오밀조밀한 도로 위에 벤츠와 BMW가 제일 눈에 많이 띄고, 현대 자동차의 엑셀, 엑센트, 산타모(미쯔비시) 등도 보였다.
잘 보일까 모르겠지만, 이 것은 흔히 봤던 초콜릿이 아니다. 보석이다. 너무 정교해 사진 한장 찍었다. 자세히 보면 여성의 긴 머리 한올한올을 정성스레 조각했다. 대단하다. 가격은 비싸다.
홍콩의 사람들은 신호등을 잘 지킬까, 그렇지 않을까? 정답은 후자다. 신호등을 거의 무시한다. 시내의 왕복 3차선 정도는 모르겠지만, 이면도로는 거의 무시한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은 실로 질서왕이다. 급히 서두르긴 하지만, 무시하진 않잖은가!
운나쁘게도 홍콩 일정 내내 날씨가 흐렸다. 비가오거나 흐린 나머지 먼 곳까지 보이지 않은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홍콩섬에서 바라본 주륭반도. 멀리 낭만의 거리가 보인다.
홍콩에서 CNN 원창연입니다. 꿈은 아니겠지? 후후훗. 멀리 보이는 것이 홍콩의 야경에 바탕을 이루는 고층 빌딩들이다. 어떤가? 특파원 분위기 나지 않는가? 키킥.


해외 취재(2001년 11월 13일 - 15일)
[홍콩] - HongKong Cosmoprof 2001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