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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나는 행복하네

나는 행복하네

 

먼 동이 터 오는 새벽녘,

젖 짜는 목동의 하얀 입김이 살아 움직이네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희망스런 행복은

실눈으로 햇살 맞은 낡은 이불 속에서도 꿈틀거리네

나는 행복하네

나는 행복하네

주름진 굵은 손 마디로 만든 스튜에 마른 목을 축이면

기름진 빵은 덤으로 얻는 사랑같은 것.

 

사랑이여,

나를 부르는 너의 사랑은 나여.

찬 새벽 공기에 뿜어져 나오는 햇살처럼

나의 사랑을 너에게 주며 하루를 시작하리.

 

그렇게 시작하리.

 

꿈 속에서 본 풀꽃의 이름은 몰라도

내 눈동자를 바라보는 너의 이름은 기억하리.

 

 

200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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