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전문점 카운슬러 수급난 ‘심각’

[okGGM 일반기사 ] 
전문점 카운슬러 수급난 ‘심각’
   

☞ 평균 근무 기간 6개월 ... 전문성 갖춘 인재 ‘태부족’


카운슬러의 사전적 의미는 ‘카운슬링에서 내담자(來談者)에게 조언(助言)을 해주는 전문가’로 되어 있다.


타 업종에서도 그렇겠지만, 카운슬러의 의미는 ‘조언자’보다는 ‘전문가’에 가까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보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바탕이 돼 상대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 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전문점에서의 카운슬러는 더욱 그렇다. 화장품이란 것이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성향에 따라 매출액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카운슬러들이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여 판매 권유를 한다해도 그것이 정석이 될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쌓은 노하우만이 그들의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오랜 경험과 체계적인 화장품 관련 지식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카운슬러만의 무기가 된다.


화장품 전문점에서 근무하는 카운슬러는 대개 1∼2명에 불과하다. 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매출을 좌우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큰 상권이 아닌 소규모 매장에서는 더욱 현실화된다. 현재 전국의 1만3천여개 화장품 전문점에서 근무하는 카운슬러는 대략 살펴보아도 2만여명이 넘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들에게 전문성을 부여하는 점포는 그리 많지 않다. ‘물건 파는 사람’쯤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인천 부평의 한 전문점주는 ‘쓸만한’카운슬러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토로한다.


“카운슬러 구인난이 매우 심각합니다. 경력이 있는 카운슬러의 경우는 극히 드물고 그나마 초보 카운슬러들도 6개월 이상 근무하면 조용히 사라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의 말대로 실제 생활정보지를 펼쳐보면 화장품 전문점의 카운슬러 구인난은 쉽게 입증된다. 수많은 점주들이 쓸만한 카운슬러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 점포의 베테랑 카운슬러에게 눈독들이는 것도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라,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이러한 카운슬러 수급난의 악순환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우선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카운슬러 관리 및 양성에 소홀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전문점들이 자체적으로 카운슬러를 양성해 낼 수 있는 상황 되지 못한다. 물론, 자체적으로 카운슬러를 양성하는 업주들도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카운슬러로 취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예전에는 순회 사원이라 하여 각 전문점에 카운슬러를 나가는 메이커 직원들이 있었다. 현재도 시행중인 이들은‘지원자’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오히려 편하다. 이들이 카운슬러로 경력을 쌓아 전문점을 오픈하기도 하지만 전문성을 부여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둘째는 카운슬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들 수 있다. 의료보험 및 산재보험, 국민연금 등 5명 이하 사업체에서는 누구나 가입하게 돼 있는 이러한 ‘생활 보험’도 그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로 들릴 뿐이다. 근무 시간은 어떤가. 주 40시간의 5일 근무를 외치는 소리 또한 공허한 메아리로 울릴 뿐이다. 1일 10시간 이상 근무하며 허리와 무릎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카운슬러들도 적지 않다. 의료 보험이 체계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고민은 그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전문점주를 비롯해, 업체 및 일반인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카운슬러를 단순한 ‘편의점 점원’정도로 여기는 인식은 현재의 카운슬러 수급난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그들에게 ‘전문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케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구인난이 증폭되는 가운데 카운슬러들의 인식 전환도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소위 3D라 하여 힘든 직종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탓인지, 대체로 카운슬러 직종을 ‘전문성이 결여된 아르바이트’정도로 여기는 그들의 의식도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종로 K전문점의 카운슬러는 “솔직한 심정으로 평생 이 직종을 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라며 “전문성이 결여되는 현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화장품 시장이 커지는 만큼 전문 카운슬러 양성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화장품 50년 역사를 맞이하면서 일반인들에게 화장품 전문점은 화장품 수급 및 시장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며 운을 뗀 뒤 “이제는 화장품 전문점이 동네 슈퍼마켓 정도로 치부되는 현실은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선배들의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기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간 코스메틱 게재(2001년 9월)
[유통] - 카운슬러 구인난 '심각'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