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과거를 떠올리면 당신의 기개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름 모를 생선의 눈을 보듯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면 대통령 당선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그래서 당신이 민족의 지도자쯤으로 남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감히 가져봅니다.
바닥에 앉아 신발 털어내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당신이었기에 가슴에 응어리가 남습니다.
유서를 작성하고 걸어갔을 그 길과 시간들.
그 고통을 어떻게 감내해 냈을 지 감히 상상이 안 됩니다.
온 국민이 이렇게 애도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요.
왜 이토록 눈물을 흘리며 200만 여명이 당신에게 헌화하는 것일까요.
왜 진작 큰 울림이라도 내지 않았던 것일까요.
지금 행동거지를 보면 국민대통합이라도 금세 이룰 것 같고
통일이라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무엇이었을까요.
대한민국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 당신.
신문 속 정치면을 쉽게 덮지 않게 만든 당신.
당신에게 투표했던 우리의 마음이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주신,
그래서 오늘 더욱 가슴 아픕니다.
다음 세상에 어떤 더운 가슴으로 살아가실 지 모르지만
그 세상에서도 엎드려 우는 이를 토닥일 줄 아는 당신의 행복을 빌겠습니다.
"삶과 죽음도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그저... 행복하시길.
삼가 명복을 빕니다.
2009년 5월 26일
고구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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