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단계적 수용으로 '삶의 질' 극대화 실현
한길 리서치 설문, 전국 근로자 74.1% '주 5일 근무제' 찬성
한국도 이제 주 40시간대로 근로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노력으로 주 5일 근무제도가 서서히 정착돼 가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와 사업자간에 심심치않은 마찰도 일고 있다. 주 50 시간이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근무 환경은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화장품 업계와 전문점들의 근로자 근무 환경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주 5일 근무제도를 둘러싼 현재와 미래를 시리즈로 연재해 조명한다.
☞ 총고용 5.2% 증가, 2.9% 임금 상승 효과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 8월 14일 '근로시간 단축이 국민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법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9.1% 단축할 경우 총고용은 5.2% 증가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진행되는 기간에 약 68만여개의 일자리가 생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연구원의 김승택 박사팀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89년∼92년 당시 노동생산성은 12.6%였는데, 이는 85년∼88년때 9%인 노동생산성과 93년∼96년때 10.7%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수치"라고 전제한 뒤 "주 5일 근무가 도입될 경우 2.9% 정도의 임금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 5일 근무.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중인 근로기준 시간이다. 주 5일 근무제는 지난해 10월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간 휴가제도, 휴일임금할증제 등 기본적인 합의를 해놓았지만 견해 차이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다시 사회 이슈화되고 있다.
정부의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는 주 5일 근무의 최대 무기는 삶의 질 향상이다. 이를 내걸고 지난 6월 김대중 대통령은 "연내로 시행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공무원,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부터 주 5일 근무제나 변형된 형태인 토요 격주 휴무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 또한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필요한 근로기준법 및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내년에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2003년에 대기업, 금융 및 보험사, 2005년까지 5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봐도 그동안 한국의 노동현실은 그다지 여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 99년 기준 연간 근로시간은 미국 1957시간, 영국 1737시간, 일본 1842시간, 대만 2285시간이었지만 한국은 2497시간에 달했다. 일요일을 제외한 6일간(토요일 포함) 하루 8시간씩 일했다는 얘기다. 식사시간이 10∼20여분에 불과한 한국인의 생활 습관상 하루 10여시간 이상을 근로에 투자한다는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때때로 일일 12시간 이상 근무하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서다 과로로 쓰러져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건 기사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 "책임감 더욱 늘어날 것"
주 5일 근무제는 분명 근로자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근로혁신제도다. 국정홍보처가 지난 8월 2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1천명에게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만 봐도 그렇다.(제주도 제외) 이 결과, 전체 응답자의 74.1%가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찬성했고, 반대 의견은 25.6%로 나타났다. 이 중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63.4%를 차지해 전면적 실시(35%)보다 많았다. 또 단계적으로 실시할 경우 소요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1∼2년 41.3% △2∼3년 34.3% △1년내 22.3%로 대답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32)는 주 5일 근무제도에 대해 "토·일요일 가족과 함께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틀을 쉬는 만큼 근무를 더욱 계획적으로 할 수 있는 습관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하는 시간이 5일로 줄어드는 만큼 토요일 자발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럴 때는 누구든지 알아서 출근하는 등 책임감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러한 주 5일 근무제도가 도입되면 근로자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올라가며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는 "현행 휴가제도를 유지한 채 주 5일 근무제도를 도입하면 1년 중 절반이 휴일이다"라며 주 5일 근무제도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상의조사에 따르면, 현행 휴가제도를 유지한 채 주 5일 근무제로 전환할 경우 휴일수는 남자 153∼163일, 여자는 165∼175일로 세계 최고 수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휴가일수로 인해 지난 7월 25일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휴일수의 급증을 완화하기 위해 월차휴가는 없애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주 5일 근무제도와 관련된 생리휴가 무급화 문제와 시행시기 등 많은 문제점들은 아직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노동연구원의 김승택 박사는 "법정근로시간 단축을 초과근로로 대체해야 하는 경우는 생산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에 한정된다"라며 "현재 생산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40%인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 상승률은 6% 안팎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 5일 근로제가 실시되면 대기업보다 노동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주당 근로시간 적어지면 산업재해율 오히려 떨어져
정부의 시행안대로 내년 공공부문부터 주 5일 근무제도가 시행되면 장업계를 비롯한 한국 사회 전반이 대변혁을 겪게 될 것이다. '양적'인 근로 형태의 기준에서 벗어나 '질적'인 근로 시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어느 회사원의 말처럼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을 직장인들은 더욱 많아 질 것이다. 실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과로 스트레스 등이 줄어들면서 업무의 질이 크게 높아지고 산업재해가 줄어들었다.
노동부 근로기준과가 최근 10년 간 주당 근로시간을 산출한 결과, 주당 근로시간이 가장 길었던 지난 95년 당시의 산업재해률은 0.99% 였으나, 주당 근로시간이 가장 짧았던 지난 98년에는 재해율이 0.68%에 지나지 않았다.
늘어난 휴가로 인해 자기 계발의 기회로 활용하고 국제 사회로의 발돋움을 위한 인적 경쟁력 확보에 더할 나위 없다는 통계로 받아들일 만 하다.
주간 코스메틱(2001년 8월)
[기획특집] - 주 5일 근무제도 이루어질까?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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