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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문화, 이젠 바뀌어야 합니다" 성인 인터넷 방송 IJ - 김하늘

"한국의 성문화, 이젠 바뀌어야 합니다"
성인 인터넷 방송 IJ - (주)엔터채널 소속 김하늘

 
    性. 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언쟁이 오가고 수많은 얘깃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불멸의 소재다. 한때 O양 비디오가 한국의 컴맹률을 낮췄다는 우스갯소리는 그 단적인 예다.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일어나고 있는 음란사이트의 범람. 그래서인지 음지에서 양지로 '성'을 끌어올리려는 성인 방송국의 IJ들의 노력은 매우 힘겨워 보인다.


☞ "우리의 성문화는 깊이 왜곡돼 있어요"


   인터넷 시대의 개막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는 성문화의 문제를 깊이 인식했던 탓일까. (주)엔터채널은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성인 전문 방송국을 개국했다. 인터넷에서만 방송된다는 단점에도 불구, 이 회사는 현재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넘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엔터채널에 소속된 IJ만 해도 20여명. 국내 최대라 할 만큼 그들의 방송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화' 되어 있다. 그러나 성인 전문 방송의 IJ를 섭외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개인적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요시 여겨지기 때문인 것도 한 이유겠지만 아직은 성에 대해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지 못하는 어두운 현실이 크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될 순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어느 정도 성문화가 개방된 듯 합니다. 그런데 왜 그것을 왜 감추고 사는 지 이해할 수 없어요."


경력 1개월의 새내기 IJ 김하늘(20)양의 말이다. 그녀는 유년 시절 일본에서 자라나서인지 비교적 개방된 사고를 갖고 있었다.


"유교적 문화를 무시하자는 말은 아녜요. 하지만 요즘 한창 대두되고 있는 원조교제만 봐도 한국은 벌써 성문화가 깊이 왜곡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박또박한 말투. 카랑카랑한 목소리. 누가봐도 IJ로서 손색이 없다. 그녀는 매일 오후 6시면 스튜디오에 선다. 밝은 조명아래 디지틀 캠코더 앞에서 매일 두 시간 여 동안 네티즌들과 웃고 떠든다.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게 IJ의 임무.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바로 성인이 된 사람들에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 열성팬, 홈페이지 제작해 줘


  "한국의 성교육을 보면 정말 할말이 없어집니다. 굳이 일본과 비교하자면 일본은 내놓고 보라는 식이고 한국은 뒤로 은밀히 감추면서도 일본보다 더 많이 밝힌다는 게 문젭니다."


 그래도 가끔 기분 좋은 일도 생긴다. 어느 열성팬이 '하늘색 꿈'(http://www.freechal.com/nudesky)이라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마련해 줬다는 그녀는 짬만나면 인터넷에 들어가 팬레터에 답장을 쓴다고. 휴일엔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으며 소일거리 한다는 그녀의 일상은 너무나 평범하다고 자평했다.


"일본에 살 때 연기학원을 다녔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성인 방송에만 국한되지만 곧 업그레이드될 엔터채널에서는 방송뿐만 아니라, 연극,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에 있어요."


그녀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연기자다. 넘치는 끼를 주체못해 성인 방송의 IJ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언젠가는 시트콤 드라마에 출연해 멋진 연기자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달 과로로 쓰러져 3일간 병원 신세를 졌다. 50분 촬영에 10분 휴식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총 7타임으로 나뉘어져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고.


보통 IJ들은 대여섯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촬영은 새벽 4시까지 이어진다. 이것과는 별도로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도 하나의 큰 고민거리다. 이에 덧붙여 한때 선배 IJ 정세희씨는 스토커 때문에 더욱 큰 고충을 겪었다는 후문.


☞ 화술 뛰어난 김하늘, "나는야 프로 IJ!"


   그러나 새내기 IJ 김하늘은 "밥은 꼬박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다"며 몸관리에 많이 신경쓰는 눈치다. 의상은 전문 코디네이터가 있긴 하지만 자신이 직접 동대문이나 압구정에 단골샵을 만들어 그곳에서 구입한다.


 힙합을 좋아해 평소에도 즐겨입고 다니는 그녀는 "쌍꺼풀이 있고 마른남자는 싫다"며 "유승준 같은 남자가 좋다"고 은근슬쩍 이상형을 비추기도. 연기학원을 다녔다고는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남자 스탭들과 함께 촬영을 해야되기 때문에 다소 부끄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것에 개의치 않아야 진정한 프로가 되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누군가 그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볼 지라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그녀는 분명 '프로'다. 짧은 인터뷰였고, 그녀는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한국의 성문화를 풀어나가는 화술이 '역시 IJ다'라고 느껴졌다.


"짧은 생명의 IJ가 아닌, 앞을 내다볼 줄 아는 IJ가 되겠습니다. 또 한국의 올바른 성문화가 뿌리내리길 바랍니다. 그 만큼 저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할 거구요."


그녀의 당찬 포부가 멀리 메아리쳐 '음'으로 꺼져가는 '성'을 '양'으로 이끌어 올릴 수 있을까. 그러나 적어도 그녀의 말이 IJ를 인터넷 시대에 신종 직업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7월)
[인터뷰] - 성인 인터넷 방송 IJ - (주)엔터채널 소속 김하늘
 
#현재 최정상급 스타인 배우 김하늘씨와는 다른 분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