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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 school]DIY교실-'생활 캠핑족' 김길수씨의 기아차 25인승 콤비

[Camping school] DIY교실

'생활 캠핑족' 김길수씨의 기아자동차 25인승 콤비 버스
"자유를 얻고자 불편함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글 원창연 기자  사진 현 진(AZA studio)

 

일반적으로 기존 차량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사람들은 이 차량을 '거주지'로 여기지 않는다. 취미나 여가생활을 위해 발품을 팔 뿐이다. 그러나 김길수씨는 '생계'형 캠퍼로 지난해 4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도 소개된 유명 인물이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도서관 차량으로 사용하던 것을 구입해 자체 개조한 '모빌홈'을 몰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2003년부터 '생활 캠퍼족' 입성


햇살이 따사로웠던 늦은 겨울, 전북 진안군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 부근에서 만난 김길수씨의 첫인상은 KFC 할아버지 같이 푸근했다. 이 코너의 성격상 차량을 먼저 소개해야 맞지만, 10년 연식의 낡은 기아자동차 25인승 콤비 버스만큼이나 그의 인생도 궁금했다.

 

 

 


남들은 취미로 캐러밴이나 트레일러를 구입해 사용하지만 김길수씨에게 있어 3평 남짓한 '캠핑카'는 '생활' 그 자체다. 작은 공간에서 주거가 가능할까라는 일반적인 생각으로 그를 대하면 금세 속물근성을 들킬 수밖에 없다. 아이들 교육이 걱정되어 물었더니 오히려 '자연'이 교육의 현장이라는 그의 대답이다.


그의 직업은 원래 교사였다. 2003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그는 점차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시스템화 돼 있는 공교육 현장에서 미래를 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도시부적응자로 볼 수도 있지만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누리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캠퍼의 생활을 하면서 '자유를 얻고 불편함을 선택한 것'에 후회없다는 얘기다.


캠핑카 조차도 몸을 이동하는 수단쯤으로 여길 뿐, 그 이상 그 이하로 생각지 않았다. 활동 무대는 '자연'인 셈이다.


이동 도서관차량 개조... 4000CC 25인승 콤비 버스


이 차는 원래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이동도서관 차량으로 사용하던 버스였다. 3인승이어서 자동차 세금도 저렴하고 1종 보통으로도 운전이 가능하다고. 99년 10월식으로 100마력에 4050CC의 엔진을 가졌다. 연식은 오래됐지만 현재 주행거리가 5만km에 불과해 꽤 짧은 편이다.

 

 

 


3평 남짓한 차량 내부를 살펴보면 뒤 공간은 침실로 만들었고 흰 커튼이 있어 외부와 차단된다. 창문은 도서관 차량답게 개폐 방식이 위아래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뺀 나머지 공간은 모두 '나무'다. 직접 면밀히 재단해 만든 '맞춤 가구' 형식인 셈.


김길수씨는 이 차량을 2007년에 구입했다. K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할 당시에도 이 차량을 소유했고, 3개월가량 차량 수리 기간을 제외하면 2008년 2월부터 만 1년여 간 캠핑족 생활을 했다. 그 동안 고향인 전라도 장수를 비롯해 남해, 구례, 완도, 제주도, 부산, 강원도 정선, 지리산 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을 누볐다.


직업이 목수인지라, 생활비와 차량 수리비는 거처하는 곳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해 보탰다. 직업 때문에 일을 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고 어느 곳에서는 조선시대 왕이 하사한 귀한 나무도 구해 지금의 침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행히 여행지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기나 물 사용에 관대해 어려움은 없었다.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물'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오히려 아이들은 전혀 불편해 하지 않습니다. 현재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수면 공간이 부족해 차량을 바꾸려고 해요. 좀 더 큰 버스를 물물 교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그의 말에 의하면 하루 한 말 반의 물이 필요한데, 푸근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차가 팔려도 그만, 안 팔려도 그만인 듯한 인상이다.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욕심이 없다는 얘기가 아닐까. 25인승 버스면 어떻고 35인승 버스면 어떠랴. 그가 가는 곳이 바로 사람 사는 곳이고 삶의 터전일 텐데.


김길수씨도 인터넷은 한다. 다음카페 '캠핑카사랑'에서 차 판매를 목적으로 2개월 활동했다. 한 달 생활비가 궁금해 물으니 휴대폰과 차량 유지비 등으로 일반적인 도시생활비의 20%면 가능하다는 대답이다.
"서열, 줄서기, 성취도, 경제력 등으로 평가받는 이 사회로부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그가 말하는 무릉도원은 다름 아닌 바로 지금 그가 서 있는 곳이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취해야 하는 일반적인 순환 고리를 택하지 않았을 뿐 어려움은 없다. 아이들에게 있어 더 넓은 세상에 훌륭한 많은 인물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교육적으로 더 내실있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About 김길수씨의 모빌홈
차량연식: 99년 10월 식
배기량: 4050CC/ 100마력
주행거리: 5만 km
미션방식: 수동 5단
구입연도: 2007년 10월
차량사양: 침상, 부엌(가스설치), 수납공간(나무), 전기보일러, 버스상단 자체제작 루프랙, 에어컨 및 히터 정상, 타이어 양호

# 본 기사는 매거진 <오토캠핑> 3+4월호 게재 됨

http://www.autocamp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