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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불탄고구마 2009. 12. 21. 20:21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이사야 53:5)

어딜 가나 나는 기독교인이라 말을 한다. 아니 더 정확히 말을 하면 하나님을 믿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교회를 나가지 않은 지 어언 8-9년 된 듯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무척 안쓰러웠다. 내 자신이, 혹은 예수님이. 잔인성은 누차 다뤄졌던 이야기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그 장면은 심히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깊이 박혔다. 80년대 이런 비슷한 영화가 있었다. 예쑤의 일생에 대해 다뤘던. 그 영화에서도 후반부 클라이막스에나 박해를 받는 장면이 나오긴 했는데, 이처럼 사실적이진 못했다.

전 세계 영화팬, 그리고 종교인들은 이런 것에 주목하는 듯 하다.

내 지식이 맞다면 당시 예수님의 박해는 지금까지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가의 대립으로 나타난다고 알고 있다.

어쨌든,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 순간까지도 참으로 고행의 연속이다. 무지하기 짝이 없는 로마군들의 횡포와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대제사장과 로마왕과의 관계는 매우 다르게 표현되고 있었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 꼭 그렇진 않은 듯 하다. 인간적 고뇌를 그린 것은 멜 깁슨의 보너스 트랙인가?

성경을 만화로 탐독했던, 그것도 10여년전 읽었던 탓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런 나에게 이 영화는 뭔가 확신을 안겨주는 듯 했다. 왠지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일어날 만한 영화다. 오히려 그것을 노렸는지도 모르지. 그러나, 어쨌든 유대인인 멜 깁슨은 분명 그들의 입장에서 표현했을 것이다.

예수의 막바지 생애에 대해 이처럼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제작됐던 영화가 없었기에 더욱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주인공을 맡았던 제임스 카비젤은 "다시 찍으라면 못할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살아가는 데 있어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가 두 개가 있다고 한다. 정치와 종교 이야기.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제17대 총선 선거날 난 이 영화를 봤다.

우리의 죄는 진정 씻김을 받았는가.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봐야 할 영화다.

★★★☆
 

 


 

 

2004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