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악성으로 전이될 가능성 '희박'
최근 부쩍 심해진 생리통 때문에 한의원을 찾은 박미영씨(가명. 42. 여)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 생각했지만, 자궁근종 진단이 나와 당황했다. 생리할 때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긴 했지만 자궁근종이 '종양'이라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터라 매우 걱정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 내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한의학에서는 돌처럼 굳어진다 하여 '석가'라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석가라는 것은 포(胞)내에 어혈이 뭉쳐서 생겼다"라 하였고, "징가가 부인의 자궁에 생기면 불임이 되고 포락(胞絡)에 생기면 생리가 안 나온다"라고 한 구절도 있다. 즉 자궁이 약한 상황에서 찬 기운이 들어와 혈액순환을 저하시키고 생리혈과 노폐물이 서로 엉키면서 돌처럼 굳어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발생위치와 크기, 생성 위치에 따라 생리 시 통증이나 출혈 등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주변 장기를 압박하면서 소변장애나 빈뇨가 생길 수 있고, 장을 압박하면 변비와 요통, 골반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근종이 자궁내막을 압박해 출혈이 많아지게 되면 빈혈과 만성피로, 의욕저하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여성미한의원 조선화 원장은 "자궁근종이 생긴 여성들의 경우, 근종이 자라면서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으나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모두 자궁근종이라 의심할 수는 없다"며 "생리통의 원인을 찾아 근본적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30~40대에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종 등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자궁근종의 원인을 '기체''혈어''비신부족'으로 꼽는다. ▶기체(氣滯)는 평소 성격이 예민하고 급해 화를 잘 내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경우 기운에 뭉치면서 혈액도 함께 정체돼 나타나는 것이며, ▶혈어(血瘀)는 생리 중 혹은 출산 후 자궁이 허하고 자궁문이 열린 상황에서 차갑고 냉한 기운이 자궁내로 침입해 어혈이 형성되는 것이다. ▶비신부족(脾腎不足)은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하거나 출산, 유산 경험이 많은 여성, 소화력이 약하거나 폭식이나 무리한 다이어트 경험이 많은 여성의 경우 비장과 신장이 약해져 인체 수분대사에 문제가 생겨 어혈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궁근종이 '종양'이긴 하지만 악성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자궁근종 진단을 받으면 발병 원인을 찾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하는 건 아니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크지 않고 생리 시 그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대체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조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자궁근종을 골반 내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거나 어혈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와 어혈, 노폐물을 풀어내어 증상을 개선시키고 있다"며 "불가피할 경우 자궁적출도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유전되는 질병이 아니다. 다만 전체 여성 중 약 40~50% 정도에서 발생할 정도로 발생율이 높기 때문에 유전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근종의 위치가 태아 착상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자궁내막에 위치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어 자궁근종 진단을 받으면 겁을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궁근종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을 찾고 환경을 개선해 자궁을 건강하게 회복시킨다면 임신도 가능하다.
결국 자기 스스로 자궁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자궁근종이 발병했다 하더라도 그 원인을 찾아 악화되는 것을 막고,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자궁근종 관련 건강백과 내용 보기 : http://health.chosun.com/clinicsearch/ency_detail.jsp?idx=79
/ 도움말=여성미한의원 조선화 원장
/ 글=원창연 헬스조선 편집팀 cywon@chosun.com
/ 동영상=홍진표 PD jphong@chosun.com
2008.01.03 16:49 입력 / 2008.01.04 10:10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