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bility/소설

불행아와 이름표5

불탄고구마 2009. 7. 1. 20:34
S#14 사무실
총무과, 인사과, 경리과등이 보인다. 사원들로 북적인다. 정훈, 사원들 틈에 낀다. 사원들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

사원1 어떻게 되는 거야? 그럼? 우린...?
사원2 어휴... 모르지. (천장을 보며) 우리두 노가다판이나 나가야 되는건지...

정훈 (혼잣말로) 여기 있는 사람들두...

여직원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이번주내로 이 회사 문 닫아요. 여기에 어느과에 누구 신지 적고 가세요. 그 러면, 나중에 온라인으로 퇴직금이랑 월급을 송금할 겁니다. 퇴직금이 나올지, 안 나올지는 모르지만.

사람들 아우성이다.

정훈 (낮은 어조로)다들 어디로 갔나요? 사무실엔 아무도 없던데. 아무도 없더라구요. 총무과두 그렇고, 경리 과도 그렇고.
여직원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건 잘 모르겠네요.

S#15 정훈의 집(낮)
어머니가 문을 열어주며,

어머니 어쩐 일이냐? 이 시간에? 회사는!
정훈 회사 끝장났어요.
어머니 (놀라며)응? 뭔소리여. 끝장이 나다니!
정훈 (방안으로 들어가며) 모르겠어요. 회사 가니깐, 아무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끝장 났데요.
다른 회사 알아봐야줘모.
어머니 (놀라며) 아니, 이게 도대체 뭔소린지 모르겠네. 어제까지 멀쩡하던 회사가 왜 갑자기 끝장이나? 응??
정훈 (방으로 들어서며 귀찮은 듯이 어머닐 내 밀며) 모르겠어요. 저 혼자 있게 내버려두세요.
어머니 아니...그래두...

문이 닫히며 정훈의 얼굴이 보인다.(CU)

정훈 (혼잣말로)이게 뭔일인지...나참. 천하의 김정훈이가 이렇게 나 앉을 수는 없지. 다시 옷을 챙겨 일어난다.

S#16 카페(밤)
정훈의 앞엔 윤희가 앉아있다. 윤희는 수수해 보인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손도 조금은 거칠어 보인다.

윤희 (반색을 하며) 오빠가 왠일이야? 날 다 보자고 하고??
정훈 (자신감 있는 얼굴로)우리 회사 끝장났다.
윤희 (놀라며)뭐? 무슨 소리야?
정훈 사람들두 다 떠나고 아무도 없다고. 놀랠 것 없어. 다른 회사 들어가면 되니깐. (이리저리 둘러보며) 시 간도 남고해서... (윤희를 보며) 잘됐지뭐. 피곤하데, 한 며칠 쉬게 생겼으니. (웃는다)
윤희 (걱정하는 눈빛으로)놀래지 말라고? 요즘은 회사 들어가기가 뭐 쉬운 줄 알아?
정훈 (자신감에 찬 어조로)걱정 마라. 이 오빤 일류 대를 나왔고, 일류 회사를 다녔으니 어디건 갈 수 있지. 암. 갈 수 있고 말고. 근데, 요즘 바쁘니? 힘들진 않아? 공부도 한다며...
윤희 아니, 힘들지 않아. 오빠가 있으니까... 훗.
정훈 다음 주 쯤에 어디 여행이나 가자. 그 동안 일에 치여서 놀지두 못했는데 말야.
윤희 (웃으며)정말?
정훈 그래. 그 동안 너한테 너무 잘못한 일이 많은 것 같기두 하고... 하여튼, 갈래 안 갈래? (시선을 맞추지 않는다)
윤희 갈게. (환하게 웃는다)

S#17 버스정류장(밤)
윤희, 버스에 오르며 정훈에게 인사를 한다. 정훈, 윤희와 헤어지자말자 서채린의 연락처를 본다. 공중전화 부스로 들어가는 정훈.

S#18 여관방안(밤)
정훈은 비틀거리는 채린을 침대에 눕히며 문을 닫는다.

정훈 왠 술을 그리 마셔요? 무슨 안 좋은 일이라두 있어요?
채린 물... 좀 주실래요?
정훈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며) 여기요.
채린 (일어나며 물을 마신다)지금 몇 시...예요?
정훈 정신은 좀 드나봐요. 지금이... 12시반이네요. 집이 어느 방향인지 말씀도 안하시고, 계속 술만 드셔서 이 리로 제가 모셨어요.
채린 아...예.(일어나려하며)
정훈 누워계세요. 많이 취하셨어요.
채린 음...(다시 눕는다)

... 6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