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bility/소설

불행아와 이름표2

불탄고구마 2009. 7. 1. 20:32
윤희 (손님을 마중하며)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손님1 여기, 뭐 잘해요?
손님2 아무거나 먹지모.
손님1 (이리저리 메뉴 판을 둘러보며)그래두, 소문 난 곳이니까 잘 하는 거 먹어야지.
윤희 (환하게 웃으며)다 잘해요. 설렁탕두 잘 하구, 갈비탕두 잘 하구.
손님1 설렁탕으로 하지. 그게 좋겠어. 두 개 줘요.
윤희 예.
손님1 (귀엣말로 하는 척하며)우리회사에 소문이 났는데 말야. 지금 왔던 그 종업원이 여기 주인집 딸인데, 그렇게 참하더구만.
손님2 그래? 보기에두 그러네? 괜찮은 것 같다.
손님1 괜찮지? 한 번 대쉬해봐?

S#5 아파트
시끄러운 아파트 전경 속에 한 집이 보인다. 7층의 어느 한 아파트 집이 보인다.

S#6 거실
아버지(60세)와 어머니(57세)가 대화를 나눈다. 아버지는 까만뿔테 안경을 쓰고 있으며 고지식해 보인다. 비교적 세련되어 보이는 어머니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한다.

아버지 (거실 소파에 앉으며)정훈이 자식, 언제 선 안 봐?
어머니 (부엌에서)저 번에 봤는데, 정훈 이가 사귀는 애 있잖아요. 꽤 괜찮던데, 당신두 이제 그만 고집 꺽구 장가 보내지 그랴. 나두 이 부엌데기에서 벗어나 봅시다 좀.
아버지 쓸데없는 소리하네 또!
어머니 그럼, 언제까지 그렇게 놔 둘거유? 낼 모래면 서른인데.
아버지 (신문을 펼쳐들며)요샌 늦게들 간다잖나. 참한 애가 나타날때까진 기다립시다.
어머니 애가 참해요. 한번 보기나 하구 말씀하쇼. 그깟 대학 안 나왔으면 어때요? 사람이 중한거지...
아버지 우리가 자식이 둘이요, 셋이요? 그러니까, 더 안된다는 거지.
어머니 당신 맘대루 하쇼. 난 모르겠으니, 당신이 장가 보내고 싶으면 당신이 보내고, 말면 말고! 난 모르겠 수다. 어렸을 때부터 너무 오냐오냐하며 키웠어... 도대체가 뭐가 소중한 지를 모른단 말야... 애비나 자식이나 매 한가지야

아버지, 어머니를 한번 힐끔 보고는 이내 신문을 다시 편다.

S#7 카페 안(밤)
정훈의 앞엔 채린이 앉아있다. 여전히 세련된 이미지의 채린. 그 앞엔 깔끔한 인상이지만, 차가운 이미지의 정훈이 앉아있다.

정훈 우린 이제 한 배를 탄 거네요. 제 명함은 받으셨나요? 그 땐 경황이 없어서. 채린씨가 메모해준 게 없었 으면 어떻게 보나 했죠. 제가 갑자기 연락해서 당황하셨죠? 하하.
채린 (웃으며)한배를 탔네요. 후훗... 제가 그런 것두 드렸나요? 워낙 술이 취해있어서...몰랐네요.
정훈 그렇죠. 저희 회사에서 자금을 대고, 채린씨 회사에서 광고를 만드니... 근데, 카피 쓰는 거 그렇게 어렵다 면서요?
채린 (잠시 머뭇거리며) 정훈씨. 하나의 카피가 나올려면 얼만큼의 책을 봐야 하는 지 아세요?
정훈 (채린의 불룩 나온 가슴을 힐끔 보며) 모르겠는데요.
채린 당신 키만큼 읽어야 되지요. 근데, 정훈씬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정훈 키만큼 이면... 두꺼운 책으로 한 열댓권? (음흉한 웃음으로) 하하. 제 나이요? 올해 여덟임다.
채린 그러세요.
정훈 채린씬요?
채린 전 올해 다섯.

...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