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ibility/詩

일출 - 1998.4.24

불탄고구마 2009. 6. 14. 17:21
공원마루에 뿌려놓아
모여드는 비둘기의 날개짓인가.
어항위에 뿌려놓은
먹이에 삐죽 입을 내민 입질인가.
바다의 물결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빨개진 목구녕에 피를 토하 듯
그렇게 해는 떴다.
길게 늘어선 가로수 밑
그 위에 난 길을 달리며
쌩한 바람을 맞으며
터널안에 들어서는 느낌이랄까.

비린내 나는 모래위에
누워버린 마음은
갈 곳을 잃은
행려병자 같았다.

새 두 마리를 손으로
가라고 가라고 한다.

黑에서 紅으로 변한 바다는
그렇게 길게 늘어선 모습을 했다.
그 곳을 걸어
빨개진 목구녕같은
그 해에게로 가자고 했다.

紅에서 靑으로 변한 바다는
그렇게 길을 버렸다.
길을 가지고
오르지도 못할 먼 곳으로
가고 말았다.

두 줄기 가녀린 빛줄기를
내뿜는 길 위에서
오늘도
난 꿈을 꾸고 있었다.

1998.4.24 「日出」